2026년 2월 14일 (토)
(백)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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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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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6-02-13 ㅣ No.187970

[연중 제5주간 금요일] 마르 7,31-37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 속 치유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다른 병자들을 치유하실 때 보여주신 ‘일반적’인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예수님은 보통 당신께 오는 이들의 ‘믿음’이 그저 육체적 질병에서 낫는 수준을 넘어 구원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깊어지도록 이끄시고 나서, ‘그들이 믿는대로’ 당신 말씀을 통해 치유해주셨지요. 병자들에게 직접 손을 대시는 경우도 있지만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시는 정도이지 어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다른 행동을 하신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귀 먹고 말 더듬는 이를 치유하시는 과정에서 총 세 단계에 걸쳐 특별한 행동을 하십니니다.

 

먼저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나가십니다. 그 모습에서 우리들 각자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바람이 드러납니다. 다음으로 그의 두 귀에 당신 손가락을 집어 넣으십니다. 토마스에게는 그의 손가락을 당신 옆구리에 넣어보라고 하심으로써 그를 향한 사랑을 보여주셨다면, 그 병자에게는 오히려 당신이 그의 아픈 부위에 손가락을 넣으심으로써 그의 아픔에 공감하시며 함께 하고자 하시는 사랑을 보여주신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당신 손가락에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십니다. 이는 그가 병에서 나아 건강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입니다. 사람들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없어 늘 외톨이로 지냈던 그에게 필요한 건 어머니처럼 따스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손길’임을 아셨기에, 어머니가 벌레에 물린 자녀에게 자기 침을 발라주듯이, 배탈이 나 제대로 소화를 못시키는 자녀를 위해 자기가 대신 밥을 꼭꼭 씹어 입에 넣어주듯이, 사랑과 진심으로 당신 침을 그의 혀에 발라주신 겁니다.

 

자녀는 자기 환부에 본인 침을 발라주는 어머니의 행동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행동이 자신을 향한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 또한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침을 발라주는 행위가 곧 ‘사랑의 표징’이 되는 것이지요. 사랑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예수님의 행동 안에 담긴 깊은 뜻이 보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숨을 사람의 코에 불어 넣으시어 생명을 주신 것처럼, 예수님은 당신 침을 그 병자의 입에 넣으시어 그가 사랑의 관계에서 단절되어 외롭게 살던 과거에서 벗어나 하느님과, 그리고 이웃 형제들과 제대로 소통하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기쁨을 온전히 누리게 하려고 하신 겁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오해와 두려움으로 꽉 막혀있던 가슴을 활짝 여는 일입니다. 상처입기 싫어서, 귀찮은 일에 엮이거나 손해보고 싶지 않아서 굳게 걸어잠근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일입니다. 마음만 제대로 열려있다면 귀가 안들리거나 말을 더듬는 건 소통하는데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마음을 꼭 닫아두면 귀나 입이 멀쩡해도 듣고 싶은 대로만 듣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기에 소통이 끊기고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도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어야겠습니다. 귀를 활짝 열어 그분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말과 행동으로 널리 선포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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