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0일 (금)
(백)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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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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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15:36 ㅣ No.189006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요한 21,1-14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부활하신 뒤 세번째로 제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시는 주님을 만납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구조는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를 만나셨을 때와 비슷하지요. 그 두 제자가 처음에는 자기들과 함께 걸으시는 분이 누구인지 몰랐다가, 그분께서 풀이해주신 성경말씀을 이해하고 나서 그분이 주님이심을 알아본 것처럼, 오늘 복음에 나오는 제자들도 ‘말씀’이라는 매개를 통해, 보다 정확히는 주님 말씀에 대한 ‘순명’을 통해 자기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놓고 기다리시던 분이 주님이심을 알아보게 됩니다.

 

그런데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따르기란 참 어렵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이루고 싶은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 말씀을 받아들이려면 자기 뜻을 내려놓고 비워내야 하는데 그러기는 싫습니다. 그러면 자기가 손해를 보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주님께서 당신 말을 들으라고 억지로 강요하실 수도 없습니다. 주님 말씀은 우리가 스스로의 의지와 결단으로 받아들이고 따라야만 비로소 우리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자들 스스로 자기 뜻과 고집을 내려놓아야만 했는데, 배를 타고 호수에 나가 밤새도록 애를 썼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했던 ‘실패’와 ‘낙담’의 체험이 그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뜻대로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겸손해져서, 자기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이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된 겁니다.

 

밤새도록 허탕을 치고 난 뒤 축 늘어져있던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여기서 ‘왼쪽’이나 ‘오른쪽’은 그저 지리적 방향을 가리키는게 아닙니다. 내 마음과 지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의미하지요. 배의 ‘왼쪽’은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방향입니다. 거기엔 돈, 성공, 인기, 권력이라는 물고기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물을 아무리 던져도 건질 게 없습니다. 괜히 그물이 탐욕이나 집착같은 돌부리에 걸리면 그물이 찢어지거나 인생이라는 배가 좌초되기도 하지요. 반면 배의 ‘오른쪽’은 신앙인들이 바라보는 방향입니다. 거기엔 용서와 자비, 이해와 포용, 나눔과 사랑이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 그물을 던지기 망설여지지만, 막상 그물을 끌어올려보면 내 삶에 참된 행복을 가져다주는 기쁨과 보람이라는 물고기들이 가득하지요.

 

오늘 복음 속 제자들은 주님 말씀대로 그물을 배의 오른쪽에 던지고 난 뒤에, 행복과 보람이라는 물고기들을 잔뜩 건져 올렸습니다. 그들이 만약 ‘어부’라는 자존심과 고집에 빠져 주님 말씀을 무시했다면 계속해서 호수 위에서 헛손질이나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 말씀을 받아들이고 따르는 ‘순명’을 한 덕분에 주님께서 이끄시는 더 깊은 행복 속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주님은 그 제자들을 이끄셨듯이 지금 우리를 참된 행복의 길로 이끄십니다.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 뜻과 고집을 내려놓고 주님의 뜻에 나를 맞추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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