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3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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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과 두 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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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08:31 ㅣ No.189244

모압족과 암몬족의 기원을 묵상하다 / 롯과 두 딸 이야기


"롯은 초아르를 떠나 산으로 올라가서 자기의 두 딸과 함께 살았다. 초아르에서 사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롯은 자기의 두 딸과 함께 굴속에서 살았다. 그때 맏딸이 작은딸에게 말하였다.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이 땅에는 세상 풍속대로 우리에게 올 남자가 없구나. 자 아버지에 술을 드시게 하고 나서, 우리가 아버지와 함께 누워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자.' 그날 밤에 그들은 아버지에게 술을 들게 한 다음, 맏딸이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그러나 그는 딸이 누웠다 일어난 것을 몰랐다. 이튿날, 맏딸이 작은딸에게 말하였다. '간밤에 내가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오늘 밤에도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하자. 그리고 네가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워라. 그렇게 해서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자.' 그래서 그날 밤에도 그들은 아버지에게 술을 들게 한 다음, 이번에는 작은딸이 일어나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그러나 그는 딸이 누웠다 일어난 것을 몰랐다. 이렇게 해서 롯의 두 딸이 아버지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맏딸은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으니, 그는 오늘날까지 이어 오는 모압족의 조상이다. 작은딸도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벤 암미라 하였으니, 그는 오늘날까지 이어 오는 암몬족의 조상이다." (창세 19,30-38)

 

+ 샬롬 (그리스도의 평화)

 

창세기 19장 소돔의 멸망과 롯의 구원 이야기에서 보면 롯은 천사들이 소돔이 파멸될 때 휩쓸려 가지 않으려거든 산으로 달아나라고 일렀다. 그러나 롯은 천사의 말을 따르지 않고 재앙에 휩싸여 죽을까 두려워, 저 산으로는 달아날 수가 없다고 하면서 자기가 생각하고 판단한 대로 저기 저 작은 성읍으로 가게 해 달라고 했는데 그 성읍이 바로 초아르였다.

 

이 상황에서 볼 때 롯의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그저 천사가 일러 준 대로 실행하지 않고 자기의 뜻대로 살게 해 주십사고 청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죽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여기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죽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뭔가를 생각하고 판단하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무튼 롯은 그렇게 두려운 마음에서 초아르에 머물게 되었는데 다시 마음을 바꿔서 초아르를 떠나 처음 천사가 떠나라고 일러 준 산으로 올라갔다. 초아르에서 살며 생각해 보니 천사가 일러준 산으로 가서 사는 게 좋다고 생각되었나 보다.

 

그러나 산으로 올라가서 살게 된 롯은 두 딸과 함께 굴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들은 왜 굴속에서 살게 되었을까? 사실 산은 어떤 곳인가? 산은 하느님을 만나는 곳이다. 그런데 롯이 굴속에서 살았다는 이야기는 그들이 하느님과 소통을 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만나 소통하는 산에 살면서도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고 살기도 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곧 하느님과 만나는 산에 살면서도 하느님과 만나지 못하고 살면 그것이 바로 자신만의 굴속에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하느님을 만나는 산에 살면서도 하느님과 소통을 하지 못하고 굴속에서 사는 삶을 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롯의 두 딸과 같이 비정상적인 생각을 하게 되어 있다. 롯의 두 딸은 굴속에서 살면서 세상과 단절되어 살게 되었으니 자신들에게 올 남자가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롯과 그의 딸들처럼 하느님을 만나 소통하고 살아야 하는 산에 살면서도 세상과 단절하고 자신만의 굴속에서 사는 사람에게 누가 다가올 수 있겠는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롯과 롯의 딸들처럼 그렇게 사는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을 묵상해 보면서 우리들도 이와 비슷한 신앙생활을 하며 살 수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도 산에 살면서 곧 신앙생활을 하면서 기도는 하지만 정작 하느님과 소통을 하지 못하고 살게 된다면 바로 굴속에서 사는 신앙생활과 같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굴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면 롯의 두 딸처럼 올바른 생각과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롯의 이야기를 통해서 깊이 묵상해 보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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