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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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신부님_조욱현 신부님_김건태 신부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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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6-04-30 ㅣ No.189364

이병우 신부님_"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다."(요한13,20) 

 

'낮아져야 위에 것이 보이는 신비!' 

 

오늘 복음(요한13,16-20)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 만찬 때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요한13,16-17)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요한13,20) 

 

예수님의 이 말씀이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두 분 안에서 발하시는 성령이 본성상 온전한 하나로 연결되어이듯이,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도 그렇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온전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하느님과의 연결은 구체적인 나의 삶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또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파견된 이들을 대할 때,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만 바라보지 말고, 그들을 파견한 분을 바라보고, 그 바라봄 안에서 파견된 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의 모습이 낮아져야, 겸손해져야, 그 위에 있는 것들이 보입니다. 내 것이 비워진 상태인 마음이 가난해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도 보이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이들도 보입니다. 

 

다윗의 후손이신 예수님께서는 겸손과 낮은 자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사셨고, 낮은 자의 모습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으며, 마침내는 완전 낮은 자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이 모두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었으니, 하느님께서 낮아지신 것입니다. 

 

낮아져야 그 위의 것이 보입니다.

예수님처럼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살아갑시다! 

 

조욱현 신부님_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직후,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16절).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17절)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참된 신앙은 지식을 실천으로 열매 맺게 한다. 야고보 사도도 이렇게 말한다. “실천이 없는 믿음도 죽은 것입니다.”(야고 2,26).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역시 “지식이 덕으로 열매 맺지 못한다면, 그것은 영혼을 무겁게 짓누르는 짐에 불과하다.”(Hom. in Matthaeum 7,7)라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우리가 배운 복음은 머릿속 지식이 아니라, 우리의 손과 발, 삶 전체로 드러나야 한다. 

 

주님은 유다의 배신을 아셨다. “내가 뽑은 이들을 나는 안다.”(18절). 그러나 주님은 그를 배제하지 않으셨다. 이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유의지를 주시고, 그 자유 안에서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하셨기 때문이다. 성 이레네오는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자유롭게 창조하셨으므로, 그가 자유로이 하느님을 따른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된다.”(Adversus Haereses IV,37,1). 아담, 하와, 사울, 유다 모두 자유의 선택 앞에 섰지만, 주님의 은총은 그들의 죄보다 크셨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20절). 사도들은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파견을 받은 증인들이었다. 그들을 맞아들이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맞아들이는 것이며, 아버지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성 이냐시오는 이렇게 가르친다. “주교를 마치 주님 자신처럼 존중하십시오. 사도들이 보낸 이가 곧, 그리스도를 대신하기 때문입니다”(Ad Smyrnaeos 8,1). 교회는 언제나 이 진리를 지켜 왔다. 교회 헌장은 말한다. “주교들은 성령 안에서 복음의 진리를 가르치는 교사로 세워졌으며, 그들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계속해서 당신 백성을 가르치신다.”(25항). 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리스도를 통해 아버지께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그분에 의해 파견된 사람이다. 우리가 사제와 주교,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그리스도를 맞아들일 때, 우리는 그분 안에서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참된 행복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이며, 실천은 파견된 삶으로 드러난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우리도 파견된 자로서 겸손과 충실함 속에 살아가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가 교회의 사도적 가르침을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그리스도를 통해 아버지께 나아가도록 은총을 청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김건태 신부님_겸손의 자리

 

그리스도교 덕행 또는 상식적이며 보편적인 덕행 자체를 강조하는 소리를 듣기가 날로 힘들어지는 시대입니다. 덕행이라는 표현에 대한 반응이 별로인 것 같으며, 우리의 문화 속에서도 그 자리가 불안하거나 희미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겸손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그렇게 살 필요가 어디에 있는지 반문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승진하기 위해서는 타인보다 월등한 능력을 보여야 하고, 이 능력은 경쟁력이나 막무가내식 의지로 평가되기 일쑤입니다. 나를 드러내기 위해서 남을 짓누르거나 깎아내리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사회의 주역으로, 우상으로, 빛나는 스타로 사는 삶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현실의 문화 속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겸손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예수님은 당신이 취하신 하나의 몸짓과 이 몸짓에 대한 해설을 통하여 이 겸손의 덕에 대하여 설명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파스카 축제에 앞서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종의 모습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내놓은 사람, 내려놓은 사람처럼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내맡기신 것입니다.

 

이 몸짓에 대한 설명 가운데 우리는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하는 말씀에 귀 기울입니다.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할 때에, 주님께서 먼저 나를 위해 봉사와 희생을 아끼지 않으셨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 이웃의 발을 씻어 줄 때에, 주님이 먼저 내 발을 씻어 주셨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복음을 전파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도 겸손을 앞세워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복음의 핵심 내용인 말씀과 행적의 출처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모두 다 주님에게서 나온 것임을 철저하게 가슴에 담고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겸손의 자리는 따라서 무력하거나 뒤처지거나 의욕이 없는 사람들의 자리가 아니라, 자신 있게 앞장서 의욕을 불태우는 사람들의 자리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늘 권위가 함께했듯이, 그래서 청중들이 놀라움을 표시하고 ‘권위 있는 가르침과 행적’으로 평가했듯이, 우리도 말씀을 전하고 믿음을 행동으로 실천할 때 권위를 동반해야 합니다. 그 권위는 누가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언행(言行)이 일치하고 지행(知行)이 일치하며 신행(信行)이 일치할 때 자연스럽게 갖춰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야만 누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대드는” 일이 있더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용기 내서 기쁘게 봉사와 희생의 길, 사랑 실천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된 말을 전하고 선한 몸짓으로 다가서면서, 겸손한 마음, 곧 주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해주셨고 구원의 행적을 보여주셨음을 가슴에 새기는 하루, 그대로 따라 실천에 옮기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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