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3일 (수)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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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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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6-05-12 ㅣ No.189569

[부활 제6주간 화요일] 요한 16,5-11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지인 중에 아버지를 일찍 여읜 분이 있습니다. 보통 아버지를 일찍 여의면 그분의 빈자리 때문에 많이 힘들 거라고, 그만큼 고생도 많이 하고 부모님이 모두 건강하게 잘 계시는 사람들을 보면 기가 죽거나 의기소침해질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다행히 그분은 그러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신 것은 너무나 슬프고 힘든 일이었지만, 그로 인해 다른 이들보다 일찍 세상을 마주하여 그 뼈저린 현실을 깨닫고 일찍 철이 들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다른 이에게 의지하거나 기대려 들지 않고 독립적으로, 주도적으로 살게 되어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되어 좋았다고 했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이 학교 가는 모습을 보면 엄마들이 아이의 가방을 대신 메주고 가는 모습을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하지요. ‘저렇게 엄마가 가방을 대신 메주는 것이 과연 아이에게 유익한 일일까?’, ‘저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부모가 대신 해주는 것이 최선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입니다. 자기 가방은 자기가 직접 메고 가게 하는 것이 아이의 교육에도 더 유익한 참 사랑의 모습일진데, 많은 어머니들이 아이가 고생하는 게 보기 안타까워서 일단 그 힘든 걸 덜어주고자 자기가 직접 해주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보다 높은 차원의 사랑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낮은 차원의 사랑에 머무르고 맙니다. ‘일(1)단은’ 해주는 사랑에 멈춰버리면 2단, 3단으로는 올라갈 수 없는 한계를 마주하는 겁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이 제자들 곁을 떠나는 것이 그들에게 이롭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말씀입니다. 스승이시자 주님이신 분이 옆에 계시고 안계시고는 제자들에게 하늘과 땅 차이지요. 예수님이 함께 해주시며 도와주시고 힘을 주신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만, 그분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제자들은 이미 ‘빈 그물’의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체험한 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제자들을 향한 당신 사랑이, 그리고 당신을 향한 제자들의 사랑이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시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제자들의 시선이 그분의 물질적인 부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는 그분의 참모습을 알아볼 수 없으며, 하늘나라에 대한 가르침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에, 제자들의 시선이 물질적인 차원을 넘어 영적인 차원에 다다를 수 있도록 당신은 그들 곁을 떠나시고, 대신 그들을 하느님 뜻에 맞는 올바른 길로 이끌어줄 ‘성령’을 보내주겠다고 하신 것이지요.

 

그러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참된 진리에 비추어 바로잡게 됩니다. 율법을 어기는 것이 죄가 아니라 그 율법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심판하고 단죄하려 드는 무자비한 태도가 죄입니다. 다른 사람들 눈에 올바르고 정의롭게 보이는 게 의로움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와 올바른 관계를 맺고 그분 뜻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의로움입니다. 물질적 세속적으로 망하는 것이, 고통이나 시련을 겪는 것이 심판이 아니라, 하느님과 그분 뜻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그렇게 그분 사랑으로부터 단절되는 것이 심판입니다. 이 모든 것은 성령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뜻 안에서 봐야만 비로소 보이는 구원의 진리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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