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2일 (월)
(녹)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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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2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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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4:25 ㅣ No.190225

저는 성격이 조금 급한 편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배울 때도 기초를 차분히 익히기보다는 빨리 결과를 얻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영어를 배울 때도 그랬습니다. 원래는 기초 영문법부터 차근차근 익혀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빨리 실력을 얻고 싶어서 곧바로 성문종합영어를 펼쳤습니다. 문법도 제대로 모르면서 어려운 독해를 하려 했으니 당연히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운동도 비슷했습니다. 스키를 배울 때도 초급 코스에서 기본자세를 익혀야 했는데, 저는 처음부터 중급 코스로 올라갔습니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위험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피아노도 그랬습니다. 손가락 연습은 지루하다고 생각했고, 빨리 노래를 연주하고 싶었습니다. 몇 곡은 흉내 낼 수 있었지만 조금만 어려운 곡이 나오면 더 이상 연주할 수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삶에는 건너뛸 수 없는 시간이 있습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고치의 시간을 지나야 합니다. 그런데 조급한 마음으로 고치를 억지로 열어버리면 날지 못하는 나비가 나온다고 합니다. 기다림과 훈련의 시간은 어쩌면 좁은 문과도 같습니다. 답답하고 느리게 느껴지지만, 그 시간을 통과해야만 진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사람들은 넓은 문을 좋아합니다. 쉽고 편한 길을 좋아합니다. 빨리 성공하는 길, 빨리 돈을 버는 길, 빨리 인정받는 길을 좋아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더 많이 가지라고 말합니다. 더 높이 올라가라고 말합니다. 더 빨리 경쟁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넓은 문이 아니라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좁은 문은 무엇입니까? 희생의 문입니다. 양보의 문입니다. 기다림의 문입니다. 이해와 용서의 문입니다. 내가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존중하는 것입니다. 내가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사랑하는 것입니다. 내가 이해받고 싶다면 먼저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입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넓은 문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더 큰 집, 더 많은 소비, 더 편리한 삶을 추구했습니다. 자본주의의 바벨탑은 끝없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그 넓은 문을 통해서 들어온 것도 있습니다. 환경오염이 들어왔습니다. 생태계의 파괴가 들어왔습니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이 들어왔습니다. 풍요로운 세상 뒤에는 가난한 이들의 눈물도 있었고, 난민들의 고통도 있었습니다. 인간은 풍요로워졌지만, 마음은 점점 메말라 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좁은 문은 결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생명의 길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길입니다. 연대와 협력의 길입니다. 혼자만 잘 사는 길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길입니다. 지하에서 물을 퍼 올리는 펌프에는 언제나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필요합니다. 먼저 물을 부어야 큰물이 올라옵니다. 사랑도 그렇습니다. 먼저 사랑해야 사랑이 돌아옵니다. 먼저 용서해야 용서를 받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야 관계가 회복됩니다. 좁은 문은 먼저 내가 한 걸음 양보하는 문입니다. 먼저 내가 희생하는 문입니다. 먼저 내가 이해하려는 문입니다. 좁은 문은 처음에는 불편해 보입니다. 느리고 답답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 문을 통과한 사람만이 생명의 빛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욕심과 경쟁의 넓은 문이 아니라, 사랑과 희생과 나눔의 좁은 문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좁은 문 끝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생명과 평화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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