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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남북통일 기원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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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남북통일 기원미사] 마태 18,19ㄴ-22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한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며 남북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합니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이후 분단된 우리나라는 아직도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서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슬픔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서로를 향한 오해와 미움이 적대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는지 모릅니다. ‘네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만 내가 살 수 있다’는 극단적 태도로 인해 서로 간에 얼마나 깊은 오해와 불신, 증오의 골이 파였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불구하고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이해와 존중, 용서와 자비를 통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만이, 그렇게 하여 참된 일치를 이루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며 주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들려주시는 용서와 화해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형제가 자기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주어야 하느냐’는 베드로의 질문에 주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베드로는 ‘용서’라는 개념에 대해 두 가지를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첫째는 용서를 상대가 나에게 피해와 상처를 입히는 걸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라 생각한 점이고, 둘째는 용서를 나에게 잘못한 이보다 도덕적, 영적으로 우위에 있는 내가 상대방에게 베푸는 호의라고 여긴 점입니다. 그러나 둘 다 잘못된 생각이지요. 첫째, 상대방의 잘못을 그저 참고 견디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일곱 번을 참든 열 번을 참든 언젠가는 결국 분노를 더 이상 참지 못한 내가 상대방에게 ‘복수’라는 칼날을 휘두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용서는 내가 상대방에게 베풀어도 그만 안베풀어도 그만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상대방 모두가 살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일흔일곱 번까지도 용서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횟수를 정해놓고 참는 건 참된 용서가 아니니,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큰 자비와 사랑으로 내 안에 받아들이라고 하십니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남이 나에게 상처 입히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두고두고 원망하면서, 내가 남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는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가볍게 여긴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하십니다. 용서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내 안에 받아들이는 마음 그릇의 크기입니다. 그 그릇이 큰 사람은 내가 형제에게 행한 용서보다 훨씬 더 큰 용서와 자비를 하느님으로부터 받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용서를 미루거나 거부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아무리 큰 은총과 자비를 베풀어 주셔도 그것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죄책감과 자괴감 속에 살게 될 것입니다.
‘인간적으로’는 용서하기 어렵지만, ‘주님과 함께라면’ 용서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그를 위해 이렇게 기도하면 됩니다. ‘주님 용서해 주십시오. 저에게 상처를 준 저 사람을 용서해 주십시오. 마음이 많이 힘들고 괴롭지만 당신이 이미 그를 용서하셨기에 당신이 그를 사랑하시기에, 저도 그를 용서하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게 모르게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준 것이 있다면 부족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다보면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용서로 마음을 모은다면 우리가 바라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가 비로소 실현될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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