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5일 (토)
(홍)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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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야고보 사도의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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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09:32 ㅣ No.190792

 

 

바닷가에 인접한 이 좋은 장소에 적어도 여름 한 철만이라도 아이들이 오도록 하자고 마음을 모은 끝에, 드디어 중고등부 여름 신앙학교가 시작되었습니다.

 

형제들이 다들 걱정입니다. 공동체 형제들 연세가 만만치 않은데, 그게 가능할지? 그래서 타협안을 만들었습니다. 신앙학교 운영은 본당 교리교사 선생님들이 맡고, 저희는 미사나 성사 정도 도와드리고, 식사와 제반 시설을 제공해 드리는 걸로.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이 한적한 시골에 오랜만에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저절로 흐뭇합니다. 운영하느라 고생하는 선생님들 요구 사항들을 기쁘게 들어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합니다.

 

하루 온종일 아이들을 생각하며 예초기를 돌렸습니다. 내일은 아이들이 오후 내내 물놀이를 한데서 작년에 쓰던 구명조끼 백여 벌을 꺼내 깨끗이 씻고 말렸습니다.

 

아이들 도착하는 시간에 맟추어 트럭을 몰고 나가 짐을 옮겨드렸습니다. 우리 집을 찾는 가장 귀한 손님들이라 생각하며 뛰어다녔습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오늘 하루만 네번이나 샤워를 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 생각하면 오늘 우리가 흘리는 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야고보 사도의 축일을 경축합니다. 그의 신앙 여정을 묵상해보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예수님으로부터 사도로 선택받았습니다. 은혜롭게도 그는 열두 사도단 안에서도 핵심 제자단으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세 사도를 즐겨 모으셨습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 야고보는 요한의 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가까이서 예수님을 추종했던 야고보 사도였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모습을 오늘 복음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수난을 앞둔 예수님께 야고보 사도의 어머니가 찾아와 일종의 인사청탁을 하고 있습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참으로 낯뜨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야고보 사도였다면 당장 어머니 앞에 나서서 그랬을 것입니다. “어머니, 창피스럽게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안 그래도 고민이 많으신 스승님께 인사 청탁을 하시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어머니 여기서 더 이상 소란 피우지 마시고 당장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러나 야고보 사도는 요한과 함께 어머니 편에 서서 동조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대뜸 이렇게 대답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갈길이 먼 야고보 사도였습니다. 아직도 세상에 있을 때 지니고 있었던 세속적 야심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건설하시려는 새로운 왕국에 대한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야고보 사도는 한때 지니고 있었던 유아기적인 신앙, 미성숙한 신앙을 그대로 안고 살자 않았습니다. 고민과 방황, 기도와 성찰을 거듭하던 그가 어느날 마침내 깨달음에 도달했습니다. 스승님의 신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결과 더 이상 주님 때문이라면 죽음조차 두렵지 않았습니다. 적대자들의 협박 앞에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담대히 부활하신 예수님의 목격 증인으로서 용감히 살다가 영광스런 순교의 은총을 입습니다. 야고보 사도가 위대한 이유는 그의 신앙이 거듭 성장했고 일취월장했기 때문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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