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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님 [성 야고보 사도 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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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야고보 사도 축일] 마태 20,20-28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주님을 따르는 ‘제자단’의 일원인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살로메’라는 여인으로,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그분의 십자가 곁을 지켰을 정도로 용기 있고 강인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이 컸기에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지요. 오늘 복음에서 그런 그녀의 믿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살로메는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시작된 ‘하느님 나라’가 곧 완성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랬기에 그 새로운 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과정에서 자기의 두 아들이 예수님 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랬지요. 단순히 세속적인 부귀영화를 바란 것이 아니라, 주님 곁에서 참된 영광을 누리기를 바랐던 겁니다. 그런데 그 영광을 누리는 방식을 세속적으로 이해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즉 그녀는 주님과 함께 영광을 누린다는 개념을, 이 세상의 권력자들이 왕과 함께 백성 위에 군림하며 세도를 부리는 모습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런 부족함을 충분히 이해하신 예수님은 그녀를 나무라시는 대신, 그녀와 두 아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지금 예수님께 무엇을 청하고 있는지를, 즉 예수님의 ‘옆자리’가 본질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하십니다. 또한 많이 맡기신 이들에게는 많이 청구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원칙에 따라, 큰 영광에는 큰 고통과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상기시키십니다. 이는 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제자들도 자신이 예수님께 바라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얼만큼 감당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또한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올바르게 식별하여 선택하게 하시기 위함이기도 하지요.
예수님과 함께 고통의 잔을 마시는 것은 우리의 의지와 결단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하늘나라의 영광을 누리는 것은 내 선택이나 노력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온전히 하느님께서 당신 뜻에 따라 나에게 베풀어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특정 선물을 달라고 떼를 쓸 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것을 주실 마음이 들도록 그분 뜻에 맞는 일을, 그분께서 바라시고 기뻐하실 일을 해야 하지요.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고 또 해야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런 일을 알려 주십니다.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나 자신을 억지로 높이는 건 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을 높여주고 존중해주는 건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으뜸’이 되는 건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내가 사는 자리에서 하느님 뜻에 따라 솔선수범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을 충실히 하여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 되시겠습니까? 선택은 전적으로 나의 몫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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