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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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님 [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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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nelia2] 쪽지 캡슐

2026-08-10 ㅣ No.191114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요한 12,24-26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오늘은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입니다. 라우렌시오 성인은 로마 교회 공동체의 부제로서 거룩한 제단의 봉사자로 일하다가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그분의 뜻을 따르기 위해 피를 흘렸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모진 박해가 닥쳐올 것을 알면서도 교회의 모든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며, 박해자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나는 주 하느님을 경배하며 그분만을 섬기니, 네 잔인한 고초를 두려워하지 않는도다.”라며 믿음을 담대히 증거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불타는 석쇠 위에 눕혀지는 모진 형벌을 당했는데, 한쪽 면이 다 익자 뒤집으라고 소리칠 정도로 죽음의 고통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신앙의 모범을 보이며 순교했지요.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본 많은 로마인들이 회개하였고, 결국 로마는 오랜 세월동안 황제라는 우상을 숭배하던 그릇된 전통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라우렌시오 성인은 모범적인 삶으로, 또한 거룩한 죽음으로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신앙의 싹을 틔우는 ‘밀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는 그의 축일에 요한 복음 12장에 있는 “밀알의 비유”말씀을 봉독합니다. 이 부분에서 예수님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 밀알의 비유를 통해, 우리의 신앙이 주님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봉헌하고 희생함으로써 구원이라는 열매를 맺어야 함을 설명하시지요. 그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회개’라는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밀알이 그저 ‘하나의 밀알’인 채로 그대로 남아 있으면 밀알로서의 겉모습은 조금 더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존재 자체가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지고 맙니다. 반면에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밀알 하나로서의 겉모습은 잃게 되지만, 곧 싹을 틔우고 커다란 밀로 자라 수십 수백 개의 낟알을 맺게 되지요. 물론 그 변화의 과정은 매우 힘들고 어렵습니다. 나 자신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그 모든 과정들을 극복하고 밀로 변화되면 하나의 밀알로서는 절대 누리지 못할 충만한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죽는다고 해서 나의 생명 자체가 끝나는 게 아니라고 하십니다. 주님을 위해 그분 뜻을 믿고 사랑으로 희생하면 참되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거라고 하십니다. 사람은 어차피 한 번은 죽습니다. 그 죽음을 내 존재가 영원히 사라지는 ‘소멸’의 때로 만드시겠습니까? 아니면 내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 영원히 살아가는 ‘전환점’으로 만드시겠습니까? 전적으로 나 하기에 달린 일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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