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3일 (일)
(녹) 연중 제21주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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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0주간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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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nelia2] 쪽지 캡슐

2026-08-22 ㅣ No.191367

[연중 제20주간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 마태 23,1-12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예수님께서 활동하시던 당시에 유다교 종교 지도자들이 보여준 하느님 말씀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양피지에 구약성경의 핵심 구절을 적어 양피지로 만든 작은 갑에 넣습니다. 이것이 ‘성구갑’입니다. 이를 이마와 왼팔 윗부분에 묶고 다녔는데, 머리로는 항상 율법을 생각하고 왼팔 윗부분에 맞닿는 심장으로 율법을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겉옷의 네 귀퉁이에 흰 실과 푸른 실로 꼬아서 만든 술을 달고 다녔는데, 그 술이 흔들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당신의 모든 명령을 기억하고 지키라 하신 하느님 말씀을 떠올리기 위함이었지요.

 

이토록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칭찬을 받아 마땅한데 왜 예수님은 그들을 비난하셨을까요? 그것은 그들이 하는 모든 일들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온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롭고 신실하게 보여지기를 바라서 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종교 지도자들로써 신앙생활의 모범을 보여야 할 그들이 번지르르해 보이는 말만 앞세울 뿐 정작 자기들이 말한대로 실천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그들이 율법에 관한 복잡하고 까다로운 여러 규정들을 만들어 사람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만 잔뜩 지워놓고, 그 짐을 가볍게 해주기 위한 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지요. 그것이 율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모세의 자리’에 앉은 이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강도높게 비난하신 겁니다.

 

사람들에게 지워놓은 율법의 짐을 가볍게 해주는 길은 율법을 가르치는 이들이 그 율법을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를 행동으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율법을 잘 지킨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잘 모를 때에는 율법의 내용을 머리로 아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짐’이 되지요.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머리로는 아는데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는 죄책감과 자괴감이 마음을 짓눌러 주눅들게 만드는 겁니다. 반면, 율법을 제대로 실천하는 방법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율법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 것이 그것을 실천하여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워주는, 그렇게 하여 죄책감으로 무겁게 짓눌리던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과 비슷한 소명이 맡겨져 있습니다. 우리도 계명과 주님의 가르침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신앙’과 ‘생활’이 일치된 참된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길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겁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 자신이 사람들을 주님께 다가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들은 것과 말하는 것, 그리고 행하는 것이 서로 일치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말씀을 그저 듣기만 하면서 자신이 의롭고 거룩하게 산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내가 듣고 깨달은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 함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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