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1일 (월)
(홍)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예수님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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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묵상] 지금, 일어설 수 있습니까?_성 마태오 복음 사가 축일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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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 [nansimba] 쪽지 캡슐

2026-09-20 ㅣ No.192016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
에페소서4,1-7.11-13 / 마태오 9,9-13


"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마태오 9,13) 


지금, 일어설 수 있습니까?


오늘 복음은 아주 짧습니다. 예수님이 세관에 앉아 있던 마태오에게 다가가 따르라고 말씀하시고, 마태오는 일어나서 그분을 따랐다고 성경은 전합니다. 망설임도, 변명도, 준비 기간도 없습니다. 세관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일어섭니다.

세리는 그 시대에 좋은 평판을 받는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동족의 돈을 로마를 위해 걷는 사람으로 여겨져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마태오를 부르실 때 그의 직업이나 과거를 먼저 따지지 않으셨습니다. 그냥 "나를 따라라"라고 하셨습니다.

부르심은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갖추었는지를 먼저 묻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있는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말할 뿐입니다.


병자에게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이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을 못마땅해합니다. 바리사이들의 신앙은 경계를 짓는 신앙이었습니다. 깨끗한 사람과 부정한 사람을 나누고, 그 선을 지키는 것이 곧 신앙생활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선을 넘어와 함께 식탁에 앉으십니다.

 

복음을 묵상하면서 마음에 담긴 것은 세리와 죄인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그 부족함이 예수님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완벽한 척하는 자리에는 만남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족함을 인정하는 자리에 만남이 일어납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좀 더 나아지면, 좀 더 준비가 되면 그때 하느님께 나아가야지.' 하지만 오늘 복음은 정반대를 말합니다. 지금 이대로, 부족한 그 모습 그대로 나아가도 된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몸이 됩니다


여기서 복음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습니다. 오늘 독서인 에페소서는 이 개인의 변화가 어떻게 더 큰 이야기로 이어지는지 보여줍니다. 바오로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마태오처럼 부르심을 받아 변화된 사람은 혼자 남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또 다른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몸을 이룹니다.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교사로, 어떤 사람은 목자로 서로 다른 자리에서, 서로 다른 은사로 불림을 받지만 결국 하나의 몸을 세워갑니다.그 몸이 똑같은 사람들로만 채워지지 않는다는 점이 참 아름답습입니다. 서로 다른 모습, 서로 다른 부족함, 서로 다른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참아 주고 받아들이면서 하나의 몸이 되어 갑니다. 이것이 교회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감추지 않은 증언


마태오는 자신이 세리였다는 사실을 복음서 안에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지 않고, 오히려 그 부르심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축일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마태오는 자신의 부족한 과거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과거야말로 자신이 얼마나 큰 부르심을 받았는지를 증언하는 자료로 삼았습니다. 부끄러운 자리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복음이 되었습니다.


오늘, 나는 일어날 수 있을까요.

마태오가 앉아 있던 세관처럼, 우리도 각자 자신을 붙잡고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나를 규정해 온 낙인, 부족함, 익숙한 습관의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털고 나는 오늘 일어날 수 있을까요.어쩌면 내가 일어나 따라나서는 순간, 나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몸을 이루는 자리로 초대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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