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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님_“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루카 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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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9/26) :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 독서 : 코헬렛 11, 9-12, 8 * 복음 : 루카 9, 43ㄴ-45
43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44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45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 <오늘의 강론>
예수님께서 거룩한 변모를 이루신 다음, 산에서 내려와 더러운 영에 들린 아이를 고치시자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보고 놀라워합니다. 그런데, 정작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십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루카 9,44)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라는 말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하라’는 말씀입니다. <구약성경>은 ‘순명’, ‘순종’을 표현하는 ‘쉐마’라는 단어는 단순히 청각을 통해 무엇인가를 알아듣는 것을 넘어 말씀하시는 분의 명을 ‘마음의 귀에 담아 행동에 옮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모세는 말합니다. “너희가 너희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원문 번역; 귀담아듣고),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모든 계명을 명심하여 실천하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땅의 모든 민족들 위에 너희를 높여 세우실 것이다.”(신명 28,1)
그래서 말씀은 ‘믿음의 순명’과 ‘사랑의 마음’이 아니고서는 따를 수가 없나 봅니다. 그래서 오리게네스는 알아듣기 어려운 성경본문을 접근할 때, 중요한 것은 ‘신앙’이라고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믿으십시오. 그러면 그대가 장애라고 여겼던 대목들이 실로 크고 거룩한 유익이 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필로칼리아)
사막의 마카리오는 역시 믿음으로 먼저 ‘실천’할 것을 강조합니다. “여러분은 이해할 수 있는 분량에 만족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도록 애쓰시오. 그리하면 이해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바가 여러분의 영이 밝히 드러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들은 말씀을 비록 알아듣지 못한다 하더라도 ‘귀담아듣고’, ‘믿음으로 실천하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제자들은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라는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루카 9,4 참조).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성으로 이해하는 바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신비를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곧 삶은 풀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당신께 오라고 주어진 선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것을 품고, 그것을 통하여 그것을 주신 분을 만나야 하는 신비를 사는 것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말합니다. “인생은 풀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이 우리가 살아야 할 신비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일입니다. 아멘.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루카 9,45)
주님! 말씀을 귀에 담고 믿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 이해하지 못해도 그 신비를 살며 말씀이 내 안에서 살아나게 하소서. 죽음에 넘겨져 되살아나는 부활의 신비, 죽어 사라져 되살아나는 사랑의 신비를 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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