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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신부님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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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루카 12,49-53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오늘 복음은 많은 신자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하시는 대표적인 부분 중 하나입니다. 원수까지 용서하라고 하시던 분이, 자비를 베풀라고 강조하시던 분이 세상에 ‘불’을 지르겠다고 하시니 어리둥절해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따르면 평화와 안식을 주겠다고 하시던 분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여 당혹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복음 말씀은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왜 그렇게까지 표현하시는지 예수님의 의중과 의도를 제대로 헤아려야, 그 참된 뜻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먼저 ‘불’은 모든 것을 태우는 물리적인 불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의 불을 의미합니다. 당신이 창조하신 모든 이가 구원받기를, 그래서 당신과 함께 참된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시는게 하느님의 마음이지요. 그리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드러내시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에 일으키시는 사랑의 불꽃은 탐욕, 고집, 집착, 편견, 시기, 질투 같이 우리를 당신 뜻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삿된 것들을 태워버립니다. 그러면 우리 마음이 하느님께서 처음 만드셨을 때처럼 순수해지고 단련되어 강해지지요.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 속에 그런 불을 지르고자 하십니다. 수천도의 불이 철광석 속의 불순물을 태우고 단련시켜 강철로 거듭나게 하는 것처럼, 우리들 마음이 하느님 사랑의 불길로 정화되고 단련되어 그분을 닮은 자녀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하시려는 겁니다.
그러나 그 거듭남의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럽고 오래 걸리기 마련입니다. 그 결과가 좋을 것을,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해도 사랑하는 이들이 그렇게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건 너무나 마음아픈 일이지요. 그런 예수님의 마음이 이 말씀 안에서 드러납니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사람들이 고집과 편견을 버리고 어서 빨리 당신 말씀을 받아들이고 따름으로써 그들 마음 속에 사랑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를 바라시는 겁니다. 그 변화의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될수록, 사람들이 회개와 사랑의 실천이라는 열매를 충실하게 맺을수록 고통은 덜하고 기쁨은 커질 것을 아셨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런 거듭남은 개인의 내적인 차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라는 외적인 차원에서도 진행됩니다. ‘우리’라는 공동체 내부에 균열과 갈등이 커져 ‘분열’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분열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이는 틀렸다며 배척하고, 정작 반대하고 배격해야 할 ‘틀린’ 것은 내가 손해볼까 두려워서,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좋은 게 좋은거지’라고 적당히 타협하려 드는 우리들이지요. 그러나 그렇게 만든 ‘가짜 평화’는 오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공동체 내부에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법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다른’ 것은 너른 마음으로 포용하고 ‘틀린’ 것은 단호하게, 즉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이 생겨 시끄러워지겠지만, 이는 우리 몸이 병균과 싸우는 과정에서 ‘열’이 나는 것처럼 힘들어도 참된 평화에 이르기 위해 꼭 거쳐가야 할 과정입니다. 그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어야 우리 모두가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되어 그분과 함께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지요. 그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시는 참 평화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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