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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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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간 화요일] 루카 14,15-24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어떤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를 받으셔서 함께 식사를 하시면서 나누신 말씀입니다. 식탁에 앉아있던 바리사이들 가운데 하나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지요.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굳이 안식일에 하느님 뜻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하지 않아도, 남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아등바등하다가 창피를 당해도, 가난한 이들을 초대하여 베풀기보다는 끼리끼리만 어울려도, 어쨌든 자기들은 하느님 나라에서 열리는 잔치에 참여하여 음식을 먹게 될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자기들이 구원받는 게 확정된 것처럼 여기는 교만한 태도이지요. 이에 예수님은 그들에게 한 가지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그 비유에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큰 잔치에 오라고 두 번이나 초대를 받았지만 그 초대에 응하지 않고 고사하는 이들이 등장합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의 잔치에 참여하는 것보다 당장 자기들 눈 앞에 있는 현세적인 것들에 더 마음이 끌려서 후자를 선택하는 겁니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이, 스스로가 하느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거라 믿으면서도, 정작 삶에서는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일보다 이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는 일을 선택하는 바리사이들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구원 받을 기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버린다는 것이지요. 초대를 고사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입니다. 밭은 재산을, 겨릿소는 일을 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장가는 하느님 뜻을 따르지 않고 제 뜻대로 살려는 고집과 교만을 가리킵니다.
이 세 가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첫째로 ‘밭을 샀다’는 건 자기가 머무르고 기댈 다른 ‘뒷배’가 생겼다는 뜻입니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첫 마음을 잃어버리는 게 사람 마음이지요.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랬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도우심에 힘 입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되었지만, 이내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우상숭배에 빠져들고 말았던 겁니다. 우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에 기대고 의지하다보면 하느님 뜻으로부터 멀어져 방황하게 됩니다. 둘째로 ‘겨릿소 다섯쌍’은 힘 센 소 열 마리입니다. 농사와 건축 등 삶의 기반을 닦을 도구를 든든하게 갖춘 상태지요. 그러면 제 힘과 능력만 믿고 욕망이 이끄는대로 달려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은 파멸입니다. 셋째로 ‘장가’입니다. 성경에서 혼인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맺은 ‘계약’을 가리키지요. 하느님만을 ‘주님’으로 모시고 그분 뜻을 따르는 그분의 ‘백성’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주체’가 되는 다른 계약을 맺으려고 한 겁니다. ‘나’라는 자아가 하느님의 자리를 빼앗는 일종의 우상숭배입니다.
이렇게 되는 되는 이유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여기는 우리 마음 때문입니다. 세상이 주는 부족하고 일시적인 만족에 길들여져서 하느님 나라의 참된 기쁨을 제대로 누려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지요. 우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가고는 싶은데 그 때가 ‘지금’은 아니라며 나중으로 미루려 든다면, 그 나중이 영영 오지 않게 되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 마음에 대고 이렇게 속삭이십니다. “아버지의 나라에 아직 자리가 많이 남아있단다. 더 늦기 전에 어서 들어와 네 자리를 차지하렴!” 그러니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주님이 마음 아파하시지 않도록, 어서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서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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