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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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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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12-23 ㅣ No.151772

제가 있는 부르클린 교구에서 새로운 교구장을 위한 착좌식미사가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서울대교구에서도 새로운 교구장을 위한 착좌식미사가 있었습니다. 부르클린 교구의 착좌식은 함께하면서 축하드렸습니다. 서울대교구의 착좌식은 방송을 통해서 함께하면서 축하드렸습니다. 두 교구의 착좌식을 보면서 약간 다른 점을 보았습니다. 서울대교구의 착좌식은 전례의 엄숙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부르클린 교구의 착좌식은 전례의 친숙함이 드러났습니다. 전임 교구장을 위해서 모든 사제와 교우들이 기립해서 박수를 쳤습니다. 서울대교구에서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교구장을 위해서도 모든 사제와 교우들이 기립해서 박수를 쳤습니다. 서울대교구에서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미사 행렬에서 서울대교구는 서품 기수별로 입장하였습니다. 젊은 사제들이 먼저 입장하고, 선배 사제들은 나중에 입장했습니다. 부르클린 교구는 그냥 오는 대로 어우러져서 입장했습니다. 부르클린 교구는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교구답게 신자들의 기도를 20개 언어로 하였습니다.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신자들의 기도를 하였습니다. 한국은 한복을 곱게 입은 자매님이 하였습니다. 약간의 다른 점은 있었지만 이임하는 교구장에게는 그동안 수고하셨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있었고, 새로운 교구장에게는 기대와 희망을 담은 축하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두 교구의 착좌식을 보면서 이제 곧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착좌식을 생각해 봅니다. 화려한 성전의 우뚝 솟은 자리는 아니셨습니다. 많은 사제들과 교우들이 함께하는 성대한 착좌식도 아니셨습니다. 신문과 방송으로 착좌식을 소개하지도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착좌식은 베들레헴 들판의 작은 동굴에 있는 구유였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예수님의 구유를 만들어 제단에 놓은 이래로 지금 모든 교회의 제단 앞에는 구유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엄숙함과 친숙함은 없었지만 거룩함이 충만한 착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천사들이 이렇게 찬양하였습니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이었습니다.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들에게는 평화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 성전을 허무십시오. 내가 3일이면 다시 세우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전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십자가의 고난과 땀으로 세우는 성전이었습니다. 구리 뱀이 높이 들려서 사람들을 살렸던 것처럼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온 세상을 구원하는 그런 성전이었습니다. 집짓는 자들이 버렸던 그 돌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2021년 성탄이 곧 다가옵니다. 마리아의 노래와 함께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노래가 오늘 복음에서 읽은 즈카르야의 노래입니다. 매일 아침 성무일도에서 묵상하는 노래입니다. 오늘 하루 이 노래를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당신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우리 원수들에게서,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 이 계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로, 원수들 손에서 구원된 우리가 두려움 없이, 한평생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의롭게 당신을 섬기도록 해 주시려는 것입니다./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입니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오늘 나의 마음을 예수님의 탄생을 받아 주었던 베들레헴의 구유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기쁜 성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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