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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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고난회 김준수 신부님의 부활 제4주간 수요일: 요한 12, 44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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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승 [bona24] 쪽지 캡슐

2024-04-23 ㅣ No.171768

“내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친히 나에게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12,49) 


‘누구를 파견할까요?’ 어떤 조직체에서 어떤 곳으로 사람을 파견하는 기준은 철저히 조직의 비전과 사명에 적합한 인물을 우선적으로 선출해서 파견하리라 봅니다. 파견(갈래 派,보낼 遣)이란 ‘일정한 임무를 맡겨서 사람을 보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로부터 이 땅에 파견되신 분이시고, 파견되신 예수님은 자기의 뜻이나 계획보다는 자신을 파견하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당신의 양식이라고 고백하셨을 만큼 철저히 아버지의 뜻을 완수하려고 분투노력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를 심판하는 것은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12,47~48참조) 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관점에서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 는 말처럼 심판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받기 위해서 그분의 가르침을 살고 빛이신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10,46) 단지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라 빛이신 그분을 따름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충만히 누리며 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친히 나에게 명령하셨고, 그분의 명령이 곧 영원한 생명이심을 알았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12,49~50)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 역시도 우리의 뜻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생명이시고 진리이신 아버지의 말씀을 살려고 할 때, 그 살려고 하는 그 삶 자체가 바로 우리의 구원이며 생명의 빛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아버지는 하나이시기에, ‘예수님을 보는 사람은 예수님을 보내신 아버지를 보는 것이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예수님을 보내신 아버지를 믿는 사람입니다.’ (12,44~45참조)

“내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친히 나에게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12,49) 이처럼 예수님은 참된 파견된 존재의 원형이며 근본根本이 되신 것은 “아버지의 명령이 영원한 생명임을 알고” (12,50) 계셨기 때문이며, 또한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이기에 당신이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 하고 단언하신 것입니다. 이는 곧 세상에 당신 이름으로 파견된 모든 선교사가 지녀야 할 마음의 자세 곧 믿음과 순종의 태도입니다. “나를 보고 믿는 사람은 나를 보고 믿은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보고 아버지를 믿는 것이다.” (12,44) 고 이렇게 말씀하신 까닭이란 바로 철저하게 아버지와 한마음으로 사셨기에 그분은 당신 자신을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12,46) 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박해로 흩어졌던 교회는 차츰 안정을 회복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면서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사12,24) 이런 맥락에서, 교회는 성령의 이끄심에서 복음 선포의 일꾼으로, “단식하며 기도한 뒤 바르나바와 사울을 따로 불러 세워 안수하고 나서 그들을 떠나보냈습니다.” (사13,3) 그들은 자신들의 말을 전하도록 선택되고 파견받은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처럼 파견된 이는 파견하시는 성령의 이끄심에 철저히 내어 맡기고 다만 자기 일에 충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빛과 어둠의 구분도 없이 살아가는 이 세상 사람들 가운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세례와 견진 성사를 받는 우리이지만 혹여 이 세상 사람들과 별 다름없는 빛과 어둠을 왕래하면서 겨우 주일이나 지키는 형식적인 신앙에 안주하면서,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은 ” (묵3,15) 신앙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처럼 세상에 빛으로 파견된 사람들입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요8,12참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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