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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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분들에게.. 가슴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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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csseo] 쪽지 캡슐

2002-11-07 ㅣ No.43092

170일이죠. 고생 많이 하고 계십니다.

간단히 생각하고 시작하셨던 일이

너무나도 힘들어진 것...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는 아무도 안 들어준다는 생각에 절망감도 들고,

과연 잘 해결될까 하는 두려움도 드실 것입니다.

세상에 대한 원망도 들고, 병원 경영진을 생각하면

죽이고 싶은 분노마저 드시겠지요.

인간이라면 당연히 그럴 것입니다.

 

그런 마음은 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젠 그만 돌아갈 때라는 것입니다.

 

가톨릭이념과 노동조합이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현재의 보건의료노조와 가톨릭이념은

양립하기는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좋은 직장, 만들고 싶으시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병원의 수익구조가 빤한 것이고...

가톨릭 병원도 과잉 진료가 존재하고...

여러 합법적이긴 헤도 가톨릭적이지는 않은 진료 행위를 통해

수익을 내어 어느 정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인원고용도 하고, 편하게 인간실현을 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면 가장 좋겠지만...

한국 현실에선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병원은 아마도 더 많은 돈을 환자들에게서

부당하게 뜯어내야 하지 않을까요?

 

현실은 어느 정도 선에서의 타협을 요구하는데

보건의료노조는 타협없는 성취를 원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병원은 재단의 약점이 있고 보건의료노조는

그 약점을 통해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켜가면서

불패신화를 이뤄왔지요. 그러나 가톨릭재단은 그것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가톨릭에서는 보건의료노조를 불의로 판단하고 있어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보건의료노조는 그 주장을 따라가보면... 결국

가톨릭이념과는 맞지 않는 불의입니다.

 

정말 가난한 환자를 위하고, 전체 사회를 위하고,

직원들 모두가 받고 싶은 월급 다 받고,

원하는 근로환경을 다 얻는 상황이 가능합니까?

만약 불가능하다면 왜 불가능한 것을 선전문구로 사용하며

문제를 어렵게 합니까?

 

사실은... 결국 사학연금 문제를 통한 임금 인상이 쟁점이었고

가톨릭 노조는 그 가톨릭이라는 특성 상 (엄호가 가능하죠. 처음부터 그래서 지도부가

이곳에 들어와 있었고) 선두에 서게 되었습니다.

 

근로조건 문제, 성희롱문제... 이런 건 결국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나중에 노조에서 싸움의 도구로 제기한 문제입니다.

 

이처럼 임금인상을 위해, 도 전체 투쟁의 선봉에 위치하기 위해

과도한 주장을 하며 파업을 하는 것을 불의라고 보기에

가톨릭에서는 끝장을 보려고 하는 상황이라 여겨집니다.

 

저도 이번에 한번 획이 그어져야 한국 사회가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돌아가십시오.

 

그리고 170일의 고생을 잊어버리시고,

힘들겠지만 그 기간동안 반복적으로 되새겼던 주장은 잊어버리시고

다시 한번 초심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이럴 필요가 있었나?

 

정말 우리 병원이 열악한 사업장인가?

가톨릭 경영진이 평균적으로 볼 때 그렇게 악독한 사용자인가?

 

 

그리고 신자이기까지 하시다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기 위한 신앙인의 자세는 무엇일까?

가톨릭적인 병원의 발전 방향을 생각할 때 나의 지금 행동이 정말 긍정적인 것일까?

 

옆에서 보며 참으로 답답해서 써 보았습니다.

참고로... 전 가톨릭계 의료 사업에 그저 몸으로 때우는

자원봉사로 참여해서 이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그냥 평범한 한 신자입니다.

(전 노숙자 쪽의 작은 곳 일을 하지 성모병원과는 아무 관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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