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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는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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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의 일입니다. 피정을 하기 위해 살레시오수도회 신부님을 초빙한 적이 있었지요. 그 신부님을 처음 뵙는 순간 황홀했습니다.
외국 신부님이셨는데 사랑이 넘치는 모습이었어요. 누렇게 바랜,낡아서 너덜너덜한 양복을 입고 계셨는데 해져서 비슷한 다른 천으로 기운 자국이 여러군데 있어 초라한 모습이었지만 그 신부님의 모습은 마치 해처럼 빛났습니다. 수도자는 청빈을 사랑한다는 것 알고 있었지만 그 분을 뵙는 순간 수도자다운 수도자를 만난 것 같아 황홀했지요.
지금은 어디에 계시는지 모르지만 제가 갖고 싶은 옷이나 물건이 생기면 그 분 모습이 떠오릅니다. 또 버리고 싶을 때도 그 분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저는 쉽게 무엇을 구입 하지도 버리지도 못합니다. 물건을 만든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하면 죄송해서요.
그 신부님을 닮고 싶어 올이 나간 스타킹을 버릴 스타킹 하나에서 올을 뽑아 꿔매 신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궁상이다 말들 하지만 그래도 신부님을 닮고 싶은 마음에 좋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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