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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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 신부의 내기 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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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hunter14] 쪽지 캡슐

2015-05-20 ㅣ No.11786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보좌 신부의 내기 버릇

 

 

  새로 부임해 온 보좌 신부가 본당 신부의 마음에 들기는 한데

 딱 한 가지가 문제였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보좌 신부가 누구하고나

의견이 다를 경우 그 사람과 내기를 하자고 덤비는 버릇이었다.

 

 어느 날 이 사실을 본당 신부로부터 전해 들은 주교님이

이렇게 권고했다.

 "신부님, 그 보좌 신부를 며칠 안으로 저에게 보내십시오.

그럼 제가 그 버릇을 단단히 고쳐 놓겠습니다!"

그리하여 그 보좌 신부는 영문도 모르고 주교관으로 불려 가서

주교님을 뵙게 되었는데,

뵙자마자 주교님 발만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교님이 그에게 물었다.

 "내 발에 이상이 있소? 뭐라도 묻었소?"

그랬더니 그 보좌 신부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주교님, 대단히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주교님의 엄지 발가락이

보통 사람들보다는 두툼하게 보입니다.

혹시 주교님 엄지 발가락에

커다란 사마귀가 나 있는 것 아닙니까? 혹시나 해서요 ……."

이러면서 주교님의 샌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럴 리 없습니다.

사마귀가 있다면 내 자신이 그걸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주교님의 이 말씀이 끝나기가 무섭게

예의 그 버릇이 튀어나왔다.

 "주교님, 저하고 내기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주교님은 이제야말로 이 버릇을 고쳐 줄 때가 왔구나 하며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 한 병에 1만 원씩이나 하는 좋은 포도주

20병을 내기로 걸었다. 그러고선 주교님이 샌들을 벗고 양말까지

벗어 엄지 발가락을 그 보좌 신부의 코앞에 내밀면서

승리감에 도취되어 큰소리로 외쳤다.

 "자, 신부님. 보세요. 사마귀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아무리 살펴봐도 없는 사마귀가 갑자기 생길 리가 만무한지라,

보좌 신부는 고개를 떨구고

주교님한테 포도주 20병 값을 치르고서 본당으로 돌아갔다.

 

 보좌 신부가 주교관을 나서자마자 주교님은 즉시

그 본당 신부에게 전화하여 이 이야기를 신나게 전해 주면서,

이제 그 보좌 신부는

아마 앞으로는 절대 내기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였다.

주교님의 전화 말씀을 들은 그 본당 신부가 깜짝 놀라며

주교님께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었다.

 "아이구, 주교님. 그게 아닙니다요.

그 친구가 주교관으로 떠나기 전에

저하고 또 내기를 걸었다니까요.

자기가 주교관에 도착해서

15분 안으로 주교님의 신발과 양말을 벗길 테니

포도주 50병을 내기로 하자고 말입니다.

그런데 주교님마저 … 아이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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