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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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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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수 [sedtua7] 쪽지 캡슐

2001-08-17 ㅣ No.4393

다시 태어나면

 

 

뇌성마비 자녀를 둔 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아이를 헌신적으로 키워 나갔다.

 

어머니는 아이의 마음만은 건강하고 똑바른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어 항상 긍정적인 생각만을 하도록 도와 주었고 그래서 학교도 여느 보통 아이들이 다니는 일반 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러나 일반 학교에 들어 가자 그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장애아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아이가 학급 아이들의 놀림에 점차 폐쇄적이고 비관적인 성격이 되어 갔다.

 

매일 아침마다 어머니는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아이와 한바탕 전쟁을 치루어야 했고, 행여 학교를 보내 놓아도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는 모두가 엄마 때문이라며 울었다.

 

"얘야, 너는 불행하지 않아. 너는 너보다 더 불쌍한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니. 마음 속에 사랑을 간직한 사람은 행복하단다."

 

어머니는 아이를 이렇게 달래고 저렇게도 위로했지만 아이의 비뚤어진 마음은 좀처럼 되돌아올 줄 몰랐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그녀의 깊고 곧은 뜻을 꺾지 않고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아이를 설득해서 무사히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시켰다.

 

어머니는 아픈 사람일수록 깨끗해야 한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 입히는 옷 때문에 산더미 같은 빨래를 해야 했고, 날씨라도 추워지면 따뜻한 밥을 먹이기 위해 도시락을 품속에 넣어 가기도 했다.

 

험한 고통과 시련 속에서 드디어 아이의 고등학교 졸업식이 찾아 왔다. 졸업장을 받아 든 순간 아이는 그동안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자신의 철없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어머니가 받아온 멍에도 헤아려 보았다.

 

아이는 졸업식장 한 구석에서 울먹이고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만약 다음 세상에 태어난다면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어머니의 그 깊고 넓은 사랑을 갚는 길은 오직 그 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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