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천국보다 긴 계단]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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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kimhh1478] 쪽지 캡슐

2015-01-03 ㅣ No.83598



 

[천국보다 긴 계단]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에 가다
(한국의 수도원을 가다)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마산시 구산면 수정리의 산에 자리를 잡고
마산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수도원 봉쇄(封鎖)구역 안에서 베네딕트의 규칙에 따라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며, 고독과 침묵 속에서
세상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노동하는 수도자들의 영토이다.

“엄한 봉쇄와 은수(隱修)생활은 불교의 선승들이

 안거기간을 정해 수행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우리 생활은 일생동안 문밖을 나가지 않는 안거입니다.



이 생활은 교회와 인류로부터 고립되기 위함이 아니라,

 보다 깊은 유대 속에 생활하기 위해서입니다.”

 수도원의 원장인 요세파 수녀님의 말이다.


수녀원의 정식명칭은 ‘엄률시토회 수정의 트라피스트 수녀원’이다.
이 곳에는 종신서원자 10명을 포함 32명의 수녀들이 수행하고 있다.



11세기 프랑스 시토에서 성베네딕도 수도회의 대원장들이

베네딕트의 규칙을 기반으로 시토수도회를 창립했고,

17∼18세기에 이르러 창립당시의 이념이 퇴색하자

트라프 수도원을 중심으로 엄률파라 부르는 개혁운동이 일어났다.
이러한 연유로 이 수도회 이름을 ‘엄률 시토회’

혹은 ‘트라피스트’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1987년 일본인 안젤라수녀(?∼1989)에 의해
이곳 마산시 수정에 진출, 현재 요세파 수녀가 원장으로 있다.

수행중인 장요세파 수녀(부원장·종신서원자)와

홍엠마누엘 수녀(유기서원자)를 만나 보았다.


“인간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다고 하는데,

수도자는그러한 가치를 수행을 통해 미리 깨닫게 되죠.

삶의 가치 깨닫고 나면 애증(愛憎)이 자유로워짐을 느끼며

삶 자체가 행복할 뿐만 아니라 날마다 새로워집니다.”



트라피스트의 기도는 세상이 깊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시작된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오전 8시 반 노동이 시작될 때까지
독서의 기도, 묵상, 삼종기도, 아침기도,

 미사, 거룩한 독서 순으로 이어진다.


노동은 오전과 오후 6시간이고 밭일, 재봉, 주방, 칠보,
묵주·카드 만들기, 칠보, 잼제조, 가구를 만들어 쓰는 일 등.



노동이 끝나면 또다시 기도, 묵상과 거룩한 독서,

 오후 9시 취침할 때까지 기도하고 독서하고 일한다.

 

모든 것이 침묵 속에서 절제되어 있고 오로지 하느님을
향한 삶에 가장 필요한 것만을 운용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일과 때문에 트라피스트는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엄격한 고행생활을 하는 관상수도회로 알려져 있다.



관상이란 순수한 신비주의뿐 만 아니라

실재에 대한 직접적인 직관, 즉 모든 순수한 형이상학적

사색과 성숙하고 지혜로운 종교체험의 바탕을 의미한다.


“ 인간은 본질 안에서 거짓말쟁이이고 죄인입니다.

내면을 깊이 성찰하다 보면자신이 어리석고 허위로

가득 찼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상태가 자신의 참모습을 찾은 상태이고 깨달음의 세계입니다.
중세 이탈리아의 수도자 시에나 카타리나는

산상에 올라가서 날마다‘나는 죄인이다’하고 소리쳤습니다.

 

이 말은 오로지 깊은 내면의 성찰을 통해
우러나오는 깨달음의 소리이고 환희에 찬 소리입니다.
관상수행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높은 산을 오르는 등산가의 가치관과

산을 올라보지 못한 세인의 가치관은 다릅니다.
세인들은 비관의 안목으로 그 등산가를 보기 때문에

그들의 기쁨과 환희를 이해할 수가 없죠.”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는 종교인들끼리의 반목과

종교인들의 세속화에 관해서 물어 보았다.
“삶이 참되지 못할 때 기도도 참되지 못합니다.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기도 안에서도 사랑의 의미를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삶에 끊임없이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이

자신 안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손가락이 타인을 향해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방향을 자기자신에게로 돌리게 되면 대립은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크리스찬이라 해서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이 구원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원의 길은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방법으로 그들을 인도합니다.
다른 방법이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심의 소리입니다.”



두 수녀에게 봉쇄수도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묻자,

대답대신에 성경을 펴 보였다.
“예수의 일행이 여행하다가 어떤 마을에 들렀는데

마르타라는 여자가 자기 집에 예수를 모셔 들였다.

 

그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던 마르타는 예수께 와서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 맡기는데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 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요’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주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대한성서공회 성서 루가의 복음서 10:38∼42).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도 나오지 못한다는

(수도원 내의 묘지에 묻힌다고 한다)
봉쇄 수도원... 위의 '트라피스트' 는 1500 년의 전통이 있다고 한다.



새벽 3시 반, 기상
3시 50분, 밤기도(독서의 기도)
5시 반, 아침기도와 묵상
6시 반, 아침미사
7시 20분 , 아침식사
8시 20분, 삼시경(기도)
8시 40분, 작업(노동)
11시 20분, 휴식
11시 50분, 육시경(기도)
12시 10분, 점심식사 및 자유시간
14시, 구시경(기도)
14시 20분, 작업(노동)
16시 40분, 휴식
17시 10분, 저녁기도
18시, 저녁식사
18시 40분~ 19시 40분, 집회
(이때 공동체 놀이도 하고, 책도 읽고, 편지도 쓰고 한다고 함)
19시 40분, 끝기도
20시 20분, 소등대기
21시, 취침


 안거기간을 정해 수행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우리 생활은 일생동안 문밖을 나가지 않는 안거입니다.



이 생활은 교회와 인류로부터 고립되기 위함이 아니라,

 보다 깊은 유대 속에 생활하기 위해서입니다.”

 수도원의 원장인 요세파 수녀님의 말이다.


수녀원의 정식명칭은 ‘엄률시토회 수정의 트라피스트 수녀원’이다.
이 곳에는 종신서원자 10명을 포함 32명의 수녀들이 수행하고 있다.



11세기 프랑스 시토에서 성베네딕도 수도회의 대원장들이

베네딕트의 규칙을 기반으로 시토수도회를 창립했고,

17∼18세기에 이르러 창립당시의 이념이 퇴색하자

트라프 수도원을 중심으로 엄률파라 부르는 개혁운동이 일어났다.
이러한 연유로 이 수도회 이름을 ‘엄률 시토회’

혹은 ‘트라피스트’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1987년 일본인 안젤라수녀(?∼1989)에 의해
이곳 마산시 수정에 진출, 현재 요세파 수녀가 원장으로 있다.

수행중인 장요세파 수녀(부원장·종신서원자)와

홍엠마누엘 수녀(유기서원자)를 만나 보았다.


“인간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다고 하는데,

수도자는그러한 가치를 수행을 통해 미리 깨닫게 되죠.

삶의 가치 깨닫고 나면 애증(愛憎)이 자유로워짐을 느끼며

삶 자체가 행복할 뿐만 아니라 날마다 새로워집니다.”



트라피스트의 기도는 세상이 깊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시작된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오전 8시 반 노동이 시작될 때까지
독서의 기도, 묵상, 삼종기도, 아침기도,

 미사, 거룩한 독서 순으로 이어진다.


노동은 오전과 오후 6시간이고 밭일, 재봉, 주방, 칠보,
묵주·카드 만들기, 칠보, 잼제조, 가구를 만들어 쓰는 일 등.



노동이 끝나면 또다시 기도, 묵상과 거룩한 독서,

 오후 9시 취침할 때까지 기도하고 독서하고 일한다.

 

모든 것이 침묵 속에서 절제되어 있고 오로지 하느님을
향한 삶에 가장 필요한 것만을 운용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일과 때문에 트라피스트는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엄격한 고행생활을 하는 관상수도회로 알려져 있다.



관상이란 순수한 신비주의뿐 만 아니라

실재에 대한 직접적인 직관, 즉 모든 순수한 형이상학적

사색과 성숙하고 지혜로운 종교체험의 바탕을 의미한다.


“ 인간은 본질 안에서 거짓말쟁이이고 죄인입니다.

내면을 깊이 성찰하다 보면자신이 어리석고 허위로

가득 찼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상태가 자신의 참모습을 찾은 상태이고 깨달음의 세계입니다.
중세 이탈리아의 수도자 시에나 카타리나는

산상에 올라가서 날마다‘나는 죄인이다’하고 소리쳤습니다.

 

이 말은 오로지 깊은 내면의 성찰을 통해
우러나오는 깨달음의 소리이고 환희에 찬 소리입니다.
관상수행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높은 산을 오르는 등산가의 가치관과

산을 올라보지 못한 세인의 가치관은 다릅니다.
세인들은 비관의 안목으로 그 등산가를 보기 때문에

그들의 기쁨과 환희를 이해할 수가 없죠.”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는 종교인들끼리의 반목과

종교인들의 세속화에 관해서 물어 보았다.
“삶이 참되지 못할 때 기도도 참되지 못합니다.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기도 안에서도 사랑의 의미를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삶에 끊임없이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이

자신 안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손가락이 타인을 향해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방향을 자기자신에게로 돌리게 되면 대립은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크리스찬이라 해서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이 구원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원의 길은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방법으로 그들을 인도합니다.
다른 방법이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심의 소리입니다.”



두 수녀에게 봉쇄수도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묻자,

대답대신에 성경을 펴 보였다.
“예수의 일행이 여행하다가 어떤 마을에 들렀는데

마르타라는 여자가 자기 집에 예수를 모셔 들였다.

 

그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던 마르타는 예수께 와서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 맡기는데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 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요’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주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대한성서공회 성서 루가의 복음서 10:38∼42).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도 나오지 못한다는

(수도원 내의 묘지에 묻힌다고 한다)
봉쇄 수도원... 위의 '트라피스트' 는 1500 년의 전통이 있다고 한다.



새벽 3시 반, 기상
3시 50분, 밤기도(독서의 기도)
5시 반, 아침기도와 묵상
6시 반, 아침미사
7시 20분 , 아침식사
8시 20분, 삼시경(기도)
8시 40분, 작업(노동)
11시 20분, 휴식
11시 50분, 육시경(기도)
12시 10분, 점심식사 및 자유시간
14시, 구시경(기도)
14시 20분, 작업(노동)
16시 40분, 휴식
17시 10분, 저녁기도
18시, 저녁식사
18시 40분~ 19시 40분, 집회
(이때 공동체 놀이도 하고, 책도 읽고, 편지도 쓰고 한다고 함)
19시 40분, 끝기도
20시 20분, 소등대기
21시,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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