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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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중증장애인들도 신앙생활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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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선 [janghoseoun] 쪽지 캡슐

2014-04-23 ㅣ No.10345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선 죄송하다는 말부터 하겠습니다 비판과 부정적인 말을 해야 할 같아서요...

저는 중증장애인입니다, 그래서 걸어다닐 수가 없어서 수동휠체어를 탑니다.

중증장애인인 제가 통신교리로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9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천주교신자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고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런데 몇년전부터는 저의 자랑이자 기쁨과 행복이 아주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신앙생활과 미사 참례하는 것이 힘들고 어려워서요 제가 다니고 있는 성당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안 되어 있는 곳이에요 저희 본당은 성전은 2층에 있고 1층은 로비와 사무실 같은 것들이 있는 구조입니다.

미사 참례를 하려면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절대 미사 참례를 할 수 없습니다.

매번 도움을 받는 것도 너무 죄송해서 주일 교종미사 참례를 하지 못 하고 저녁미사는 1층 강당에서 해서 저녁미사 참례는 하고 있어요.

저도 주일 교중미사와 평일 미사에 참례를 하고 싶은데 2층이라서 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의자와 의자의 사이가

좁아서 영성체를 모시러 신부님이 서 계신 곳에 갈 수 없어서 수녀님이 제가 있는 자리에까지 성체를 모시고 오셔서 영체를 제 입안에 넣어주십니다.

그러나 가끔 수녀님이 안 계시는 날에는 성체를 모실 수가 없어요 그런 날은 너무나도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속상해요

그러고 고해실은 너무 좁아서 휠체어를 탄 체로는 아예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해성사 받을때마다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신부님과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면서 고해성사를 하거든요 

신부님 얼굴을 보면서 고해성사하는 게 너무 창피하고 민밍합니다 무슨 신부님이랑 면담하는 것도 아니고 저도 고해실에 들어가서 고해성사를 하고 싶습니다.

또 장애인화장실도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었는데 장애인화장실이 없어서 집에 갈때까지 참느라 식겁했어요.

성당은 공공시설이 아닙니까? 그런데 왜 장애인 편의시설이 아예 되어 있지 않는거죠? 너무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에요

이런 상황이니 저희 본당에 저 말고는 장애인 교우들이 없습니다. 성당에 다니고 싶지만 시설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못 다니는 장애인이 많을거에요.

아마 다른 성당들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제가 명동성당과 대구 계산성당에 갔었습니다 그 두 성당에도 계단이 엄청 많더군요

그래도 뒤편에 휠체어가 성당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경사로는 있기는 있더라고요.

그러나 건물 뒤쪽에 있는지라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또한 경사로의 경사가 너무 가파라서 수동휠체어는 올라가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난간도 없어서 엄청 위험하겠더라고요.

물론 명동성당과 계산성당 10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이라서 장애인 시설을 만들기 어려운건 잘 알아요.

그래도 장애인들을 위해서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 즉 장애인들과 노인들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셨고 또한 자제들과 사람들에게 그들을 사랑하고 돌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고 실천해야 할 우리 천주교회는 어떻습니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춘 성당이 없습니다.

제가 세례를 받은지 9년동안 세 곳의 성당을 다녔었는데 그 세 곳의 성당 모두 장애인 시설이 없었습니다.

성당이 이렇다 보니까 세례를 받고도 성당에 다닐 수 없는 장애인 교우가 많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저희 본당에도 저 이외에는 장애인 교우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저도 너무너무 힘들때에는 성당에 가는 것이 싫을 때도 있거든요 특히 한 겨울에 어두운 저녁 때 성당에 가는 게 너무너무 힘들어요.

신앙생활을 열정적으로 열심히 하고 싶은데 성당도 그렇고 교우분들도 저한테 관심이 없어요

뭐 관심 받고 싶다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주님을 믿고 섬기는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제게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성당에 가서 미사 참례를 하는 것이 제게는 정말 큰 즐거움이고 기쁨이자 행복이고 영광이에요^^ 그러나 이런것들을 마음껏 누릴 수 없는 게 너무 속상하고 슬픕니다.

   

전국 모든 성당에 제발 장애인 편의시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의 글을 읽으시고 제 하소연을 어디에다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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