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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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성체를 놓치지 않는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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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grace12] 쪽지 캡슐

2013-11-03 ㅣ No.687

+찬미 예수님!

 

 

명동 성당은 여러면에서 저에게 의미있는 성지이므로 자주 찾는 곳입니다.

지난 수요일(10/30) 7시 저녁미사가 올려지고 있었습니다.

영성체 순서가 되어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모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는 가운데  한 젊은 남자앞에서 성체분배가 멈추어졌습니다.

 

명동성당은 역사적, 지리적 특성상 많은 관광객들과 불특정 다수의 비신자들도 시시때때로 방문하는 곳이므로 항상 성체분배전에  영성체할 수있는 자격에 대해 공지가 나가지만, 그냥 언뜻 보기에도 영성체에 합당해 보이지 않는 이들의 참여로, 매일 성체분배하시는 사제들의 긴장한 모습을 너무도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날도 사제는 그 남자에게 확인을 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이 과정이 길어집니다.

그가 사제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계속 이야기가 오고가고 중간중간 다른 신자들에게 영성체가 이루어지고...

미사가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그래도 사제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한 태도로 말씀하시며 성체를 내주지 않으십니다.

마침내 그분은 자리로 돌아갑니다.

미사가 다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비닐소리를 내며 자신의 물건을 집어든 그가 다시 제대쪽으로 걸어나옵니다.

그리고 성당 중앙통로 한가운데를 통해 걸어나갑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참례하는 미사중에...

 

 

그분 사제에게 그날의 일은 특별할 것도 없고 당연한 일로 여기실 것입니다.

그러나 제게 그 신부님은 성체를,

나를 그토록 오랜시간 포기하지 않으셨던 그분, 끈질기신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역시 끈질기게 지켜내려 노력하며 어떤 위험도 감수하신 분이십니다.

이 세상에 이날 이 사제께서 하신 일보다 더 큰 일이 있을수 있을까요?

더 큰 일을 한 사람이 있을수 있을까요?

사제를 내려다 보시는 십자가상의 예수님께서 흐뭇해 하십니다.

내 주 예수님을 지키시려 애쓰시고 흐뭇하게 하시는 이 젊으신 신부님이 전 너무도...

고맙습니다.

 

 

 

조창현(제피리노) 신부님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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