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고백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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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bhilda] 쪽지 캡슐

2001-02-12 ㅣ No.2755

 

 

 

부끄럽게도 오늘은

하루 종일 울며 지냈습니다.

 

청소하며서도

텀벙텀벙 눈물 떨구고

빨래하면서도

찔끔거리며 울고

전화받으면서도

훌쩍이기만 했습니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고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 생각 하면 눈물나고

저 생각 하면 또 눈물나고

사람 목소리 들으면 다시 슬퍼지고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 억울하고 못마땅하고

소외당한 것 같았는데

긴 울음 끝에 주저앉아

생각을 바꾸어보니

전혀 다른 것을 알았습니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니

행복하지 않는 때가 없었고

아름답지 않은 때가 없었고

고맙지 않은 때가 없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내게 일어났던 일

나를 스쳐 간 사람들

모두를 헤아려 보니

부족함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항상

채워지며 살아왔습니다

고통스러웠을 때는

또다른 기쁨이 그만큼 채워지고

절망스러웠을때는

또 다른 희망이 빈 자리를 채워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소중한 그대를 알았으니

더 바랄게 있겠는지요

 

이 세상 살다가

숨막히도록 고통스럽게

마음에 새겨지는 이

목이 메도록

그립고 그리운 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이를

간직하게 되었는데

더 기대할 것이 있겠는지요

 

이 어두운 세상에서

밤마다 등불 밝혀 들고

꿈꾸어 볼수 있는 이를

품게 되었는데

아쉬울 것이 있겠는지요

 

항상 넘치는 그대를 담고도

내가 허기지고 부족하다면

선함을 잃은 것이겠지요

  

그대가 있음으로

그대를 생각하여

어둠속에서도

용감히 걸을 수 있기를

 

그대를 떠올리며

내가 늘

봉오리 여는

이른 새벽의 꽃처럼

청아한 향기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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