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열쇠와 아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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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형 [largo7a] 쪽지 캡슐

2001-02-15 ㅣ No.2791

열쇠와 아빠의 마음

 

내일이면 곱게 자란 딸아이가 시집을 간다.

자라는 동안 웃음과 기쁨으로 집안을 환하게 밝혀주던

딸애가 내일이면 평생을 함께 할 사랑하는 청년과 화촉을 밝힌다.

아빠의 눈동자에는 지난 날 사랑스런 딸의 모습들이 하나 둘 어린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의 아가의 모습,  

유아세례 받던 날 강보에 싸여  잠든 모습,  

유치원에 다닐 때 귀여운 모습,

아직 말을 하지 못할 때 퇴근한 아빠의 빈손을 보며

고사리 손으로 아빠의 등을 밀어 과자를 사오게 했던 딸,

초등학교에 다닐 때도 자주 아빠의 등에 업혔던 딸애의 응석,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매사에

적극적이었던 자랑스러운 딸,

자라면서 엄마와 아빠에게 효도를 다 한 딸애가

내일이면 마치 수도자의 길을 가는 것과 흡사한

"부부의 길"로 출발할 것이다.

 

아빠는 딸에게 편지를 쓴다.

 

내 사랑하는 딸 주연에게!

 

주연아! 무엇보다 네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 네가 원하고 선택한 사람과

일생을 함께 할 수 있음은 행복 중의 행복이리라  .

 

누군가 인생이란 기쁨과 슬픔이 다함께 있는

한 편의 서사시와 비교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훗날  슬픔과 고통의 순간이 네게 찾아온다 할지라도

너의 순수한 사랑과 행복한 첫 출발을 회상하며

추운 계절을 지혜롭게 극복하리라고, 아빠는 굳게 믿는다.

 

함께 동봉하는 열쇠는 너에게 주는 아빠의 마음이다.

언제라도 네가 집에 오고 싶을 때, 벨을 누를 필요 없이   

현관문을 열고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너의 방으로 갈 수 있는 열쇠란다.

네가 학교에서 돌아오듯이 그렇게 말이다.

 

아빠는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

딸의 앞날을 보살펴 주시고,

부디 축복하여 주소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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