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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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위의 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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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7-11-16 ㅣ No.2270

시간위의 집, House of the Disappeared, 2016


 


지금까지 본 한국 영화 중에서 시간위의 집만큼 무서운 영화는 아마 처음이지 싶다.

물론 지난 건 다 잊고 지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보는 영화가 더욱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어찌나 무섭던지 차후에 시골에 내려가서 

혹시라도 외딴집에 살 수도 있을텐데,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어찌나 무섭던지 시골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시는 느낌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영화의 주제를 찾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 


 


영화가 어찌나 무섭던지 영화의 주제까지도 찾아낼 여유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 도대체 이 영화는 뭘 이야기하고 싶은 거야? 

이제 주제를 생각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무튼 무서웠다. 특히나 밤에 

혼자서 보니까 더 무섭게 다가왔을 것 같다. 


아무튼 영화의 스토리는 별장처럼 생긴 멋스러운 집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그 집은 처음 그 집을 짓고 살았던 사람과 또 다른 사람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인 미희가 

겪은 일까지 몽땅 미스테리한 사건들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미희가 진짜 살인을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영화의 끝에 보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고 있는데 그 사건의 진실은 

미희가 남편을 살해한 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그토록 미스테리하게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었을까? 그건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의 장면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미희는 어떤 일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성난 남편에게 심하게 맞아서 잠시 기절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녀가 깨어나 지하실에 가 보니 남편은 이미 누군가의 칼에 찔려 있었다. 그런데

아마도 미희는 그게 자신이 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동안

이러저러하게 그 집의 내력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 안에는 이미 그 집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이 악한 어떤 영일 수도 있는 것이 살고 있으면서 그 사건을 주도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희가 25년 전의 그 진실과 마주하고 모든 진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믿어주는 한 신부님 덕분이었다고 생각되었다. 누군가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 줄 

때에 인간은 진실과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 흉가는 25년을 주기로 흉한 사건이 벌어졌고, 바로 그 날이 25년이 되는 그날인데 

그날에  미희의 아들이 이미 늙은 할아버지 모습으로 엄마를 찾아왔다. 그리고 두 사람은 

대화를 이어갔는데 아들의 이야기는 이랬다. 


자기는 이미 죽을 운명이었기 때문에 엄마가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됐다는 것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미희의 아들은 불치병에 걸린 상태였다. 선천성 심장병인가 그랬다.

그러니까 엄마가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 아빠를 죽이지 않아도 됐었다는 것이며, 아들은

오늘은 꼭 그렇게 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부탁하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러나 미희는 말했다.

자신은 엄마라고 ... 오늘도 그렇게 할 거라고 ... 내용은 무섭지만 어떤  면에서는 모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미희의 아들을 죽이려고 했던 미희의 남편은 재혼한 남편으로 두 사람은 각각 아들

하나씩을 데리고 재혼한 상태였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날 재혼한 남편의 아들이 어떤 사고로

죽게 되었다. 그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그 새아버지는 미희의 아들 때문이라고 하며 그 

아이를 죽이려고 했을 때에 아마 미희가 그 남자를 칼로 찔러 죽였던 것 같다.  


아무튼 미희를 믿어주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신부님 덕분에...

그녀는 고해성사를 본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서도 해방이

됐고, 어쨌거나 그게 정당방위었든 아니었든 간에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는 걸 인정하고 그

댓가를 하느님께 받겠다고 고백하면서 영화는 끝났다.


여기까지 생각하며  떠오르는 것은 ...

어쩌면 미희는 25년 전의 그 사건을 진실하게 마주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그 남자를 죽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내 탓이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자신이 죽인 그 남자도 악한 영에 씌었던 것이고, 자신도 악한 영에 씌었던 것이지 ...

그러나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 안에서 25년 전의 그 진실을 솔직하게 마주하고 보니 ...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그랬든 어쨌든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희는 그렇게 그날의 사건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서야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 가장 자유롭게 살 수 있을 때는 ...

어떤 사건을 남의 탓을 하고 살 때에는 절대로 평화롭게 살 수 없다는 것을 미희를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감독 : 엄대웅

출연 : 김윤진(미희), 택연(최신부), 조재윤(철중)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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