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라면 한번쯤 순례하고 싶은 곳이 루르드일 것이다

역시 같은 마음인 내게 루르드는 영화로 왔다

영화는 루르드 순례를 온 한 팀을 보여준다

신부님과 함께 순례하는 평범한 부부, 형제 자매들이 있고

그들 사이에는 휠체어를 탄 사람들도 여럿이 보인다

한가지씩의 소망을 마음에 담아 가지고 왔음직한 순례객들

몸과 영혼에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모인 곳

그들 사이에는 기적을 바라고 온 사람들도 분명 있을 터...

 

휠체어를 탄 여인에게 기적이 일어난다

남의 도움 없이는 먹지도, 눕지도 못하던 여인

그 여인에게 성모님의 음성이 들리고

점차로 기적이 일어나며

혼자 걷고 먹고 행복해 한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이곳에 온 순례객들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어떤 소망을 가지고 왔으며

얼마나 간절함을 가지고 왔는지

얼마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에게 루르드는 어떻게 다가오는지 알고 싶었다

 

기적의 여인 곁에는 휠체어를 밀어주는 노년에 가까운 중년의 부인이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젊은 여인을 안스럽게 여기는 부인에게서

중풍병 환자를 위해 지붕을 뚫고 내려 예수님을 뵙고자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았다

기적을 일으키게 하는 협조자의 모습이다

 

또 다른 휠체어에 앉아 있는 딸과 함께 순례하는 엄마가 있었다

지극한 엄마의 기도로 딸은 잠시 기적을 체험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장애의 모습이 다시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물 위를 걷던 베드로가 떠 올랐다

예수님을 향하여 물 위를 잘 걷던 베드로는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면서 물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함께 온 순례객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었다

몸과 영혼이 아픈 모습

기적을 바라는 모습

애정 어린 모습

호기심 가득한 모습

소문을 쫓는 모습

기적을 보면서 박수를 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질투가 일어나는 모습

실망하는 모습

하느님의 뜻을 이해할 수 없어 하는 모습

믿음과 신뢰가 부족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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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다양한 모습을 한 나는 영화 루르드 앞에 서 있다

  

 

 

 

(사진. 서영필 안젤로 신부님)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복 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 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