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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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게 다행이라~ 굳! 성지순례 ♬ 양근성지/어농성지/요당리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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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1-07-13 ㅣ No.99849

 

 

 

몇년전 울뜨레아 회합 시간을 시작하는데..

"지가 오늘 큰 기적을 체험하고 시방 도착하는 데유~!"

라며 허겁지겁 정시에 도착하는 춘복씨(안드레아)를 기억한다.


기적의 내용인즉~

"오늘 멀리 충청도 쪽까지 물류 배달갔다가 회합시간에 맞춰 오는데

차가 얼마나 막히는지 이리저리 돌아돌아 오며

"하느님~ 지발 늦지않게 도착할수 있게 해주세유 ~!"하고 다급하게

기도했더니

"아! 글쎄 어디로 어디로 돌아오는데 길이 확 뚫려 이리 시간맞게 도착했시유~!

아멘!" 하길레....


ㅍㅍㅍㅍ~~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난 또! 무슨 홍해바다라도 갈라진 기적이 일어났나 하고 기대했는데..."

몇년의 시간이 지난 요즈음에사...


리노할배와 나도 일상속의 자잔한 기적들을 체험하면서 우리둘의

발걸음 발걸음 함께 참말로 하느님 동행해주심을 감사하고 두려워 하며

춘복씨의 하느님찾는 믿음의 나라를 더 우러러 보게되었다.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순례길 신덕,. 망덕., 애덕 고개를 넘어 가면서부터~

엊그제 다녀온 이천 어농성지에서의 일까지 주님함께 걸으시며 깨우침 주심이다.


보름 여전부터 왼쪽 귀가 먹먹하고, 감각도 없는것 같고 마비가 오나? 싶은 마음이

드는데 여엉~ 기분이 개운찮아 컨디션까지 바닥을 치는 것이 몇년전 두번의 뇌수술 자리에

무슨 이상이라도 생긴건가 ? 싶어 한없이 우울하게 가라앉다가도...


"아니야~ ! 5년전에 죽을 목숨 더 함께 어우러져 살게해 주신것도 감사한데..

나름대로 소박하고, 여유롭고, 자잘한 행복 누리며 살아올수 있었음에 미련은 갖지

않게 해 주시라고 우리주님께 기도드리며 안정을 찾아가던 요즈음 이었다.


토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방송미사를 드리고...

또 부지런히 김밥6줄을 온갖 재료 다 넣어 해비급으로 싸고..

다시 잠들은 할배를 깨우며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양평에 자리한 버드나무가 많은 동네에 있는 양근성지를 향해 또 달려갔는데.

넓은 단독집 안마당 같이 단아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성지엔 붉은 벽돌의 아담한

성전과 하늘 높이 달려계신 예수님 상이 철탑높이까지 멀리서도 우러러 보인다.


충청도와 전라도의 신앙의 모태가 되었다던 양근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자였던 이승훈 베드로와 권철신. 권일신 등의

여러분들이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바치는 신공과 함께 열심한 신앙생활로

2년동안 사제없는 땅에서 모방성직 을 하며 지냈던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시작하려 제 1처 주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고개숙이는데...

"순례오신 분들은 빨리 차를 빼서 퇴장해 주십시오.. 미사가 끝났으니 더 이상

성지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 라는 방송이 몇차례 나오면서 관리자 까지

나오며 코로나 때문이라고 미안해 한다.


빗방울 까지 오락가락 .... 2시간여를 달려온 길에 2십분도 채 못있고

쫓겨나오며 "그래도 동쪽으로 동쪽으로 달려오는 동안 서쪽과는 달리

고요하고, 적막한 풍경들이 청량감으로 가득채워 주었음을 위안으로

삼고 멀리 또 이천 어농성지를 향해 달려갔다.


원래는 사진으로 본 어농성지는 농경지 한 밭뙈기에 예수성심상 정도의

허허벌판이라 여겨서인지 제일 마지막으로 순서를 정해 놓았던 곳이다.

한덕골 성지를 찾느라 고생하고 애먹었던 게 생각나서...


한시간 반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멀리보이는 이천 산속에 자리한 어농성지는

예수성심상 한분과 다 낡은 가건물 한채. 그리고 옆으로 보이는 얼기설기 뻗어있는

통신망 철탑...

"아! 역시 그러네... 생각대로 "


뜨거운 햇살아래 공사용 트럭 한대 주차해있는 옆으로 나무 아래 차를 주차하고

내려 올라가는데 ...

어째 좀 이상하다."


십자가의 길로 연결된 긴 오솔길 사이로 오른쪽 산기슭에 평안하고 시원스레 생긴

성전이 오롯하게 앉아있고. 그 너머로 그옛날 순교자들을 달구었던 갖가지 형구들과 형틀들이

노천 산등성이에 전시되어 있다.

밧줄로 엮겨 끌려가는 사진들까지 그날의 참혹하고 암담함을 보여주는 것같아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왼쪽 산기슭 높다란 곳엔 조선땅 최초로 입국한 중국인 사제 주문모(야고보)신부의

동상과 무덤함께 윤유일 최인길 지황 순교복자분들의 묘가 나란히 누워 계셨다.

고개 숙여 묵념하고 또 산을 오르니 산기슭 높은 곳을 또 다른 십자가의 길이

이어지고 있어 일부러 험한길을 오르며 미안함을 기워 갚기라도 하는 마음으로

기도의 길 완주해 내었다.


내려가는 길은 왔던 길로 도로 내려가든지.... 더 위로 오르는 순례의길 팻말따라

가든지... 자유인것 같아서 온 김에 등산겸 올라가보자고 할배와 합의를 했는데

갑자기 후두두둑~~ !! 떨어지는 빗방울... 우비도 있으니까 그냥 갈까 하다

"아니야! 생각지도 못했던 이렇게 크고 넓은 어농성지를 만나게 될줄이야..!!

. 차라리 아까 양근성지에서 쫓겨났던게 전화위복 같으네...하하~"


어디앉아 밥이라도 먹고 가야될텐데.... 하고 긴 길따라 내려오는데 빗방울은

더욱 세차게 내려댈 기세다.

"조오기 ~ 매점 천막 차양 아래앉아 김밥을 먹고 나면 아마도 비가 게일걸..."

할배의 농담같은 진정어린 말에...

"거기.. 내맘대로 되나? 하느님께서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로 안되재.."


어마어마하게 쏟아져내리는 장대비속에 앉아 침묵하는 숲을 바라보며

싸간 김밥과 야채과일 도시락을 여유롭게 먹으면서도 계속 비가 쏟아지면

우비를 뒤집어 쓰고라도 차로 달려가리라.! 우중속에서도 작은 행복으로

충만했다면 남들에겐 웃기는 소리인가? 

 

그런데!! 오!! 맙소사!!

밥을 다 먹고 났는데 해가 쨍~ 비가 그쳤다.! 세상에!

이때 퍼뜩 춘복씨의 기적 사건이 머리를 쳤던 것이다.

남들은 믿거나 말거나~~ 할배와 할매 둘만의 홍해바다 기적같은...


시간은 오후 3시 30분!

집으로 네비를 찍고 달려가면 5시반. 해도 길고 매주 반복되는

성지는 이번주로 모두 끝났다고 되뇌이는 데....


마지막 하나 남은 화성시에 자리한 요당리 성지를 들러 보자고

할배를 채근하니..


"상대방은 전혀 생각안하네..."

응? 기분이 쪼매 안 좋은가? 하긴 그렇지... 칠순의 중반에 하루종일 차를

몰아댔으니...

"미안하요. 이왕지 나왔으니 다음에 올라믄 더 힘들것 같아 그랬네요

그냥 집으로 찍고 갑시더."

그말에... 마음약한 리노할배 요당리 화성성지를 또 누르고 달려간다.


요단강너머 행복을 찾아간다는 개신교 노래가 생각나는 요당리 ?성지는

할배의 말을 빌리자면 그동안 주욱 경기도 수원교구내 성지를 거의 다

순례를 해봤어도 이렇게 완벽하게 꾸며진 성지는 처음이다 라며

입에 침이마르도록 감탄을 해댄다.


앞정원은 꼭 안성의 죽산성지와 흡사하고,. 성모님 상은 남양성모성지의

꼬마아이가 치마차락 잡고 매달려대는 모습하며,.

저 멀리 높이 달려계신 예수 십자고상 아래론 순교성인들의 넋들이 잠든 묘들이

나란히 누워있다.


장주기 요셉성인과 장씨집안의 사람들과 특히 앵베르주교님이 박해때 피신해 와

순교하신 얼이 서려있는 곳이라 한다


십사처의 조각상들 또한 특이하다.

제1처 두 손목에 밧줄이 꽁꽁묶여있는 돌 조각상으로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케 하는 것을 시작으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하는 조각상은 손바닥에 커다란 쇠못이

쾅~ 박혀있는 모습으로 상상속 예수님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어지는 듯한

찡한 기도가 하늘문 두드려 댄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끝내고 성전을 둘러보고있는데 또 방송이 흘러나온다.

"오늘은 문닫을 시간이오니 차를 주차한 차를 빼기 바랍니다."

처음서부터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한 순례길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거의 모든 성지들이 5시면 퇴장을 명하는데 요당리 성지는 5시 30분에

문을 닫는게 그 또한 하느님 우리 정성 생각해주시는 배려라 느껴져

또 감사드려보는 토요일 저녁시간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앞으로 2시간 20분 정도가 남았지만

그래도 리노할매는 비 개인 하늘같은 청명함으로 날개를 달아 나른다.

할배는 그랬기나 말거나.....!!

아마도 할배도 내캉 같을 끼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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