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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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술을 부리는~ 라면 상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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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3-11-25 ㅣ No.58949

  † 그리스도의 향기     

 

 

 새벽에 꽤나 굵게 비가 내렸는데요 지금은 그쳤는지 모르겠네요.

 

 이른 출근을 한 남편 대문 앞 배웅을 하고 전 지금 이렇게

 

 게시판 가족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잘 지내셨나요?  건강함의 안부 인사 여쭤봅니다.

 

 

 가을 끝에 잠시 잠시 파고든 차가운 바람은 종이컵 위 하얗게 피어난

 

 오뎅국물에 잠시 녹아나고 온기를 느끼게도 하지만... 요즘 날씨

 

 길가 옆 높게 서 있는 은행나무의 노란 잎들을 모두 떨구는 기세로 보아

 

 쌩~ 한 한기로 겨울이 곧 찾아올 것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이번 주가 연중 마지막 주일이군요.

 

 그리스도 왕 대축일

 

 섬김을 받음이 아니라 섬김을 하셨던 그 분은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사람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바로 주님으로 모셔야 한다고.

 

 

 추워지고 있는 날씨에 情은 우리들의 외투처럼 더욱 두터워만 집니다.

 

 정말 그런 분들이 있을까?  때론 감동도 받아가며

 

 닮아가고 싶은 마음도 들게 합니다.

 

 

 각박해지고만 있다는 지금 이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넘쳐나길 바라며 여기에 한 편     올려 봅니다.

 

 세상 안에 계신 또 다른 예수님의 이야기를요.

 

 

 『 요술을 부리는 라면 상자 』

 

 나의 고향은 강원도 산골 이었다.

 

 초등학교는 십리길을 걸어서라도 다닐 수 있었지만

 

 중학교를 다니기에는 우리집이 너무나 외진곳에 있었다.

 

 나는 중학교 뿐 아니라 고등학교,대학교 까지 다니고 싶었지만

 

 부모님은내가 농사꾼으로 남기를 바라셨다.

 

 "아버지 저 서울로 나가겠습니다. 학비는 안 주셔도 좋아요.

 

  제가 나가서 일하면서 공부하겠습니다."

 

 아버지는 당신의 뜻을 따르지 않은 아들을

 

 떠나는 날 까지 쳐다보시지도 않으셨다.

 

 무일푼으로 타지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열 넷이라는 나이만이 내게 용기를 준 것도 같다.

 

 "저...아저씨 일자리를 구하는 데요."

 

 "..뭐라고 ? 너같은 조그만 꼬마가 무슨일을 하려고? 너,집나왔구나!"

 

 일주일이 가도 같은 결과의 반복이었다.     

 

 서울에는 일자리가 많을거라 생각한 것이 착오였다.

 

 떠나올 때 어머니가 싸주신 누룽지 말린 것과 약간의 돈도 거의 다 써갔다.

 

 마음이 답답했다.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여기저기 골목을 헤메고 다니다

 

 작고 허름한 인쇄소 앞을 지나게 되었다.

 

 "저 일자리 없을까요? 무슨일 이라도 좋아요.

 

  아저씨,일하게 해주세요."  핑 쏟아지는 눈물.

 

 "배가 많이 고픈가 보구나 . 울지말고 들어와 보렴."

 

 기름 때가 시커멓게 묻어있는 벽,

 

 여기저기 잘린 종이 조각들이 널려있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아저씨는 작은 곤로에 라면을 끓여 내게 내밀었다.

 

 허겁지겁 라면을 먹어 치우자 아저씨는

 

 나에게 이것 저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너, 어디     잘 데는 있니?"   

 

 "...아니요, 놀이터에서도 자고..."

 

 "음 그러면 우리 인쇄소에서 일을 하거라.

 

  나중에 학자금이 모아지면 낮에는 일을 하고

 

  야간에는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주지."

 

 김씨라고 불러달라는 그 아저씨 덕분에 그 날부터

 

 나는 인쇄소에서 일을하게 되었다.

 

 그 분이 퇴근하고 나면 나는 캄캄한게 무섭기도 했지만

 

 노래를 부르며 무서움을 이겼다.

 

 쌀은 비싸기 때문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찬 바닥에

 

 스티로폴을 깔고 자야 했지만 조금만 참으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충분히 참아 낼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나고 월급을 받았다.

 

 나는 라면 한 상자를 사다놓고 나머지는 몽땅 저금을 했다.

 

 나는 신이 나서 일을 했다. 한 달이 또 지나갔다.

 

 두 번째 월급을 받기 며칠 전 저녁을 먹기위해 라면 상자에 손을 넣어보니

 

 라면이 두 개밖에 없었다. 나는 그 중에서 한 개를 꺼냈다.

 

 다음 날이 되었다. 라면 상자에 손을 넣었다.

 신기하게도 라면 두개가 그대로 있었다.      

 

 "분명히 어젯밤에 하나를 끓여 먹었는데... 손에 닿지 않게 숨어 있었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나를 꺼내 끓여 먹었다.

 

 하루가 또 지났다.

 

 저녁이 되어 나는 마지막 남은 라면을 먹기위해서 상자에 손을 넣었다.

 

 하나만 있어야 할 라면이 또 두 개였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상자를 아예 다 열어보았다. 아무리 봐도 라면은 두개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 상자에 스무개 밖에 안되는 라면을

 

 나는 삼십 일이 넘도록    먹은 것이었다.  

 

 다음 날 나는 하루종일 라면 상자가 있는 쪽에서 일을 했다.

 

 대강은 짐작이 갔지만 어째서 라면이 줄어들지 않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저녁 퇴근 시간 무렵, 김씨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동식아, 요 앞 가게에 좀 갔다올래?"

 

 나는 인쇄소 밖으로 나갔지만 가게에 가지않고 유리창 너머로

 

 라면상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시던 아저씨가 라면 상자 쪽으로 걸어가셨다.

 

 그리고는 라면를 한 개 꺼내 상자 속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시며 걸어나오셨다.

 

 어린 사남매와 병든 아내 때문에 월세 단칸방에 살고 계신다는 김씨 아저씨...

 

 나는 그날 아저씨의 심부름을 잊은 채 인쇄소 옆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 (성서주간) 복음말씀:

 

            요한 복음 18장 33절 - 37절 』

 

 그 때에 빌라도는 예수께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그것은 네 말이냐? 아니면 나에 관해서 다른 사람이 들려준

 

 말을 듣고 하는 말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빌라도는 "내가 유다인인 줄로 아느냐? 너를 내게 넘겨준 자들은

 

 너희 동족과 대사제들인데 도대체 너는 무슨 일을 했느냐?"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니다.

 

 만일 내 왕국이 이 세상 것이라면 내 부하들이 싸워서

 

 나를 유다인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했을 것이다.

 내 왕국은 결코 이 세상 것이 아니다."

 

 "아무튼 네가 왕이냐?" 하고 빌라도가 묻자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왕이라고 네가 말했다. 나는 오직 진리를 증언하려고 났으며

 

  그 때문에 세상에 왔다. 진리 편에 선 사람은 내 말을 귀담아 듣는다."

 

 

 to.

 

 정말 저런 이야기가 실화일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만들어 쓰여진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눈물 짜내려 지어낸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릴 시기를 앞두며..  내 주변에

 

 이미 와 계신 또 다른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가난한 내 이웃들을 거두는 사람들에게서 이미 우리 곁에 와 계신

 

 웃음 가득한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날씨가 점점 더 추워지겠지요?

 

 얇은 옷을 하고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내 이웃들을

 

 살펴볼 수 있는 날들이 게시판 가족 분들과 함께 하길 바라며

 

 다음 주에 다시 뵐께요.     건강하세요...

 

 

         -  2003년  11월 25일  화요일 아침에  -

 

  ...  나누면 더 커지는 따뜻함을 생각하며  나탈리아 올림.

 

 

 P.S: " 백점 맞기도 어렵지만 정말 이 점수도 얻기 힘들지요.

 

        초등학교 1학년 효선이는 빵점 맞은 수학 시험지를

 

        학교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얼굴도 벌겋게 상기되고,  코도 빨개진걸 보면...

 

        어지간히 엄마에게 혼이 난 모양이예요.

 

        그도 그럴 것이 같이 공부한 소연이는 백점을 맞았거든요.

 

        괜히 내 교실에 와 풀 죽은~  얼굴을 하며

 

        무엇인가를 나에게 마냥 이르고 있는 듯 합니다.

 

        자기를 직접 가르치지는 않지만 예뻐하는 걸 아는가봐요?

 

        그래서 안아주며 그랬지요.

 

        " 괜찮아. 이게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데...

 

         선생님도    어려워 못 풀겠다. "

 

        목소리 한껏 높여가며 고 녀석에게 말했더니 그제야 웃더군요.

 

        고 얼굴 쳐다보니 내 품 안에는 한 천사가 있었습니다.

 

        며칠 뒤면 기말고사 시험볼 때입니다.

 

        시험에 힘들어 할 모든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화이팅~~~! 이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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