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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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살다가자~ 니캉내강 둘이서 ~! 남한산성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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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1-06-08 ㅣ No.99782

 

 

 

"야옹~ 야옹~" 사알살 검정고양이 한마리가 다가온다.

리노할배가 볼세라 요놈이 얼른 딴데로 가주기를 바랐지만서도...


"어? 고양이네~~ '나비야~~ 나비야~~' 이 산 꼭대기에

먹을게 없을텐데 어디서 왔지?"


주일새벽 7시 미사를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꼭두새벽같이

일어나 싸둔 김밥이며 과일야채통을 챙겨 쌩~하니 떠나 오른

남한산성 성지 순례길이다.


많은 순교선조들께 인사드리고 묵상하며 오른 십사처의 길은 참으로

넉넉하고 평안하고 뿌듯하다.

온~ 산 하나를 다 돌도록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상처

깊이 새겨주소서~♪"를 노래하며 오늘도 무한한 은총속 작은행복으로

충만해진다.


다섯가지 등산로중에 3코스(2시간-3시간)를 오르기 시작하여 현절사~

벌봉~장경사~망월사~ 지수당~남한산성세계 유산센터 를 돌아오는 길을 택하여

칠순의 몸으로 오르기에는 무리일텐데도 그동안 쌓은 경력?만 믿고 강행해보는...

그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주님께 부탁드리며 오르는 숨찬길이다.


헉 헉~~ 학학~ 거려대며 간신히 올라 여유롭게 자리잡고 앉아

김밥과 함께 힐링의 시간속에 잠기려 하는데 요놈의 고양이가 나타난 것이다.

"내유동 골짜기서만 해도 징그러 죽겠는데.... 니까지 와 여기서 낑길라꼬 하노!"


'얘들아!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을것이지만 ... 저여자를 말리지마라.

나의 장례를 위해 그 비싼 나르드향유를 발라주는 저 가난한 여자의 마음을..'의 성서

구절이 그순간 떠올라 중얼거려대며


"그래! 대한민국 온 구석구석에 배고프고 가난한 니네들이 없는데 없으니...

리노할배요. 내 김밥두개 던져주소. ... 삼백 데나리온 보다는 한참 모자라더라도.."


어라?...리노할매가 우짠일인가 싶어 얼른 받아 살코기풀어 헤쳐 건네주며 할배가

"나비야~ 나비야~ 오늘 생일맞았네."


머리위 까마귀떼들도 까옥 까옥 거려대며 오두방정들 떨어대는 소리에

내유동 골짜기 뻐꾸기 들 생각나

"야~ 저리 빨리 안갈거야?"....


4개문중에 동문앞을 내려오며

"아까 길가르쳐주던 경찰아저씨 말듣고 쉬운코스(1시간)로

갈껄.. "을 중얼거리며 억울해하는 리노할배를 토닥이며 ...


"그래도 심청이 아부지처럼 봉사는 아니라도 공양미 삼백석을

성모님께 봉양한 정성도 있고 ...

거게다 묵주알 바윗돌 어루만지며 20단을 온 산을 돌아돌아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부르며 고개숙여 버텨내던 저력도 있다 아이요?.."


2주전 다녀왔던 남양성지는 성모님의 소리없는

그윽함이 복수초 향기속에 아우라져

"그래 너희 왔구나~ "반갑게 맞아 주었지.


화장실을 다녀오고, 촛불 봉헌대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올라오지 않고

안내판앞에 서서 있던 리노할배가 거짓말 좀 보태 해질녘에 올라와서는

"이 성지에 대성당 짓는데 벽돌한장값이라도 봉헌을 해야 될것 같아"


이미 봉헌의 서약을 성모님께 드린 모양새로 할매의 의중을 물어와서

"아니~~ 저어 산등성이 꼭대기에 어마어마하게 웅장하게 서있는 성전이

다 완성되어 서 있구만... 뭔 벽돌이라요?..."


"작고 가난한 성지들이 부지기수던데 그런데 봉헌하지..."하며 시큰둥하게

대꾸도 안했던 성지에서의 일인데...


몇날을 생각이 떠오르는 마음속엔..

"맨날 고마우신 성모님께 드리는 마음의 벽돌한장을 세상잣대속에 맞추어

부자성지엔 좀 그래... 망설였던 마음이 참으로 못나고 부족했다는 깨달음이 왔다.


남한산성 고갯길 앉아

"리노할배요. 저번에 말한 벽돌한장 봉헌금 봉헌해야제..

안 하믄 눈 못뜰낀 데... 우짜요.


공양미 삼백석 약속해놓고 인당수 푸른물에 하나뿐인 딸래미까지

던져가며 약속지키려 두려워하던 심봉사의 부처께 대한 믿음처럼

성모님께 드린 약속도 얼매나 큰데 .... 지금에사 깨쳐진다 아이요"


인당수 청정해역에 한떨기 연꽃으로 피어오를 우리들의 삶을

한세상 알콩달콩 살다가 하느님 앞에 두손 잡고 가자꼬요.


리노할배

니캉 내캉 둘이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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