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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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예수회 수사님께서 주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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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4-11-29 ㅣ No.592

제가 사는 동대문구에는 가난한 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답십리 굴다리에서 주로 점심을 제공하는 최 모 목사의 '밥퍼'이고 또 하나는 용두동 소방서 옆에 '작은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조그만 식당 '소망의 집'입니다.

식사 때만 되면 그곳에는 항상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저는 당시 동대문의 지역신문에 관여 했는데

하루는 여기자가 최 목사님의 '밥퍼'를 취재해 와서 신문에 크게 실었기에

"왜 거기만 신문에 크게 내 주냐?, 천주교에서도 작은 예수회가 용두동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는데 다음에는 거기를 취재해서 똑 같은 크기로 신문에 내라"하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그 여기자를 데리고 용두동에 있는 작은예수회 식당을 찾아 갔습니다.

제 딴에는 '내가 믿는 천주교에서도 좋은 일을 한다'하고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헌데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여 보니 식당종업원 같은 허름한 차림의 남자가

자신이 바로수사님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뭐요? 취재를 한다구요. 안됩니다. 사진 찍지 마세요" 하시는 거에요.

제가 "저도 도미니코라는 본명을 가진 신자입니다. 그래서..."하며 설명을 하려는데 중도에서 그 분께서 내 말을 끊으시면서

"신자시라니까 아실만한 분이 왜 그러세요? 이 분들 밥 잡수시는 장면이 신문사진에 나 보세요. 이 분들 자존심이 상하실꺼 아닙니까? 우리는 이 분들 자존심을 상치않게 하기 위해서 한끼에 2백원을 받고 파는 겁니다. 형제님 그냥 가세요. 이 분들은 사서 잡수시는 겁니다. 거저 얻어먹는 분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렇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오는데 그 여기자가

"선생님. 저도 천주교에 입교 할래요. 저를 인도해 주세요"

갑자기 그러는 겁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저요, 지난번 밥퍼 기사 취재를 갔을 때요 그쪽에서 너무 융숭한 대접을 받았거든요. 신문에 잘 내달라는 뜻 아니었겠어요? 하지만 오늘 저는 남을 위하는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정말로 감명깊게 깨달았습니다.

선생님. 저도 성당에 나가고 싶어요. 천주교가 좋아졌어요" 하는데 눈물이 글썽 하더라구요.

 

용두동 작은예수회 수사님 홧팅!! 덕분에 저도 많이 깨달았구요. 그 여기자는 영세 후에 시집 가서 레지오까지 하거든요.

지금도 2백원 받습니까? 그 밥 맛 있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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