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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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독증 극복기 * (영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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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5ye] 쪽지 캡슐

2023-11-06 ㅣ No.2620

이번 주말에는 대구 오오극장(독립영화전용관)에서 프랑스 끌로드 샤브롤 감독의 다양한 주제영화 5편을 봤는데 그중에서 저는 난독증 열등감이 가져온 비극을 그린 영화 '의식'이 가장 인상적이었답니다.

참고로 이 영화와 난독증을 극복한 김하종(Vincenzo Bordo)신부님의 은혜로운 글을 소개합니다.^^

 

   

 

 

   

              난독증 극복기 / 김하종신부

 

 저 김하종(Vincenzo Bordo)신부는 난독증을 겪고 있는 장애인입니다. 난독증이란, 평범하게 책을 읽어 내려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쉽게 읽을수 있어도 문장 전체의 뜻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입니다. 

 

학창시절에 저는 이 장애로 정말 고통스럽고, 좌절감도 많았습니다. 학우들보다 몇배 더 책을 오래 읽고 노력을 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암기하는 것이 어렵고, 집중하기도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바보고. 정신적으로 뒤쳐지고, 이해력이 떨어지고, 다른 학우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멍청이로 느껴졌고, 남들보다 못하다는 굉장한 열등감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참 많이 고통스러웠고 고통속에서 저는 점점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고통으로 인해 저는 단단해졌고 지금의 저로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삶의 목표를 실천했습니다. 오로지 어려움을 겪는 꼴찌들,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신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여러 번 제 자신에게 되물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전념하는 걸까? 왜 고등학생 때도 그렇게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에 투자했었을까? 다른 친구들처럼, 신나게 놀러 다닐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신부가 되어서도‘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카리스마를 가진 오블라띠 선교수도회를 선택했을까? 왜 이 땅 한국에 오자마자, 많은 노력과 희생을 바쳐서, 독거노인과, 버림받은 청소년들, 거리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념하며 살고 있을까? 왜 노숙인, 소외된 이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살아야하나,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나 또한 ‘난독증’이라는 장애를 통해 많이 고통스러웠고, 바로 그 고통이 나를 더욱 견고하게 다듬어 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심각한 상황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대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고통이 피부로 와 닿았습니다. 말이나 설명 필요 없이 그의 고통이 곧 저의 고통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와 같은 아픔과 소외되었던 시간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저를 고통속에 머물게 해주었던 이 난독증을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그것을 이겨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3가지가 있습니다. 

* 첫 번째는 제 부모님이십니다. 조금‘느린’아들 앞에서, 포기하지 않으셨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셨습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이 저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였고 한계들을 스스로 극복할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 두 번째는 제 친구들입니다. 제가 조금 낯을 가리고, 수줍어하고, 마음이 닫힌 아이였지만, 저를 소외(왕따)시키지 않고, 오히려 우리 집에 찾아와서 저를 밖으로 끌어내어 같이 신나게 놀아주고 항상 저를 초대해주었습니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제 자신 안에 갇혀있지 않고 , 어둡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 세 번째는 저의 강하고, 결단력 있고, 도전적인 성격입니다. 난독증이 가져오는 어려움들 앞에서 저는 한 번도 주저앉은 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용기 있게 상황에 굴하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많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체험으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난독증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2002년 정도에 알아보았는데 한국에 난독증 관련된 책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잘 모르는 문제였습니다. 너무 놀랐습니다. 그때부터 봉사자 몇 명 모여서 이탈리아 대사관의 도움으로‘난독증이야기’라는 책을 지원을 받아 번역하였고 각 학교에 보내드렸고, 강의를 하러 방문을 시작했습니다. 2002년에는 한국난독증알리기운동본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관련 책도 번역하고 강의도 많이 하여 외부에서 국제적인 난독증 세미나도 진행했습니다.

 

 그때부터 난독증 어린이와 부모님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전문적인 상담과 전문학습 방법도 알려주고, 저 김하종 신부를 보면서 난독증도 극복할수 있다는 희망을 주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난독증 어린이와 부모님이 저를 보면서 큰 희망을 품었습니다. 적극적인 홍보기간을 통하여 지금은 많은 전문 난독증(언어학습장애)교육센터도 있고 실제로 아이들이 그곳에서 즐겁게 학습하고 건강한 성장을 합니다. 이렇게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수 있어서 저는 참 행복합니다.

(출처: 김하종신부님의 페이스북에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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