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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트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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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6-12-20 ㅣ No.2160

바베트의 만찬  

 

 

 

 

감독 : 가브리엘 악셀 

출연 : 바베트 역 / 스테파니 오드런, 필라파 역 - 보딜 카이어

       마르티나 역 - 버짓 페더스피엘, 로렌조 로렌하임 역 - 자를 쿨레

       파핀 역 - 장 필립 라퐁

 

처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주제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가슴에 와 닿는 무엇은 있었지

만 왠지 그보다 더 큰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며칠을 바베트의 만

찬 영화를 생각하며 지냈다. 그리고 감상문을 쓰려고 할 때 한 주제가 떠올랐다. 예수님께

서 제자들과 함께 하셨던 최후의 만찬 장면이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베푸신 최후의 만찬의 의미는 지금도 가톨릭 교회에서는 미사를 

통해서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바베트의 만찬 이 영화는 우리들에게 최후의 만찬의 진

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자는 의미를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되었

다. 이 영화는 개신교인과 가톨릭 신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개신교는 가톨릭 교회

의 형제 종교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없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가톨릭  교회에서만 있

는 영성체가 그들에게는 없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영화를 감상해 보니 크게 와 닿는 것이 있었다. 역시 영화는 주제를 

잘 파악하고 두 번 이상 봐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두 번을 보니

영화의 맛이 무엇인지 영화의 매력이 무엇인지가 느껴졌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외딴 마을에 나이가 지긋한 두 자매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세례명은 마틴 루터와 필리

프 마란츠톤 이름을 딴 마르티나와 필라파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시간과 적은 수

입으로 선행을 베풀었죠. 그들의 아버지는 목사였고 경건한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는 존경

받았지만 약간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죠. 그는 늦게 결혼했으며 오래 전에 죽었습니다.


신도들은 해마나 줄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함께 모여 말씀을 읽고 묵상했으며 그들과 함께 

성령을 찬양하였습니다. 자매에겐 가정부가 있었는데 바베트라는 프랑스 여자였죠. 황량하

고 외진 곳에 사는 두 청교도 숙녀들에게 프랑스 가정부라니 이상하죠? 거기 바베트가 살게

된 사연은 자매의 은밀한 추억이 있죠. 


 


두 자매의 처녀시절 모습은 꽃피는 과일나무 같았습니다. 파티나 무도회에서는 그들을 전

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그들을 만나러 교회로 오곤 했습니다. 


성가 

주여, 당신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옵소서. 자비를 베푸사 죄인의 사슬을 끊으소서. 그리

여 주가 우리와 함께 계신 것을 알게 하시고 주를 믿는 자 안에 거히심을 알게 하소서. 

 

목사에게 세속적 사랑과 결혼은 가치없는 허무한 것이었죠. 

- 내 소명에서 딸들은 내 오른팔과 왼팔일세. 그들을 내게서 빼앗아 가겠나? 

이렇게 두 딸에게 청혼이 들어오면 아버지가 거절했죠. 딸들의 생각과 전혀 관계없이 ...

 

두 처녀의 아름다움은 바깥 세상에 있는 두 젊은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한 명은

로렌조 로벤 헬름이라는 장교였다. 주둔지에서 즐겁게 지내느라 그는 많은 빚을 지게 됐죠.

그래서 그의 아버지가 3개월간 숙모집에 보냅니다. 거기에서 '네 행동에 대해 반성할 시간

을 가지라'고 그래서 나아지도록 노력하라고... 

 

거기에서 그녀를 본 순간 그의 눈앞에 펼쳐진 건 빚 독촉이나 훈계없이 천사와 함께 하는 

고귀하고 순수한 생활이었죠. 신앙이 돈독한 그의 숙모 덕에 그는 목사관에 다닐 수 있었죠. 


성가 

빵을 구하는 어린이를 냉대하지 말지어다. 

 

형제 자매 여러분, 자비와 진실은 함께 합니다. 정의와 평화는 하나입니다. 

 

그는 여러 번 방문했지만 점점 자신이 하찮게 느껴졌습니다. 그리하여 로렌조는 떠납니다.

"전 영원히 여길 떠납니다. 다시는 당신을 못 만나겠죠. 인생은 험난하고 무자비하며 세상

에는 불가능한 일도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하느님의 길은 바다와 눈덮인 산까지 미치며 사람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멘. 

 

- 로렌조, 어떻게 중령이나 돼서 그렇게 물러날 수가 있나?

- 그것도 죽에 소금도 안 치는 종교적 우울증 환자들에게 말야. 그 아름다운 모습이 안 

  지워져. 서부 해안에서의 일들은 잊겠어. 이제부턴 뒤가 아니라 앞만 볼 거네. 

  나의 임무에 충실하고 언젠가 세상에 이름을 날리겠네."


그래서 그는 소피아 여왕을 모시는 아가씨와 결혼했다. 그 당시 궁전에서는 경건함이 일종

의 유행이어서 목사관에서 익힌 경건함 말투로 덕을 보았죠. 


1년 후에 더욱 유명한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파리 오페라 가수 아킬 파핀으로 스톡홀름의

로얄 오페라에서 공연했죠. 파핀은 목사의 딸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고 했고 열심히 했는

데 ... 그녀는 노래 연습을 그만두겠다고 아버지께 말합니다. 


"사랑으로 하나가 돼요. 사랑으로 하나가 돼요." 파핀의 노래 


그리하여 아킬 파핀은 첫 배를 타고 파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은 두 자매

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이때 바베트가 찾아옵니다. 그러니까 세월은 흘러 1871년 9월 어

느날 밤입니다. 바베트가 가지고 온 편지 내용입니다. 


 기억하겠소? 당신을 생각하면 내 마음에 계곡의 백합화가 피어난다오. 한 프랑스인의 

열정을 기억하며 이 프랑스 여인의 인생을 구해줄 수 있겠소? 편지를 전한 바베트 헤르상

트는 불행한 운명을 지니고 파리에서 도망쳐야만 했소. 거기에서 내전이 발발했는데 그녀

의 남편과 아들이 총에 맞아 사망했소. 가까스로 갈리페트 장군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그녀

는 모든 것을 잃어 도저히 프랑스에 머물 수가 없다오. 그녀의 조카가 그곳으로 가는 배의 

요리사로 일하고 있어서 그녀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었소. 


그녀가 내게 덴마크에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을 때 즉각 당신의 모습이 떠올랐소. 필라파

양, 지난 35년간 ... 당신 노래가 파리의 오페라에 울려 퍼질 수 없음을 슬퍼했소. 하지만 오

늘밤 당신은 분명히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겠죠? 팬들에게 잊혀진 외로운 나는 당신의 선

택이 옳았음을 알겠소. 명예와 영광은 다 부질없다오. 우릴 기다리는 건 무덤뿐이니까. 하지

만 이걸 쓰다보니 무덤이 끝이 아닌 것 같구려. 천국에서 당신 노래를 들을테니 그곳에서 당

신은 신이 만드신 위대한 예술가가 될거요. 천사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요? 바베트는 요리

를 잘 합니다. 한때 아킬 파핀이었던 친구의 간청을 받아주기 바라오. 


그러나 가정부를 둘만큼 수입이 넉넉치 않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바페트는 급료없이 파핀

씨의 훌륭한 친구분들을 섬기겠다고 한다. 거절하면 자기에게는 죽음 뿐이라고 하며서 ...

아무튼 그렇게 해서 바베트는 두 자매와 함께 살게 되었다. 


그리고 두 자매는 바베트에게 요리를 가르친다. 요리를 잘 한다고 분명히 편지에서 이야기

를 했는데도 요리를 가르치는데 ... 훌륭한 요리사인 바베트는 열심히 가르치는 대로 잘 배

우고 있었다. 이런 바베트의 모습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 다 알고 있다고 그들을 무

시하거나 하지 않고 겸손하게 그들의 가르침대로 잘 배운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한 장면은 이 두 자매로부터 음식을 얻어 먹는 한 노인의 기

도와 표정인데 처음 영화를 시작하면서 두 자매는 이 노인에게 음식을 나눠주었다. 노인은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바베트가 온  이후는 바베트가 만든 음식을 얻어 먹었는데 얼마나 

그 음식이 맛이 있었는지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이렇게 드렸다.


노인의 기도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히 함께 있나이다. 아멘. 

바베트를 우리에게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매님들이 불쌍한 이들을 돕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그녀가 돕고 있답니다. 아멘. 



 

 

 

그런데 나중에 바베트가 프랑스로 볼일을 보러 간 사이에 두 자매가 해 가지온 음식을  

이 노인이 맛보는 장면인데 아주 맛이 없다는 걸 표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장면이

어찌나 인상적이고 웃기던지요.^^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신도들 사이에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서로 과거에 어땠던 일들을

들추면서 ...

 

- 남편이 우리를 용서해 줄까요? 

- 그럼, 우린 그때 너무 젊었으니까 

- 그건 변명이 안 돼요. 유부녀인 날 ... 다 당신 때문이예요. 

- 맞아, 하지만 당신도 원했잖아. 

- 당신이 유혹했잖아요. 하나님이 우릴 용서하실까요? 아니면 

  우리 죄 때문에 계속 괴로우실까요? 

- 그럴리가 없어. 하나님은 모든 걸 용서하시지. 안 그래요? 마르티나

 

- 15일은 부친이자 목사님께서 태어나신지 100년이 됩니다. 

  아버님이 살아계시다는 기분으로 축하하려고 합니다. 

  우리들간의 반목과 분노 때문에 저와 동생은 슬퍼하고 있어요. 

  이곳은 평화와 형제애의 장소란 걸 기억해 주십시오. 

 

그러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평화와 형제애의 장소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이

다. 우린 지금 살면서 얼마나 반목과 분노를 가지고 살고 있는가? 이러한 반목과 분노를 

우린 어떻게 평화와 형제애의 장소로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바베트의 만찬을 통해

서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프랑스에서 바베트에게 편지가 온다. 만 프랑짜리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소식을 알게 된 두 자매는 바베트가 떠날 것을 예감하고 이렇게 고백한다. 

 

- 주님의 섭리야, 주시고 또 가져가시지. 

 

바베트는 돈을 찾아서 자기 방에 와서 생각한다. 그리고 바닷가에 가서도 생각을 한다. 

그 때 한 마리의 새가 자유로이 날아가는 걸 보게 된다. 그리고 결심한다. 두 자매에게 

자기가 목사님 탄신일 만찬을 준비하고 싶다고. 그러나 처음에는 두 자매가 거절한다. 

자기들은 거창한 만찬을 계획하고 있지 않고 그냥 조촐한 저녁 식사에 후식으로 커피를

내는 정도로 할 것이라고. 


그런데 바베트는 자기가 프랑스 요리를 만들고 싶단다. 정식 프랑스 요리를. 그러면서 그

동안 자기가 무엇을 부탁드린 적이 있느냐면서 이건 자기 소망에서 우러난 간절한 소망이

니 들어달라고 한다. 그래서 두 자내는 바베트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래서 바베트는 요리 

준비를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그 사이에 두 자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프랑스 만찬이 마음에 걸린단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 자신들의 마음을 전한다.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필라파와 난 바베트의 소망을 들어주려던 것뿐인데. 뭔가 

잘못돼 가고 있어요. 불행한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여러분이 뭘 먹고 뭘 마시게 될지도 

말씀드릴 수 없어요. 그러면서 이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은 이렇다. 


- 무슨 일이 생기려는 거죠? 

-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 용서하세요. 

- 울지 말아요. 마르티나 

- 아버지 생각이 얼마나 나는지 ... 마치 내려다 보시는 듯히요. 

  딸들이 집을 마녀들 연회 장소로 사용하려는 것을 ... 

- 우리는 음식에 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안 하겠소. 

- 할렐루야

- 애정을 걸고 약속하는 건데,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하겠어요. 

  또 한마디의 말도 우리 입술로 빠져나가지 못할 겁니다. 

- 혀는 참 요상한 근육이죠. 영광과 찬양을 하다가도 독처럼 사악한 말을 하거든요. 

  목사님 탄생 기념 만찬일엔 이 혀는 오로지 한 곳에만 쓰죠. 기도와 목사님에 대한 

  감사예요. 

- 찬양의 주님 구원을 베푸소서. 

- 우리는 전혀 맛을 못 느끼는 사람들 같을 겁니다. 


성가 

예루살렘 내 마음의 고향, 영원히 다정한 이름이여. 

일용할 양식과 의복과 사랑을 끊없이 베푸시네 

빵을 구하는 어린이를 절대 냉대하지 말지어다. 


바베트가 마련한 만찬에 참석하는 사람은 로렌조 장군과 그의 숙모 그리고 목사님의 두

딸과 마을 사람들 모두 합하여 12명이다. 로렌조가 만찬에 가기 전에 옷을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과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다. 


- 헛되다,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난 네가 꿈꾸던 모든 것과 네 모든 욕망을 충족시

  켰다. 하지만 뭘 위해서? 오늘밤 우린 잘 따져봐야 해. 네가 바른 선택을 했다는 걸 네가 

  증명해 보여야 해. 


- 두 자매의 말 ; 주님의 뜻대로 되겠지.


- 로렌조 장군의 말 : 몇 년 간의 승리의 결과가 패배가 될 수도 있을까요? 


- 목사님이 즐겨하시던 기도로 식사를 시작합시다.

우리의 몸을 건강케 하시어 영혼을 위하여 일하게 하옵시며 우리 영혼이 전진하게 하옵소

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아멘. 

 

- 음식에 대해선 암말 마. 

- 한마디도 안 해요. 

- 카나의 혼인잔치처럼 음식은 중요하지 않아. 

- 생각도 안 할 거에요. 

- 놀랍군요. 아몬틸라드라니! 먹어본 중 가장 맛있어요. 

  이건 거북이 스프가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맛이 뛰어날수가 


식사를 하면서 아무도 음식에 대해서 말이 없었다. 오직 로렌조 장군만이 음식에 대한 

칭찬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난생 처음 먹는 프랑스 요리이기 때문에 장군이

먹는 모습을 보고 따라서 먹는다. 


- 이건 블리니스 테미도프로군. 이건 분명히 1866년 산 베우스 클리쿼트일 거요. 

그러자 이렇게 말을 받는다.

- 네, 내일 하루 종일 눈이 올 게 확실해요. 

- 목사님을 처음 만났을 때와 첫 설교를 잊을 수가 없어요. 

  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달이었죠. 훌륭한 기독교인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 목사님의 가르침을 기억해요? '어린 자녀들아, 서로 사랑하여라' 


 


로렌조 장군의 대화

- 파리에서 경마에서 이긴 적이 한 번 있었습니다. 그 대가로 프랑스 기마 장교가 가장 

  평판 좋은 식당 중 하나인 '카페 엉글레'에서 저녁을 샀죠. 놀랍게도 요리사가 여자였

  어요. 우린 그녀가 창안한 '카이유 엉 사코파쥬'를 먹었죠. 동석한 갈리피트 장군이 말

  하길 그녀가 요리를 일종의 사랑이 행위로 바꾸었다 하더군요육체와 정신의 욕구를

  감당하기 어려운 열정적인 사랑이요. 그는 아름다운 여인을 위해 결투한 적이 있지만 

  그 당시 파리에는 그 요리사를 제외하고는 피흘려 싸우고 싶을 만한 여자가 없다고 말

  했습니다. 그녀는 최고의 요리 천재로 명성을 얻었죠.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게 그 요

  리에 뒤지지 않습니다. 


- 할렐루야

- 이건 정말로 '카이유 엉 사코파쥬'예요. 

- 사람은 음식에 대한 생각을 삼가고 거부해요. 

  그래야 바른 영혼으로 먹고 마실 수가 있습니다.

- 목사님이 늘 말씀하셨죠. 

  '우리가 이 땅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남에게 주었던 것뿐입니다.'" 

- 저 자매님들은 천국에서 부자가 되실 거예요. 


- 훌륭한 식사가 아닙니까 하고 말하자 그의 숙모가 답한다. 

- 그래, 이제 바람이 잠잠하구나. 


훌륭한 식사가 아니냐는 물음에 '그래, 이제 바람이 잠잠하구나.'라는 대답이 엉뚱하게 들

릴 수 있지만 ... 아주 명답이다. 훌륭한 식사 덕분에 바람(?)이 잠잠해졌다는 의미이기 때

문이다. 여기에서 잠잠졌다는 바람은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 간에 있었던 반목과 분노의 

그 바람이다. 이제 훌륭한 식사 덕분에 그러한 바람이 잠잠하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바람은 누가 잠재웠던가? 바로 예수님께서 잠재우셨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마르 4,39)


로렌조 장군이 말합니다.

자비와 진실은 함께 합니다. 정의와 축복은 하나입니다. 인간은 연약함과 근시안 속에 

이 땅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실패할까봐 두려워 떨지만 우리의 선택은 중요치 않습니다.

우리 눈이 뜨이는 때가 오니까요. 그때에 주님의 은혜가 무한하다는 걸 깨닫죠. 우리의 

확신과 감사로서 그것을 기다려야 합니다. 은혜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모든 것이 우리에게 부여되고 우리가 거부한 모든 것도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우리가 

버렸던 것들도 다시 얻을 수 있습니다. 자비와 진실은 함께 합니다. 정의와 축복은 하나

입니다. 


그리고 식사를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

- 너 나한테 목재를 팔면서 날 속였지? 

- 그래, 완전히 속여넘겼지 

- 난 전부 알고 있었어. 

- 하지만 그거 알아? 난 네가 절대 눈치 못 챌 속임수를 썼어지. 

- 난 속아넘어가도 싸네. 형제여.


그리고 이제 만찬이 끝이 나게 된다. 그러자 식사 후 ...

- 신의 축복이 있기를 솔베이그 

- 신의 축복이 있기를 아나 

- 신의 축복이 있기를 크리스토퍼 

- 나의 형제여! 


 


만찬이 끝나고 서로가 서로에게 신의 축복을 청해주고 있다. 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한가!


성가 

곧 날이 저물고 태양이 지고 밤이 온다네. 휴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 

주여, 당신은 빛 가운데 거하시고 저 높은 하늘에서 다스리시나니

어둠의 골짜기에서 우리의 빛이 돼 주소서. 

우리의 모래시계는 곧 공허하게 비어갈 것이며 낮은 밤에게 정복된다네. 

세상의 영광은  끝이나니 그들의 낮은 너무나 짧고 시간은 살과 같이 빠르네.

주여, 당신의 빛이 영원히 빛나게 하시고 우리를 당신의 거룩한 은혜로 인도하소서. 

 

이제 모든 만찬이 끝나자 로렌조의 숙모가 집에 가야할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로렌조

는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 인생의 매순간을 전 당신과 함께 있었습니다. 알고 있었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 네, 알고 있어요. 

- 앞으로 남은 인생도 당신과 함께하리라는 걸 안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매일 저녁 전 당신과 함께 식사를 할 겁니다. 하찮은 육체가 아닌 제 영혼으로요. 

  오늘 저녁에 전 배웠습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선 모든 게 가능하다는 것을요. 

 

식사가 끝나고 ...

종이 울리고 시간이 흐르네. 시간의 끝이 다가오네.

우리의 귀중한 시간을 아껴 열과 성의로 주님을 섬기면 

우리의 진정한 고향을 찾으리.

 

이제 반목과 분노로 갈라졌던 형제들이 만찬을 끝내고 나서 우물을 중심으로 손에 손을 잡

고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다. 바베트가 마련한 만찬은 그냥 맛있는 음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들은 바베트의 사랑을 먹고 마셨기에 지금 그것이 그들의 행위로 표현되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이 모습을 통해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

겠는가? 우리도 바베트가 마련해 준 만찬을 먹고 마신 이 사람들이 성령으로 충만해져서 

서로가 서로를 축복하고 하느님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듯이 ...

 

우리도 가톨릭 교회에서 베풀어지는 만찬을 통해서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는

가? 그렇다면 우리도 또한 예수님의 사랑을 먹고 마시는 것이다. 바베트가 자신의 전 재산

을 다 써가면서 마련한 만찬으로 이 사람들이 이렇게 행복한 사람들이 되었다면 우리 또한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과 피, 곧 당신의 전체를 다 바쳐서 마련한 당신의 몸, 성체를 우리가

나눠 먹고 마시는 것이니 우리 또한 이 사람들처럼 손에 손을 잡고 서로를 축복해 주면서

하느님을 찬미해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우리처럼 영성체가 없는 개신교 사람들이 미사에 초대되어서 보면 아마도 영화에서 보여

주고 있듯이 음식(성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마르티나가 고백하고 있

듯이 "딸들이 집을 마녀들 연회 장소로 사용하려는 것을 ... " 이와 같이 느낄 수도 있을 것

이다. 어떤 면에서 가톨릭에서 하는 미사가 축제처럼 느껴질 수 있지 않는가?  

 

아무튼 이 영화는 형제가 형제를 받아들이고 형제가 형제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줌으로써 자신들은 물론 온 마을 사람들이 반목과 분노에서 해방되어 진정한 평화를

누리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라고 느껴졌다. 바베트 ... 그 한 사람은 정말 보잘 것 없

고 작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가 온 열정과 사랑으로 만들어낸 음식은 그 음식을 먹는 이

모두를 사랑으로 엮어주고 있음을 우리는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술이라고 한

다. 

 

그러니까 예술이란 ...

음악이라든지, 미술이라든지,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거나 춤을 추거나 그밖에 많은 것들을 

예술이라고 하는데 ... 음식을 열정적으로 만드는 일 또한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술이란 ... 

사람들의 마음을 사랑으로 초대하고 하느님께 인도하는 모든 일들은 예술일 수 있다는 것

이다. 그러고 보면 ... 이 세상에는 예술가가 아닌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뜻이 되는 것

이 되는 셈이다. 바베트의 말처럼 "자신이 최선을 다하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죠."

자신이 어떤 일에서던 최선을 다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모든 일들은 다 예술이라는

것이다. 이보다 멋진 말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우리 모두는 예술가입니다. 

 

 

 

 

두 자매는 사람들을 배웅하면서 ...

- 별들이 더 가깝게 보이네

- 매일 밤 점점 가까워질지도 몰라. 올해엔 눈이 많이 안 오겠어. 

 

 

 

두 자매가 바베트에게 


- 바베트, 정말 후륭한 만찬이었어. 모두 그렇게 생각해. 정말 맛있는 요리들이었어. 

- 전 '엉글레 카페'의 수석 요리사였어요. 

- 바베트가 파리로 돌아간 후에도 모두 오늘 저녁을 기억할 거야. 

- 전 파리로 돌아가지 않아요. 

- 파리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 제가 남은 게 없어요. 모두 써버렸죠. 제겐 돈이 없어요.

- 돈이 없다고? 만 프랑을 전부?
- 써 버렸어요. 

- '엉글레 카페'에서는 12명이 식사하면 만 프랑이죠. 

- 하지만 가진 돈을 전부 우릴 위해 쓰면 어떻해? 

- 마님들만을 위한 건 아니었어요. 

- 이젠 계속 가난하게 살아야해.

- 예술가는 가난하지 않아요. 

- '엉글레 카페'에서도 그런 요리를 대접하곤 했나?
- 자신이 최선을 다하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죠. 

  파핀은 그걸 알았어요.

- 아킬 파핀 ...

- 네, 그가 말했죠. 

  '예술가의 마음 속 외침이 온 세상을 울린다.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끔 나에게 휴가를 다오.' 

 

 

 

- 하지만 이게 긑이 아니야. 끝이 아닌 게 분명해. 

  천국에서 바베트는 신이 의도하신 대로 위대한 예술가가 될거야. 

  천사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그러고 보면 바베트의 만찬 이 영화의 주인공 바베트는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과 많이 닮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야곱이 형 에사우가 자신을 해칠까봐 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갔듯이

바베트도 프랑스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는 위험에 처해 있어서 두 자매가 살고 있는 황량하

고 외딴 마을로 찾아가지 않았는가? 


그리고 야곱이 사랑하는 라헬을 얻기 위해서 처음 7년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아버지가 야

곱이 가장 사랑했던 라헬이 아닌 레아를 신방에 들여보내는 그 바람에 다시 라헬을 얻기 위

해서 7년을 일해야 했듯이, 바베트가 이들을 위해서 만찬을 준비하기까지 이들과 함께 산

햇수가 바로 14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야곱은 7년을 더 라반의 집에서 살았다. 그러니까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살았던 햇수는 21년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까 바베트는 두 자매를 진실로 사랑하기까지 섬긴 세월이 야곱처럼 14년이고 ...

야곱이 7년을 더 살았듯이 바베트틑 이 두 자매를 떠나지 않겠다고 고백하고 있다. 어쩌면

이 작품을 쓴 분은 이렇게 성경의 한 인물을 조명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곱

그리고 예수님과 최후의 만찬 ... 그리고 미사성제와 영성체 ... 


그리고 나눔을 통한 사랑의 완성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느꼈다. 예수님의 말씀

이 울려퍼진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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