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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용 [choayong] 쪽지 캡슐

2001-07-10 ㅣ No.384

게시자: 김병현(kimmario) 호소합니다

게시일: 2001-07-10 10:04:50

본문크기: 10 K bytes 번호: 1751 조회/추천: 67/5

주제어:  

 

 

<img src=http://mr.catholic.or.kr/ofmconv/img/brother/people/7month/7people_title.jpg>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한 분 계십니다.

 나이는 50대 중반을 넘으셨지만, 아직도 젊은 저 못지 않게 힘도 좋으시고 건강하십니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은 사당5동 성당 관리인이신데, 아버지께서는 정말 이 일을 좋아하십니다.  물론 성당도 좋아하시고 사랑하신 답니다. 아버지는 사당 5동 성당이 지어지기 전부터 관리인이 되셨고, 성당이 지어질 때 아버지께서 직접 첨 부임하신 신부님이랑 시멘트 나르고 벽돌 쌓아가면서 만든 곳이고, 부근 수도원을 빌려서 어렵게 미사 집전했었고, 이 성전이 지어지길 정말 마음으로 바라셨기 때문에 성전 건축비용이 잘 모이지 않자 적은 월급(사실 관리인 월급이란 게 100만원이 조금 모자랍니다)의 절반을 때어서 성전 건축비용에 보태셨죠. 물론 형편이 넉넉치 못한 저희 집 형편이라 어머니와 전 조금만 적게 내자고 했었지만 아버진 오히려 적게 내는 게 마음 아프다며 화를 내셨죠.

 여러 교우들의 도움과 기도 덕분에 마침내 성당이 지어지고 아버진 자신의 일인 양 기뻐하셨어요. 그리고 교우분들과 신부님과도 무척 사이가 좋았죠. 특히 할머니들, 장애우분들에게 인기가 좋았답니다. 왜냐면 할머니들이나 장애우분들이 오시면 넘어지실까 손도 꼭 잡아드리고 길이 미끄러우면 집에까지 모셔다 드리고, 또 장애우분들에게는 농담도 건내고 같이 웃어드리고 하니 많은 분들이 아버질 좋아하셨답니다. 할머니들은 집에 맛있는 거 있으면 꼭꼭 싸와서 아버지 같다드리고 한답니다. 어떤 할머니는 자기 아들보다 저희 아버지가 낫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또 아버지는 1주일에 월요일 하루 쉬시는 데 그 하루마저도 목욕봉사를 가시는 겁니다. 토요일, 일요일은 성당이 바쁘셔서 힘드실 텐데도 매주 빼놓치 않고 열심히 가셨죠. 그러면서 더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걸 아쉬워하셨어요.

 그런데 언젠가 신부님이 다른 분으로 바뀌었어요. 그러면서 조금 변화가 일어났죠. 전에는 아버지 근무시간이 아침부터 저녁까지였고 다른 분이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했었는데 새로 오신 신부님은 밤에 하시는 분을 내보내고 아버지 혼자 하루종일 근무하게 하셨죠. 사실 하루 종일은 아니고 저녁 6시부터 다음날 낮 12시까지이죠. 또 토요일 일요일은 24시간 근무였구여. 거기다가 전에 신부님은 점심을 주셨는데, 아! 주셨다기보다는 신부님 점심 드실 때 아버지도 같이 식사 하셨죠. 아무튼 식사를 못 드시는 거죠. 그래서 자전거 타고 저희 집까지 오셔서 식사를 하시죠. 하지만 아버지는 불평하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더 좋아하셨죠. 왜냐구요? 낮에 봉사할 시간이 생겨서 좋아하시더군요. -_-;; 목욕봉사 이젠 1주일에 3번 가신답니다. 거기다 2-3주에 한 번씩은 성분헌혈을 하시는 철인의 면모까지 가지고 계셔서 아들인 저는 무척 부끄럽습니다. ^_^;; 지금까지 헌혈하신 총 횟수는 아마 한 150회 넘었을 듯한데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헌혈 훈장이라고 해야되나요? 암튼 대한적십자사에서 작년 저작년인가 무슨 매달을 주던군요. 덕분에 저희집은 전화카드랑 시디가 넘쳐난답니다. 전 너무 적게해서 차마 밝힐 수가 없음을 사과 드립니다. -_-;;

 그런데 이런 아버지께서 그저께 해고를 당하셨습니다.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저희 아버지는 봉사활동한다고 자신의 직업에 소흘하신 분이 아닙니다. 언젠가 제가 성당 화장실에 가보고 너무 깨끗해서 어떻게 청소하면 이렇게 깨끗할까 하고 한 번 여쭤본 적도 있을 정도죠.(믿거나 말거나 임다 -_-;;)

 아버진 언제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시죠. 그런데 아무 이유도 없이 해고당하신 겁니다. 머 이유가 없지는 않은데 그 이유는 바로 신부님께서 아버지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새로 오신 신부님과 아버지는 사이가 좋지 않으십니다. 전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는데 그 신부님은 인사를 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인사를 해도 고개를 돌려서 피하신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버지한테만 그러는 것도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인사받기를 싫어하신다는 겁니다. 인사 할 때마다 못 본척하고 휙 돌아서니 저희 아버지도 화가 나셨는지 자신도 역시 못 본척하면서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_-;; 저희 아버진 자존심은 꽤나 있으신 분이시거든요. 그래도 신부님인데 어느 정도 비위는 맞춰드려야 되는데 저희 아버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거 못하시는 성격이거근요. 그러니 서로 자연히 말도 오가는 일이 없이 냉담해지는 거죠. 또 사실 신부님 입장에서야 첨엔 인사하더니 나중엔 처다보지도 않으니 아무래도 감정이 좋을 턱이 없고, 또 그 나쁜 감정이 점점 쌓여만 갔죠. 또 아버지를 무시하는 일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전에 신부님이 계셨을 때 아버지가 관리인이니까 당연히 사무실 열쇠 등 여러 열쇠 꾸러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신부님이 관리인 따위가 어떻게 열쇠를 보관할 수 있냐고 열쇠를 빼앗아 갔다고 하더군요. 전 이 말 듣고 화가 많이 났었는데...... 다른 얘기가 많이 있지만 더 이상 쓰면 신부님 험담하는 것 같고 논점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그만 하겠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렇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고용인이 피고용인인 노동자를 해고시킬 수 있느냐는 겁니다. 대체 이건 어느 나라의 노동법입니까? 아무런 과실도 없는 사람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가라고 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신부님이 무슨 대기업 사장님도 아니고.... 대기업 사장도 이렇게 했다간 욕먹는 세상이지 않습니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 됐다고 생각됩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신자분들께서 아버지의 해고는 부당하다면서 화를 내시고 교구에 진정을 넣어보겠다고 하시지만 쉽지는 않을꺼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성당이 이런 면에서 좀 문제가 있죠. 신부님의 권한이 너무 막강하다는 것...

 그저께 아버지께 이 말을 듣고 저 역시 생각을 많이 해봤지만 여기에 글을 올리는 것밖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머 글을 올린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해볼 힘이 없기 때문이죠. 다만 어느 교구의 높으신 분이 이 글을 보고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램 뿐입니다.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저에게 하실말 있으시면

 여기로<a href=mailto:kimmario@hanmail.net>

 

 밑에 주소는 저희 아버지께서 목욕봉사하신 것을 꼰벤뚜알 프란시스코 수도회 수사님들이 간단히 인터뷰한 기사입니다. 보신 분은 한 번 보세요.

 

수도회<a href=http://mr.catholic.or.kr/ofmconv/brother/peopl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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