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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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본동 신자의 전교서약서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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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수 [cusco] 쪽지 캡슐

2000-07-12 ㅣ No.1084

요즈음 여기저기 붙어 있는 ’천주교를 알립니다’하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자주 보게된다.

 

특히 교황과 마더 데레사, 그리고 수녀 합창단 그림의 포스터는 과연 천주교를 대표하는 이들을 이들로 삼아 그들의 명성(?), 순수한 느낌을 빌어 천주교를 잘 팔아보자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게 만든다. 물론 그 포스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신자인 나에게 조차 아무런 호감을 가져오지 못한다.

 

신자배가운동은 김수환 추기경을 이어 새로 취임한 정진석 서울 대교구장이 각 본당에 전달한 사항중 하나라 한다. 이에 각 본당의 사제들은 탐탁지 않아하면서도 따른다고..(그나마 의식있는 사제들조차도)

 

얼마전에 사목회장의 편지와 같이 전교서약서를 전해받았다.

 

이것을 받아 보고 각자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지 궁금하다.. 나는, 우리가족은 중세의 십자군 참가 통지서를 받은 느낌이었다. 교회의 높으신분의 명이고, 그분이 의미있다 하니 받들어라.. 이것은 어기면 안된다 하는듯한.

 

2000년대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1992년 부터 3개년씩 3단계로 나누어 ’2000년대 복음화운동’이라는 것은 오랜기간에 걸쳐 진행해왔다. 하지만 그 운동은 실패였다. 교회의 장상들, 높으신 분들이 주도했기에 밑으로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당시 교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교회의 비대화, 인격적 만남의 상실, 소속감과 유대감 상실, 물질주의 팽배, 역동성 상실, 공동화 현상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교서약서의 서문에서보면, 그리스도인으로서 분명하고 매력적이고 호소력있게 복음의 메시지를 세상에 선포’하자 하는데 오늘은 사는 기존의 신자중 과연 몇 퍼센트가 복음의 메시지는 각자의 삶에서 찾아가는지 반문해 본다.

 

2000년대 복음화 운동에서 정의했던 의미를 살펴보더라도 복음화란,

 

단지 교리, 세례 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삶의 현장에서 판단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 동형, 생활양식 등을 어떻게 하여 삶의 변혁을 가져오게 하는가에 있다.

 

교회에는, 케리그마(복음선포), 디다케(교육), 코이노니아(친교), 디아코니아(선교,봉사)의 4대 기능을 만족하여야 하여야 한다. 간단히 풀어보자면, 말씀을 우리 안에 나누고, 하느님을 좀더 잘 알기 위해 배우고, 그 안에서 서로,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며, 이런 풍성함을 교회밖으로 가져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교회는 앞의 3단계는 무시한채 오로지 선교만을 강조하고 있다(물론 디아코니아란 의미는 신자수를 늘리는것이 그 목표도 아니다). 우리 안에 나눌것이 없이-오히려 냉담자만 속출하고 있는 현실속에서- 새로운 식구수만을 늘리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공의회 문헌의 3개 선언중 마지막 종교 자유에 관한 선언(Dignitatis Humanae)를 인용해 보고자 한다.

 

 ... 이러한 자유는(종교자유) 각 개인이나 사회적 단체나 그밖의 온갖 인간적 권력의 강제를 받지 말아야 하며, 그와 같이 종교문제에 있어서도 , 그 누구도 자기의 양심을 거슬러 행동하도록 강요되지 않으며, 또 사적 혹은 공적으로, 단독이나 혹은 단체의 일원으로 정당한 범위내에서 자기 양심을 따라 행동하는데 방해를 받지 않음에 있다. 그 위에 종교 자유의 권리는 실로 인격의 존엄성 그 자체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선언한다...

 

현대의 성서라 불리는 제2차 바틴칸 공의회 문헌에서는 각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각 개인의 자유의지에 대한 깊은 신뢰를 하고 종교문제에 있어서도 그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도 우리 이웃을 바라볼때 각 개인의 속에 하느님의 일하심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에 본당사제 및 사목회의의 일방적인 강요를 거두고 아래의 사항을 검토하기 바란다.

 

1. 각 개인안에 하느님이 일하고 계심에 대한 깊은 신뢰를 한다

 

2. 신자수의 양적 팽창이라는 폭력적인 팽창보다는 신자들이 각자의 삶터에서 진정 그리스도인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질적 성장에 더 중점적으로 치중한다(이 변화된 모습을 주위에서 본다면 그 자체로도 강력한 선교일수 있다)

 

3. 가장 힘없는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아가시다가, 또한 가장 힘없는 모습으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본당의 모든 계획은 겉모습의 화려함, 물질적 풍족함을 지양한다

 

4. 사제는 미사의 강론시간을 이용하여 그 시간을 단순 교리지식의 전달 혹은 신앙간증 시간으로 삼기 보다는 신자 각 개인의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하기 위하여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 위하여 좀 더 성실한 자세로 준비하기 바란다.

 

5. 교회 장상의 의견보다 참 그리스도의 사명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그리스도의 사명에 어긋나는 것에는 분명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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