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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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사무원들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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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 [shsun] 쪽지 캡슐

2001-03-30 ㅣ No.18960

본당 사무실은 오전엔 신자들로 북적대고,  오후엔 각종 문의전화로 정신이 없는 하루를 보냅니다.

신자들의 모습이 우리 앞에 보일때의 우리 업무는 주로 이렇습니다.

복사를 해달라는 신자들에겐 웃음으로 대답하고 복사를 해줘야 하고,  아무리 정신없이 바빠도 미사예물에 글씨 써달라면 다 받아서 써 드려야하고, 워드작업 하라면 해야하구, 프린트 뽑아달라면 그래야 하고,  교무금도 받아야 하고, 각종 후원회비도 받아야 하고,  한분 한분 질문을 하실때마다 귀담아 듣고 대답해 드려야 하고,  필요한 돈으로 환전도 해드려야 하고,  급히 전화가 필요하신 분들에겐 전화버튼을 눌러 드려야 하고...그밖에도 너무나 많은 일들을 신자들을 위해 해드려야 합니다. 만약 한가지라도 소홀히 한다면 사무실 직원들은 불친절하다고 소문이 쫙 나버립니다.  그래서 나이도 훨씬 어려보이는 아주 건방진 자매가 오더라도 우린 성질 한번 못피웁니다.

교적업무, 회계업무, 각종성사업무,  물론 신자들을 상대하는 일... 사무원들이 해야하는 일이지요.  쉬운일만은 아니랍니다.  

짜증이 나는 일도 많구.  화도 내고 싶은 날이 아주 많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본당에서 일을 할수 있는 이유는 우릴 이해해주는 신자들의 따뜻한 맘도 있기 때문이지요.

5년 가까운 경력에도 불구하고,  아주 작은 회사보다 못한 급여에도... 노동법에 명시된 노동시간보다도 훨씬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도 우린 불평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행복이라 여기고 있지요.

주님의 집에서 주님의 일을 도우며 산다는 마음의 평안함이 가끔은 지옥에 떨어진것 같은 많은 마음의 상처를 다 감싸주기 때문에 우린 여전히 이 성전을 지키고 있는것입니다.

어느본당의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해고소식을 들으며 생각해봅니다.

매일매일 하는 우리의 이 많은 업무들이 단 하루만에 다 정리될수 있는 일인가?

수년간을 몸담고 있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떨려내지는 직원들이 과연 많을까?

사무실 사무원이 그냥 단지 잔심부름꾼으로밖에는 여겨지지 않는건가?

우리가 받는 월급이 하는일 없이 받아가는 아까운 돈인가?

어떤 댓가도 바라지 않는 봉사이지만 강요된다면 그것은 봉사일까?

정말 슬픕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는 각 본당의 사무원들이 왜 불쌍해 보여야 하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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