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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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41521]우리가 정말두려워하는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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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jungsl78] 쪽지 캡슐

2002-10-28 ㅣ No.41794

퍼온글입니다

 

* 작성자 :saintpau 2002-10-26 [20:03]

 

 

 

 

 

이정원님의 글을 읽을때..처음에는 흐뭇하게 읽어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차수련 위원장님을 잘 안다고 하신 그 말씀때문이었나봅니다.

 

한국노총위원장님이십니까?

 

그렇게 기재하셨으니 그렇게 믿어야하겠지요?

 

저는 한국노총위원장님 성함까지는 모르니까요.

 

어른이신데..이렇게 답글을 다는 이유는 위원장님을 정말 생각하셔서 충고(?)하실 생각이셨다면 개인적인 서신을 이용해도 될만한 내용인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공개적인 게시판을 이용하셨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위원장님 뿐만 아니라 우리 성모 조합원들이 읽기를 바라신 것이겠지요?

 

그래서,굳이 답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백기를 내밀어야 살 수 있다는 말씀은 상당히 큰 실수를 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비록 평조합원이지만,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이 파업투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남아서 힘들게 견디고 있는 조합원들 모두 그러하리라 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긴 시간을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었겠습니까.

 

가톨릭을 적으로 만들어서 노동계가 득이 될 것이 뭐가 있냐고 말씀하셨지요?

 

한번만 더 살펴보시지요.

 

여기 가톨릭을 적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가 보살핌을 받고 싶은 곳이 가톨릭이지 가톨릭에 등돌리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는 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우리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싶은 것이고,그것을 가톨릭이란 점과 직권중재를 악용하여 그 권리를 눌러버리려고 하는 가톨릭의료원의 행태를 시정하고 싶은 거지요.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한 건 아니었다는 건 더 잘(?)아실겁니다.

 

다른 대학병원들 모두 합의한 내용들 말고 무엇이 더 있었습니까.

 

교섭이라도 제대로 있었는데,노동조합이 무엇하나 맘에 안든다고 끝까지 해보자!라는 식이었다면 저부터 이 곳에 남아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했습니까.

 

노동조합이 철저하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느꼈습니다.

 

이대로 무너진다면,앞으로는 더하겠구나.

 

위에서 하라는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그로 인해 발생되는 부당한 일들 호소할 곳도 없어지겠구나..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지금 백기를 들고 모든 파업을 접고 들어간다면,이 노동조합 조직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

 

이정원님께선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그 이름이야 남아있겠지요.

 

이 큰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이 없어지면 구색을 갖추지 못할테니까요.

 

하지만 진정 그 기능을 제대로 해낼까요.

 

사용자측과 마찰은 없어지겠죠.

 

파업이라는 골칫거리도 없어질테구요.

 

하지만,

 

하지만요...우리 병원노동자가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들은 어떻게 지켜나가나요?

 

병원에서,의료원장이 알아서 해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과연 노동자입장에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의료원장은 사용자입니다.

 

그 분은 사용자입장에서 안건을 조절할 필요가 있고,노동조합은 노동자 입장을 대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조직이 필요한 것인데..그래서 교섭이란 것이 필요한 것이고,두 대립되는 입장들의 의견을 좁혀나가서 타협이란 것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인데 말입니다.

 

이번 파업이 이렇게 길어지는 이유는 이 기본적인 틀을 무시한 데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모두 접으라고 말씀하실 수가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세월은 분명 변했습니다.

 

저도 구세대는 아닙니다.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지켜야할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수련 위원장님도 그러한 생각이시겠죠.

 

그런 생각 없으신 분이 합병증 얻어가며 단식하시진 않으실 것 아닙니까.

 

그냥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 그 댓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위원장님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신 분인데 말입니다.

 

더 잘 아시지 않으십니까?

 

 

왜.. 신부님들은 신부님들 앞에 백기를 들어야만 내치지 않으실꺼라고 생각하십니까

 

신부님들 권위에 도전한다고 보시기 때문이 아닌지요.

 

그러니..다시 살펴보셔야 할 것 같습니까.

 

우리들은 신부님들의 권위,가톨릭 정신에 도전하는 것이 아닙니다.(사실 신부님들께 권위라는 단어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가톨릭이,신부님들이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이정원님,아니 한국노총위원장님

 

차수련위원장님을 잘 아시고,노동계를 잘 아시고,세상변화를 리드해가는 노동조합을 아시는 분이시라면, 이렇게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힘들게 싸우고 있는 우리들과 차수련위원장님께 퇴보를 얘기하실 것이 아니라 좀 더 적합한 해결책을 얘기해주시는 것이 옳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의 우리를 욕하는 사람들이 아니라,우리의 권리가 사라져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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