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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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자]"저년은 미친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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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진 [kahlil1] 쪽지 캡슐

2001-08-27 ㅣ No.23883

찬미 예수님~†

 

(^_^)즐거운 한주....모두들 시작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잠시....쉬면서 생각할수 있는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부디, 부족한 글이나마 여러분들에게 아주 작은 모래알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쭉~ 한 동네에서 여지껏 살아왔습니다.

살아오면서 여러 사람들을 알게 되었지요...(^_^) 이제는 토박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저희 고장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저희 동네에는 제가 어릴적부터 쭉~ 보고 자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어릴적 제 눈에는 무척이나 충격적이고도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었지요.

그 사람은 늘 지저분한 옷차림에 슬리퍼를 끌고, 온 몸을 비틀 거리며 걷습니다.

짧은 단발머리에 입이 옆으로 삐죽하니 돌아간 모습에, 알수 없는 말들을

지껄여대며 걷습니다.

동네 아이들은 모두들 그 여자가 지나칠때면, 손에 잡히는데로 쓰레기건

돌맹이건....집어던지며 " 미친년~!!!! 죽어라~!!! " 하고 외치며 여자를

쫓아다니며 괴롭혀댔었습니다.

그 아이들 무리속에 저도 있었냐구요?하하...아닙니다...그러기에는 제가

좀 컸던 모양입니다...(^_^;)

 

그런데, 특이한것은 나이드신 어른들...

백발이 성성하신 노인분들은 그 여자를 향한 태도가 젊은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3,40대의 어른들도 그 여자를 향해 아이들이 접근할라치면

" 저 년은 미친년이야! 가까이가지마라. 알겠지? "

하며 자기네 아이들을 품에 안아버리는데...

노인분들은 멀리하기는 커녕, 그 여자를 무척이나 잘 챙겨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얼마지나지 않아...조금 알것도 같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 여자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되었던 탓이었습니다.

소문에 의하자면....그 여자의 이야기는 대충 이러했습니다.

 

여자는 동네에서도 유명한 부잣집 딸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남부럽지않게 자란 여자는 곧,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자가 무척이나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바람피우는건 예사요... 늘 부인을 구타하고 괴롭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여자는 아이를 가지게 되었는데.... 태어난 아이도 곧 죽어버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충격으로 여자는 정신을 잃어버리게

되었다고합니다.

 

참...슬픈 이야기죠...정말, 흔히 드라마속 이야기만 같습니다.

어린 제 마음에도 왠지 그 여자의 슬픔이 전해져오는것만 같았습니다.

 

그 여자는...동네의 유명인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여자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흔히 말하죠...

" 저 미친년... 또 나왔네... "

맞습니다..

그 여자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밖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무엇때문에 그렇게 여자가 밖을 서성대는건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흘러...

바쁜 학교생활, 사회생활탓에 일찍 집을 나서고 늦게 집으로 돌아가니

그 여자를 보기란 참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의 존재도..제 기억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또 몇달전에 그 여자를 우연히 버스 정류장엥서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여전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같은 옷에 같은 몰골에...

 

어김없이 또 동네 어르신들은 여자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어보십니다.

"  요즘 어떻게 지내냐? "

어떤 노인의 질문에...그 여자는 도무지 알아 들을수 없는 말들을

혼자서 중얼거립니다. 누가 죽었다고 이야기를 하는것 같은데.......

그 이야기는 어릴적에도 제가 듣던 말이었습니다.

아마도...죽은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말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왠지...그 여자가 너무나 가엾어져 가슴이 뭉클애져 옵니다...

 

몇일전...

저는 그 여자를 다시금 보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뒤에 끌고 오고 있었습니다.

뒤를 휙~하니 돌아보니 빈병을 장바구같은 곳에 넣어서 끌고 오고 있었습니다.

’ 저 여자가 저건 무엇에 쓸려구.... 혹시, 저러다 사람 다치는건 아닌가? ’

 

벤취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여자를 봐라보시며 웃어보이십니다.

" 그건 또 뭐할려구? "

한 할머니의 질문에 여자는 그 삐뚤어진 입과 얼굴로 웃는지, 우는지 구분못할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웃음소리로 그 표정이 웃고 있구나...하고 알수

있었습니다.

" 헤헤.....이..이거...이거 모아서...모아서요....파..팔려구요...팔아서..

돈 벌려구요... "

뒷말은 도무지 알아 들을수 없었지만 앞의 말은 대충 이러했습니다.

" 아이구...그래? 그걸 모아서 팔려구? 아이구....생각도 잘 했네~~ 그래~

다 큰 어른이 일해서 돈 벌어야지...그지? 아이구..이뻐라...허허... "

그 곳에 모인 노인분들은 모두들 그렇게 그 여자를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_^) 여러분은....이 여자를 보며...어떤 느껴지는 것이 없으신가요?

 

저는 말입니다...

이 여자의 말에....정말이지, 무언가로 뒷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말이지 한참동안 머릿속이 멍하지 뭡니까...

정말...이 정신나간 여자가....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줄이라고는 도무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이 여자가...

사람들로부터 ’미친년’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이 여자가.....

 

갑자기, 예전부터 보아오던 이 여자의 모습들이 영화필름처럼

제 머릿속에서 쭉~ 보여지더군요....

생각해보니...이 여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단 한번도 피해를 준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신기한것은 이 여자는 늘 검은 봉다리를 하나 들고 다녔는데...

그것이 어디에 쓰였던가...생각해보니 ....

그 여자가 쓰레기를 담아 다녔던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늘 그 여자를 보면, 측은한 마음에서인지 먹을것을 주곤 했습니다.

여자는 그 먹을것을 받고는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표시를 보이고는

음식을 먹고...쓰레기를 그 봉지에 담았던 것이었습니다....

 

아........

 

그 여자의 모든 행동과 말들이....제 머리와 가슴을 온통 어질러 놓기 시작했습

니다......

 

배웠다는 사람들이, 좀 산다는 사람들이.....

과연......저 여자보다 진정으로 하나라도 나은점이 있단 말이던가....

 

너무 심한 비약이 아니냐고 하실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생각해보십시오...

우리가 여지껏 살아오면서 얼마나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살았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자신도 깨닫지 못한 잘못으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것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말입니다....무엇보다.......우리가 그 여자보다 못한것은...

이렇게 온전한 우리가....그 여자보다 많이 가진 우리가......그 마음은...

얼마나 병들어 있는지 말입니다...그 정신이 얼마나 혼탁한지를 말입니다...

 

늘...불만과 불평속에서...

이렇게 많이 가졌음에도 모자라다고 투덜대고.....이렇게 온전하면서도...

불완전하다고 불평했으니 말입니다...

얼마나 비관하며...얼마나 세상을 욕했었나 말입니다....

 

그 여자는 늘 웃고 있었습니다...

네...정신이 없는 여자니...뭐가 좋고 나쁜지 몰라서..마냥 웃고

다닐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보고 손가락질하고 욕하고...돌을 돈지고....피하고.....

좋은 음식 한번 먹어보지 못하고, 예쁜 옷 한번 입어보지 못한 그 여자가...

단지 정신이 없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늘...웃고 다녔을까요?

그렇게 정신이 나간 사람이....어떻게 사람들에게 단 한번 피해를

주지도 않았을까요....

정신이 멀쩡하다는 우리는 어째서....이렇게 얼굴을 찌푸리고....

불평하고 불만하고....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세상 힘들다구

푸념만 늘어놓을까요....그것은 우리가 정신이 온전해서..그 여자보다

온전해서입니까?

그렇다면......차라리 저도 정신이 그 여자처럼....온전치 못했으면 합니다...

그러면...지금처럼 슬프지도 힘들지도 않을테니 말입니다...

 

그 여자의 모습속에서...

저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그토록이나...죄없으신분께서.....사람들에게 받은 수모와 고통들은....

그럼에도 그분은 늘 우리를 사랑하셨고,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했습니다..

단 한번도 싫은 소리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모두가....

한번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깨우치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 여자를...제게 보여주심에...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여자분의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도 전해드릴수 있게 해 주심에...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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