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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의 ‘재판상 독립’ 다시 생각한다-문화일보 사설

69378 양대동 [ynin] 2004-07-28

법관의 ‘재판상 독립’ 다시 생각한다
현직 고위법관이 ‘사법부의 위기’를 거론하고 나서 법조계 안팎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병섭 서울중앙지법원장이 27일 사의를 공식표명할 계획이라는 전제하에 대법관 인선 절차와 법원 판결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 현 사법부의 상황을 ‘심각한 위기’라고 지적한 것이다.

강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영애 춘천지법원장이 전날 사표를 제출한 것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최근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던 50대 중반의 강법원장과 이법원장이 탈락하고, 40대의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가 대법관에 최종 임명제청된 시점인 탓이다.

강법원장의 돌출발언으로 사법부가 동요의 기미를 보여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의 지적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자신의 개인적·주관적 양심이 아니라 법관으로서의 법조적 양심에 따라 심판해야 하는 재판상 독립을 새삼 강조하고 있다. 사법부 전체가 다른 국가권력을 포함, 사회의 모든 세력으로부터도 독립해야함은 물론이다.

강법원장은 우선 시민단체의 요구로 대법관 후보명단이 공개돼 임명제청되지 못한 법관들의 명예가 손상되는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인선에서 제외된 법관들이 자긍심과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는 강법원장의 지적대로 사법부는 보편타당한 개선책을 모색하기 바란다.

그는 또 중립적이어야할 법관이 특정성향을 지닌 시민단체 등의 영향을 받는다면 판결의 공정성에 위기를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사법부는 강법원장이 왜 이 시점에 법학개론에나 나올 내용, 특히 ‘법관은 자기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했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반성할 일이 있으면 반성하는 자기성찰의 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강법원장의 사법부와 관련한 상황인식에 객관성이 충분하고, 법원내부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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