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디를 발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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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44 구본중 [amor11] 200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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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 찬미
안녕하세요? 구본중(세레자요한) 입니다.
제가 이곳 멕시코에서 살면서 한국하고 많이 다른 점을 확연히 느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하고 누가 물으신다면 저는 주저없이 이곳에서는 잔디를 맘대로 발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라고 말할 것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잔디를 발지 말라는 팻말을 보면 가슴속에서 뭉클하며 화가 치밀어 오름니다.
1994년~6년 사이
일산 백석동 임광 아파트상가에 처음으로 내사업을 한다며 세탁소를 차렸습니다.
혼자서 옷 수거해오고.. 세탁하고.. 다리고.. 배달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죽기를 각오하고 하는 일이라서 그리 힘들게 느끼지 않고 열심히 하던 때였습니다. 저 혼자서 일를 하다보니 바삐 세탁이 필요하신 분도 계시고 전화 주문도 받아야하고 밀려 있는 옷도 다려야 하고.. 정말 눈코 뜰새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임광 아파트 107동 704호..
이곳은 좀 큰 평수 입니다. 47평으로 기억됩니다.
704호는 천주교신자분 집이 었습니다. 아주 참하게 생기신 아주머니와 듬직하신 사장님이 계시고 다 큰 아들들은 가끔씩 집에 오는 듯 했습니다. 그집에는 염전하고 지적이신 할머니 한분이 계셨는데 가끔씩 집밖으로 나오셔서 아파트 동 사이 사이에 있는 화단을 가꾸셨습니다. 아파트동 사이 사이에 아주 작은 화단이 가로 놓여 있는데 그 화단은 잔디로 가꾸어져 있습니다. 그 화단에 많은 사람들이 잔디를 발고 지나간 지름길이 하나 나 있었습니다.이 지름길은 너무나 사람들이 발고 다녀서 그곳은 잔디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한커번에 세통의 전화가 연달아 오더군요..따르릉.. 아.. 여기 몇동 몇호인데 그제 맡긴 옷 좀 가져오고 (지금 나가야 하니깐 빨리) 그리고 또 맡길 옷도 있으니 가져 가세요... 전화를 끊자마자 ..따르릉.. 여기 몇 동 몇호인데 빨리 옷좀 갖다줘요.. 어제 저녁에 가져 올 줄 알았는데 아직 까지 안 가져 오는 이유가 뭐요.. 빨리 가져와요.... 예 알았습니다. 곧 가져 갈께요.. 기다리세요.. 그리고 .. 전화를 끊자마자.. 다른집에서 같은 전화가 연달아 오더군요.. 밀린 옷도 너무나 많고 손질도 많이 필요한데 계속 전화는 오고 세탁소에는 직접 옷 가져오는 분들이나 전화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 세탁소 문을 열어놓고 뛰어 다녔습니다.
704호 할머니
제가 급히 전화를 받고 많은 세탁옷을 어깨에 걸친 체 바삐 화단의 지름 길을 질러서 107동 사이로 들어 서는 순간 ~( 저는 그날 첨으로 그 지름길로 들어 섯습니다. 정말 맹세컨데 평상시에는 그길로 안 다닙니다.^^)
이 할머니가 갑자기 제 앞길을 가로 막으며 삿대질을 해댑니다.
" 이 싸가지 없는 총각 , 눈이 없어, 왜? 잔디를 발고 다녀 , 그렇게 발고 다니니 ..잔디가 죽어 있지.."
-죄송합니다 - 한참을 무거운 옷을 어깨에 걸치고 할머니의 연설을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 제가 지금 너무 바쁘거든요../ " 이런 이런 버릇없는 놈 , 봤나, 어디 어른이 이야기 하는데 말대꾸야..?
( 할수 없이 희생으로.. 무거운 세탁물을 어깨에 걸치고 세탁물 주문한 사람들의 화난 모습을 상상하며)
거의 30분 정도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상처난 가슴
당시 할머니 한테 꾸지람을 들을 때는 아무런 아픔을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빨리 이 세탁물을 드려야하고 지금 세탁소에는 누군가 와서 기다릴 수도 있고.. 밀린 다림질도 많은 데.. 라는 생각으로 미처 아픔을 생각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잔소리가 끝났다고 판단한 저는 아무 소리없이 전화로 주문한 집을 향해 달렸습니다.그런데 그집 문앞에 도착하자 마자 주인이 문열고 나오면서 얼굴을 붉그락 푸르락 소리를 냅데 질러댑니다. 언제 전화 했는데 지금 오는거야..임마 .. 할수없이 옷이 없어서 이 짦은 바지 입고 나간다.. 그냥 돌아가../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깟 잔디가 뭐길래,,, 내가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나 ! 하는 서러운 생각이 마구 밀려오더군요. 전에 정말 제가 맘대로 잔디를 발고 다녔다면 억울한 생각이라도 안 들지요..
단 한번도 예의를 버릴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니 일부러 조그마한 규칙도 어길려고 한적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수도원이라고 2년을 살았습니다. 평생을 천주교신자라고 그것도 유아영세 받았다고 열심히 성당 다니면서 천주교 신자로써 잘 살아 볼려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성당 열심히 다니시는 할머니한테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니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 하더군요..
복수심
복수심이 가슴속에 응어리 졌습니다.
처음에는 밤에 잠 안자고 그 잔디를 확~! 다 뽑아 버리고 싶어 졌습니다.그런데 저는 밤 늦게 까지(밤11시)
까지 피곤하여 쓰러질때까지 옷을 다렸습니다.그러니 복수심는 생각으로 만 그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간혹 공원에서 실수로 잔디밭에 들어가게 되면 영락없이 단속이라고 쓰인 경비들이 호각을 삑삑 불어대며 " 여봐여.. 거기 잔디 발지 말라는 팻말 안 보여여.. 거.. 알만한 사람들이 잔디를 발고 그래요../
또다시 복수심이 가슴속을 울컥하며 올라옵니다. 만일 그 할머니가 부자가 아닌 가난한 사람이었다면 그깟 잔디 때문에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고 그 무거운 세탁물을 들고 땀을 뻘벌 흘리며 일하는 사람을 이렇게 상처 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멕시코
멕시코는 어디에든 잔디가 있고 잔디가 있는 곳은 아무나 들어가서 앉아서 밥도 먹고 드러누어 잠도 잡니다.
처음에 이곳에 와서는 잔디에 들어 간다는 것이 움찔 거려 집니다. 혹시 누가 왜? 잔디 밭에 들어 갔냐고 할까봐 한참을 망설여 졌었습니다.
한번은 장인 어르신께서 이곳 멕시코에 오셨을때 날씨가 뜨거우니 잔디밭에 들어가서 시원하게 집에서 싸온 김밥을 먹자고 하니 장인 어르신께서 제손을 잡으며 그냥 시멘트 바닥에 앉아서 먹자고 하십니다.
저는 이곳 멕시코 잔디 밭에 들어 가기만 하면 한국의 잔디가 생각납니다.
그깟 아무것도 아닌 잔디로 인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처는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모양입니다.
사람의 마음보다 잔디가 더 중요해야하는 가진 사람들의 심리 상태, 이곳 게시판에서도 마찬가지일들이
최근 몇일 사이 여지없이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비수를 꼿고 자신의 화단을 가꾸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발 자신들만의 아름다움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일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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