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서지에 와서도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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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1 지요하 [jiyoha] 200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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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에 와서도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사람들
우리 본당(대전교구 태안교회)의 관할 지역 안에는 이름 있는 해수욕장들이 많습니다. 2001년 안면도 본당 설립과 함께 안면도 지역은 분리가 되었으나, 여전히 우리 태안본당 관할 지역에는 유명 해수욕장들이 즐비하지요. 만리포, 천리포, 연포, 몽산포, 학암포, 구레포, 후지나무골 등등….
요즘 우리 지역의 거의 모든 도로들은 교통이 불편한 편입니다. 오늘 오전에 우리 어머니는 저자에 가셔서 김칫거리(열무와 무)를 사셨는데, 그것들을 내 차로 실어올 때 어머니에게서 들은 얘깁니다. 어머니는 김칫거리를 꼭 우리 교우이신 '진산댁' 아주머니에게서 사시지요. 진산댁 자매님이 어제 저녁에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 친정엘 갔다가 오늘 아침에 나왔는데, 7시에 출발을 해 가지고 9시가 넘어 태안읍에 도착했답니다. 4차선 도로이고 보통 때는 10분 거리인데 두 시간도 더 걸렸다는 얘기지요. 그 얘기를 하면서 진산댁은 "미치고 환장할 뻔했다"는 말을 여러 번이나 하더랍니다.
이렇게 요즘 우리 지역의 해수욕장들을 찾는 외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또 주일에 우리 성당을 찾는 타 본당 신자들도 많아졌습니다. 주일 아침미사 교중미사 저녁미사에 처음 보는 분들, 피서객들임이 피부로 느껴지는 분들이 무척 많이 참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부님은 미사 때마다 '영성체 후 기도' 다음의 공지사항 발표 시간에는 "타 본당에서 오신 분들은 좀 일어나 보실까요."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가까이에서 일어서는 신자들께는 어느 본당에서 오셨는지도 묻습니다.
그리고 매번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 본당에도 냉담자들이 꽤 많은데, 냉담자들의 자리를 여러분들이 채워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올해는 우리 본당이 새 성전을 짓느라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은데, 내년쯤에는 새 성전 안에서 편안하게 미사를 지낼 수 있을 겁니다. 내년에도 꼭 우리 지역으로 오셔서 피서를 즐기시고, 우리 성당에서 함께 주일 미사를 지내시고, 헌금도 좀 많이 해주십시오. (신자들 웃음) 피서지에 와서도 주일을 잊지 않으시고, 주님의 날을 거룩하게 지내시기 위하여 모르는 길을 묻고 물어서 우리 성당을 찾아오신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이렇게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기 위하여 우리 성당을 찾아오신 여러 타 본당의 형제 자매님들께 우리 모두 힘찬 박수로 환영합시다."
신부님 말씀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든 신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합니다. 나도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신부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힘차게 박수 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나는 미사 후 마당으로 나와서도 낯모르는 타 본당 교우들께 인사를 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내년에 또 오십시오."
나는 그 형제 자매님들께 그런 인사를 하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그 분들이 내년 여름에도 우리 성당을 찾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여름에도, 피서지에 와서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려고 우리 성당을 찾는 타 본당 신자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질 터이므로, 올해 오신 분들이 내년에 다시 오시는 거나 매일반일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믿습니다.
정말이지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기 위하여 피서지에 와서도 주일에 현지 성당을 찾아서 미사 참례하시는 분들이 나는 존경스럽습니다. 존경의 눈으로 그분들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존경심에는 당연히 감사와 사랑이 포함될 것입니다.
여름철에 피서를 위해 태안 지역에 오셨다가 주일을 잊지 않고 우리 성당을 찾아와서 기본적인 참 신자의 모습을 보여주신 여러 타 본당의 형제 자매님들께 이 게시판을 빌어 축복을 드립니다. 아울러 여러분께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시는 형제 자매님들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040813/금)
대전교구 태안본당 신자 지요하 막시모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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