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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48 김명순 [luciaone] 2004-08-14

 

 

택시 안에서

               

'난 딱히 종교가 없지만요,

일생을 혼자 살며 이웃을 돕는 이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어느날 이렇게 말하는 택시기사에게 나는 말했다

 

'이렇게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그 모습도

정말 대단하신 거예요'

운전대 앞에 염주나 묵주도 아닌

붉은 장식품이 걸려 있어 물었더니

'술 담배도 못하는 내 유일한 취미는 낚시인데요,

일하다 지치면 미리 기뻐하며 웃어보려고

이렇게 '찌'를 달아둔거죠'

 

'그래요 재미있는 충전법이군요

수도자의 기도생활에도

늘 기쁨의 되새김이 필요하거든요'

 

물고기를 잡고도 다시 놓아준다는 그는

목적지에 도착해 굳이 차비를 덜 받으려고 하여

나는 시집 한 권을 선물했다

 

가끔 삶이 메마르고 힘들 적엔

곱게 포장된 '찌'를 바라보며

씨익 웃는 순박한 그 얼굴이 생각나

함께 웃어보는 삶의 기쁨이여

 

이해인 수녀님의 <기쁨이 열리는 창>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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