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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퀵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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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25 양대동 [ynin] 200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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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퀵 서비스
▲ 커피 퀵 서비스 (마른풀과 펜드로잉, 2003)
커피가 달려갑니다.
힘 빠진 풍선처럼 가라앉은 당신에게로
누군가와 눈싸움을 하고 마음이 삐쭉삐죽해진 당신에게로
재능과 성의, 모든 걸 쏟았지만 허무해진 당신에게로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워진 당신에게로
따뜻한 커피가 달려갑니다.
엉킨 실뭉치처럼 풀리지 않는 일로 녹다운 된 당신에게로
비겁한 동료 때문에 분한 당신에게로
이제는 잊었다 덮어 놓았던 문제가, 서툰 바느질처럼 터져버려서 아이처럼 황망해진 당신에게로
따뜻한 커피가 달려갑니다.
우리가 힘든 건 차라리 겨울철 추운 기운 보다 서늘하게 다가오는 가을의 스산함.
나도 잠깐 울고 당신도 잠깐 울고
우리가 고작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서로를 위로하는 일,
문제를 해결할 순 없지만 당신 손과 목과 마음을 잠깐 데워주러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커피 한 잔 달려갑니다.
백은하 / 글·그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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