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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죄부(대사) / 이제민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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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56 노병규 [vegabond]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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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免罪符)로 번역되어 우리에게 부정적인 의미로만 잘 알려진 이 개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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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용어로 말하자면 '대사’(大赦`= indulgenti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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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는 고해성사로 죄의 용서를 받는다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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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죄에 따른 잠벌(暫罰 = poena temporalis)은 남아 있다고 본 데서 나온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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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벌을 면해 주는 은사를 일컫는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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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면해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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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는 대략 9세기에 사용되기 시작하여, 14세기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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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뉘우치는 마음으로 로마의 베드로와 바오로의 무덤을 참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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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全)대사를 받는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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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성년(聖年)에 전대사를 부여하는 전통이 생겨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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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성년 외에 어느 특정한 계기로 기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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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컨대 11월 위령성월에 정성된 마음으로 묘지를 방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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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면 - 대사를 받는다고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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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4, 15세기경 기부금을 통해서 얻는 대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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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영혼의 구원을 보장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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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의 수단이 되기도 하는 등, 대사가 구원인 양 오해되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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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남용하는 부작용이 많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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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대사를 정면 부정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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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사의 근본 정신은 지금도 교회 안에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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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여러 교회에서 대사를 면죄부로 비판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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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을 빌미로 십일조, 건축헌금 등을 신도들에게 강요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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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건물을 키우고 그 덕으로 자기의 배를 불리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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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남용한 중세보다 더 타락한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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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잘못은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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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인용하면서까지 그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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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이름과 교회를 욕되게 하는 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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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타락하지 않는다. 인간이 타락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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