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회 사제 서품식 후 첫 미사에 참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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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62 박영호 [park05] 200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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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예수님
우리 성당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큰 행사를 가졌습니다. 6월28일(수) 오후 2시,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이한택 주교님의 주례”로 “예수회 사제 서품식”이 거행 됐고 대축일에 우리 성당에서 오후 2시에 새 사제(4명)공동 첫 미사와 강복이 있었거든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예수회 새 사제 네 분은 황정연(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이진태(안토니오), 석요섭(요셉), 김태진(프란치스코) 신부님 들입니다.
이 분들은 예수회 소속으로서 철학과 신학의 석사과정을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 공부하신 분들입니다.
해마다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사제 서품식이 거행되고 나면 다음 날에는 우리 성당에서 꼭 첫 미사를 봉헌 하였는데, 첫 미사의 지향은 “예수회 성소후원회 회원”을 위한 첫 미사를 봉헌해야하고 서울 지역의 연고자들이 찾아오기에 크고 괜찮은(1,200석) 성당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늘 예수회 새 사제의 첫 미사에 참례하였고 전 신자들이 같이 공감하며 느꼈던 부분과 감격한 부분, 그리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돋보인 네 분의 말씀을 듣고서 기왕이면 이 글을 “굿자만사” 형제자매님들과도 같이 나눠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미사는 오후 2시에 거행 됐으며 사제단은 새 사제를 포함하여 15 분입니다.
예수회 서울 관구장 신부님을 포함하여 동방교회 예수회 신부님과 미국, 호주, 아일랜드 신부님, 그리고 이곳의 신부님들입니다. 새 사제 신부님들이 공부하였던 나라의 지도신부님들입니다.
거룩한 성체성사의 집전은 새 사제 신부님들이 해주셨고, 마이크를 통하여 미사경본을 낭독하시는 신부님의 목소리는 초등생이 국어교과서를 읽어나가듯이 듣기에 어색했지만, 순박하고 때 묻지 않은 젊음이 배어있고 상큼하고 순수한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오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 첫 미사를 예수회 회원 여러분과 같이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음에 무한한 영광을 드리며 이러한 은총을 주신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그 미사에 참례하게 된 저도 주님의 은총을 받았지요.
새 사제 한 분이 복음말씀과 강론을 해 주셨습니다. 그 신부님은 복음말씀에 대한 강론을 하시다가 지나온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관구장 신부님을 바라보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태진아 네 절대로 집안 얘기는 하지 말거래이” 하면서 신신당부를 하셨답니다.
그렇지만 집안 얘기를 해야겠다고 하시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신부가 되기까지의 어려움을 말 하려는 것이지요. 신부님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합니다. 그림이 모든 것에 우선이었고 무엇이든 그림을 통하여 자신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장남인데다 부모님의 희망과 요구는 맞지 않아서 자주 충돌하였다고 합니다.
아버지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엄청 요구하였고, 그럴 때마다 부자간의 충돌과 갈등은 극에 달했으며 심지어는 “당신은 내 아버지가 아니야”라고까지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이유가 있었죠.
극심한 가난이 문제가 되어서 아버지는 자식의 그림공부를 시킬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갈등과 방황 속에서 헤매다 자신의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가게 된 곳이 명동성당이었고 그 당시의 신부님은 도시빈민사목을 담당하시는 신부님이었다고 하십니다.
“신부님 제가 이러 저러한 일로 아버님과 마찰 후 제 자신을 도저히 추스릴 수가 없고 고민과 갈등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제 진로 문제인데요. 저는 그림을 그리고 싶고, 또 모든 것을 그림에 걸고 싶어요. 그림으로 말하고 그림을 통하여 살고 싶습니다.”
“그래요? 그거 잘 됐네요.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신부가 되면 모두 해결돼요.” 하면서 자세히 일러주시더랍니다. 그래서 교리를 배우고 영세 받고 신부님을 따라서 도시빈민사목활동을 하면서 많은 곳을 따라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했답니다.
신학교 과정과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많은 유혹도 따랐지만 오로지 주님께 의지하고 자신을 내 맡기며 살아왔노라고 하면서, 여기까지 강론을 해오면서 감정이 북받쳐서 목이 잠기고, 콧물 눈물을 쏟아가면서 손수건으로 닦고, 그러다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다시 시작합니다.
그 강론을 듣고 있는 모든 신자들이 숙연해 집니다. 저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냈습니다. 옛날에 동생이 서품 받을 때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 때도 눈물을 찍어내며 누가 볼세라 안 그런 척 애써 태연 하려고 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주위를 살펴보니 눈물 찍어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론을 계속하시던 새 신부님이 결국엔 말을 잇지 못하십니다. 신자들이 적당히 기다려주다가 박수를 치기 시작합니다. 용기를 주기 위해서죠. 여기저기에서 치기 시작한 박수가 떠나갈 듯이 성당을 울립니다. 하느님께서도 같이 박수를 쳐주셨을 거예요.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강론을 시작합니다. 서품 받기 전 캄보디아로 파견 가신 얘기를 하십니다. 파견 나가기 전 그 곳에서 입을 옷가지를 준비하기위해 시장엘 갔습니다. 워낙 말씀이 없으신 아버지께서 한 말씀 하십니다. “그 곳이 무척 덥다는데 여름옷 준비를 잘 해야겠지?”
추운 겨울에 시장에서 여름옷을 찾으니 있을 리가 없죠. 찾아 헤매다가 결국엔 사지 못하고, 아버지께서 걱정을 하십니다. 그래서 위안을 드릴 겸 해서 “아버지 그 곳이 더운 지방이니까 대신 땀을 잘 흡수할 수 있는 내복으로 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내복으로 구입하기로 결정 하였답니다.
캄보디아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생각난 것이, 집에 안부 전화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전화를 했답니다. 일 년에 한번 정도 될까 말까......
마침 아버지께서 받으셨답니다. “아버지 안녕하셨어요?” “그래. 잘 있나?”
한 마디 하시더니 “기다려라 엄마 바꿔줄게.” 하시는 겁니다.
모처럼 아버지께 드릴 말씀을 생각해두고 전화를 드렸는데 그만 말할 기회를 놓쳐버리고서 어머니와 얘길 나누셨다는군요. 아마도 전형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하여튼 그 신부님은 지긋지긋한 가난 때문에 부모님께서 마음고생이 크셨는데 이제 사 그것을 알겠더라. 는 말씀입니다.
봉헌시간에 회원들이 회비를 봉헌하고 미사는 감사송으로 이어집니다. 성찬 전례로 들어가면서 더욱 엄숙해지고 성령 청원을 하시면서 축성을 기원하십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거룩함의 샘이시옵니다.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새 사제 주례신부님은 목소리도 낭랑하게 “성찬 제정과 축성문”을 읽으시며 엄숙하게 선포하십니다. 성체를 높이 드시고는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 라고 하신 후 성작을 들어 올리실 때 사건이 생겼습니다.
저녁을 잡수시고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다시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하시더니 목이 잠기고 말이 안 나오면서 감격하시더니 우시는 거예요. 모두가 놀랬습니다. 얼른 잔을 내리시고는 마음을 추스르더군요.
선배 신부님들과 동료 새 신부님들 모두가 놀랬고, 교우들도 놀랬지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안정이 되었나 봅니다. 다시 잔을 들어 올리시며 말씀 하실 때 미사를 같이 집전 하시는 새 사제 신부님들이 잔뜩 긴장을 하고서 주의 깊게 대처를 하십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렇게 해서 무사히(?) 마치셨습니다. 그러시더니 “전구”에서 또 그러시는 겁니다.
그래도 이 부분은 괜찮았습니다. “전구”부분은 보통 주례사제가 세 부분으로 나눠서 기도를 하시니까요. “마침 영광송”은 전 신자들이 힘차게 같이 했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아 멘.
미사가 끝나기 전 외국에서 오신 예수회 손님 신부님들의 인사말씀이 있었고 새 사제들의 장엄축복을 받고 미사는 끝이 났습니다. 이제는 새 신부님들로부터 안수를 받을 차례입니다. 성당 안은 많은 신자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행사는 끝이 났습니다.
저는 새 신부님들을 위하여 기도해 봅니다. “주님 새 사제들이 마귀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주님을 닮은 착한 목자로서, 또 영원한 사제로서 어린 양들을 잘 보살필 수 있도록 해주시고 영육 간에 건강 베풀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 멘.
성당을 나와 맑게 갠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게릴라성 호우가 지나간 뒤라서 하늘은 맑았고 성당 마당의 아기예수님을 안고 계시는 성모님께서는 미소를 머금고 계십니다. 축복 받은 좋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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