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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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58 홍선애 [glotilda8765] 200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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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서 ***
시인들의 산책
침묵
글/ 법정
인간의 혼을 울릴 수 있는 말이라면 무거운 침묵이 배경이 되어야 한다. 침묵은 모든 삼라만상의 기본적인 존재 양식이다. 나무든 짐승이든 사람이든 그 배경엔 늘 침묵이 있다. 침묵을 바탕으로 해서 거기서 움이 트고 잎이 피고 꽃과 열매가 맺는다. 우리는 안에 있는 것을 늘 밖에서 찾으려고 한다. 침묵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특정한 시간이나 공간에 고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늘 내 안에 들어 있다. 따라서 밖으로 쳐다보려고만 해서는 안된다. 안으로 들여다보는 데서 침묵을 캐낼 수가 있다. 침묵은 자기 정화의 지름길이다. 온갖 소음으로부터 우리 영혼을 지키려면 침묵의 의미를 몸에 익혀야 한다. -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강물에서 / 박재삼 무거운 짐을 부리듯 강물에 마음을 풀다. 오늘, 안타까이 바란 것도 아닌데 가만히 아지랭이가 솟아 아뜩하여지는가. 물오른 풀잎처럼 새삼 느끼는 보람, 꿈 같은 그 세월을 아른아른 어찌 잊으랴, 하도한 햇살이 흘러 눈이 절로 감기는데…… 그날을 돌아보는 마음은 너그럽다. 반짝이는 강물이사 주름살도 아닌 것은, 눈물이 아로새기는 내 눈부신 자욱이여!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이 사랑.
- 황청원
"사랑한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몇번이고 입 안에 고인 그 말을 뱉어내지 못하고
뜨겁게 삼키고 말았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나면
사랑하는 일 가벼워질까 두려워서였습니다.
말하지 않은 후회 금방 불고 간 바람처럼 사라지고
사랑하는 일 더 무거워졌습니다.
한때는 가슴에 찍힌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사랑인 줄 알기도 했었습니다.
사랑으로 생긴 무늬는 꼭꼭 숨겨두어도
드러나게 되는 것임을 뒤늦게 알았었습니다.
한때는 마음에 박힌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사랑인 줄 알기도 했었습니다.
사랑으로 생긴 의미는 불러주지 않아도
쿵쿵 울려나는 것임을 뒤늦게 알았었습니다.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비 오면 함께 젖으며
끝도 없이 깊어지는 것임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바람 불면 함께 흔들리며
한도 없이 깊어지는 것임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강가의 나무들이 흘러가는 강물을 멀리서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보듯
사랑도 때로는 멀리서 말없이 그렇게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입니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이외수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흘러가는 것들을 위하여 - 나호열 용서해다오 흘러가는 강물에 함부로 발 담근 일 흘러가는 마음에 뿌리내리려 한 일 이슬 한 방울 두 손에 받쳐드니 어디론가 스며들어가는 아득한 바퀴 소리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들을 위하여 은밀히 보석상자를 마련한 일 용서해다오 연기처럼 몸 부딪쳐 힘들게 우주 하나를 밀어올리는 무더기로 피어나는 개망초들 꽃이 아니라고 함부로 꺾어 짓밟은 일
고백/이생진
이젠 잊읍시다 당신은 당신을 잊고 나는 나를 잊읍시다 당신은 내게 너무 많아서 탈 당신은 당신을 적게 하고 나는 나를 적게 합시다 당신은 너무 내게로 와서 탈 내가 너무 당신에게로 가서 탈 나는 나를 잊고 당신은 당신을 잊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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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6장===>시편(詩篇)<===제12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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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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