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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6년 6월 13일 (토)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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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이야기
리노할매 제주살이 첫날~(순례길47처 관덕정,황사평성지)

100137 이명남 [agnes536] 스크랩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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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야~ 고추야! 리노할매 제주도 추석맞이.아들보고.

리노보고 황경한이 눈물샘까지 보고 올텡께...

썩지말고 잘 버티고 있거래이~ 후딱 갔다 오꾸마 ~"

 

목요일 오후6시 50분 제주행비행기 표를 끊어놓고 할매는 또

일손이 바쁘다. 남은 4시간안에....

리노네 가져갈 묵은지며 물고추 갈아넣고 만든 열무김치도

봉다리 봉다리 담아야 되고, 오늘 숙제 성경말씀도 써야되고.

속옷이며 양말들 혈압약을 비롯하여 온갖 약들도 챙겨넣어야 되고,

할배가 출근전에 끙차끙차~ 뽑아 쌓아놓고 간 고춧대에 매달린 빨강 고추.

파랑고추도 따서 대소쿠리에 담아 햇살좋은데 늘어놓고 가야되는데..

 

시간은 자꾸가는데.... 몸은 바쁘고 머리속은 뱅글뱅글....

손하고 발이 "와~ 이카노" 비명을 질러 대지만서도 "참아라 참아~"

에도 불구하고 4시 출발과 함께 못다한 고추나무들 비안맞게 처마밑으로

데려다 놓고 일주일 동안 잘 버텨내고 있으라며 길 떠났다.

 

평화로운 서울하늘의 풍경과는 딴판으로 제주는 비바람 마구잡이로

휘몰아쳐대는 태풍 속에 비행기는 착륙한다고 방송한지가 한시간이 되도록

하늘위만 뱅글뱅글 돌고 있어 서울로 다시 돌아가야 되나? 싶을 정도의

공포와 긴장의 연속이다.

천신만고로 겨우 활주로에 내려앉아 계단을 내려오며

"정말 고생많았다"는 인사를 승무원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하고 트랩을 내려왔다.

 

다음날 오전 나절 제주교구 성지 제1처 동문시장 앞 관덕정 순교터를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왔다갔다 살펴보아도 도무지 성지란 안내팻말은 찾아볼수 가 없어

매표소 여직원한테 물어보았더니...

"여기 서있는 제주목관아는 지금으로 치면 도청소재지 건물로서 나랏일을 보던 관공서이고

천주교와 관련있는 장소는 건물밖 넓다란 빈터로서 그 장소에서 300여명의 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되었던 순교의 터로 남아있어 지금은 제주 중앙성당(주교좌성당)에서 관할하고 있다"고 한다.

 

조불수호통상조약을 계기로 조선에서는 공식적인 박해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부패한 관리와 완고한 유생들과 천주교인들과의 충돌들이 결국에는 또 다른

박해라는 양상으로 바뀌어 발생한 제주 신축교안 은 중앙정부의 새로운 조세정책에

불만을 가진 백성들의 민란으로 출발했으나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란군은

모든 것을 천주교인에 덮어씌웠다 한다.

이로 인해 당시 군사들의 훈련장 연무장에 세워져 있던 관덕정 정자앞 넓은 공터는

제주신축교안때 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되었던 장소가 되고 말았던가 보다..

 

회색의 돌바닥위에 그날의 공포와 낭자한 선혈의 두려움이 되살아나

오한까지 들게 하는 시간속에 머무르다 주모경의 기도와 함께 돌아나온다.

그저도 빗방울은 오락가락 하며 "잊지마라~ 기억하라~"

 

 

 

온통 지뿌린 하늘을 이고있는 황사평성지를 향하여 달려가며 또 어떠한 기구한

운명을 지닌 성지인지 궁금해 하며 도착한 성지는 .... 이곳 또한 광활한 평야의

조용하고,,,, 외로운 묘지들로 누워있다.

 

1901년 관덕정에서의 신축교안때 희생된 무명의 순교자들이 묻혀있는 거룩한

땅으로 처음엔 죽은 시신들이 근처 별도봉과 화북천 사이 기슭에 던져지듯

가매장되어 있다 사태가 진정된후 교회는 이곳 황사평으로 새로이 단장하여

무명 순교자 합장묘로 조성하였다 한다.

 

근처성당의 레지오단원들이 때마다 들러선 키만큼 자라있는 갈대며

풀들을 베고 기도하며 봉사들을 한다고 리노 외할매가 말해주어 알게되었다.

 

제주 선교 100주년을 맞아 이곳을 또한 공원묘지로 새롭게 단장하여

사제들과 천주교인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봉안당과 묘지들로 꾸며져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그리며 나란히 잠들어 있다.

 

무명의 순교자들과 함께 평화로운 안식속에 잠들어 있는 황사평성지엔

제주교구 초대 교구장이셨던 프랑스 신부님외 몇분의 외국 신부님들도

잠들어 계시더라....

 

 

들어가는 입구서 부터 시작되는 십자가의 길을 오락가락 내려대는

가을비와 함께 산이와 죽은 이들을 생각하며 고통과 수난과 위로의

길을 긍정의 고백으로 할배와 함께 하였다..

 

어둑한 저녁나절인데 수녀님 한분이 저멀리 무명의 순교자들의

안식처로 가시는듯 여유롭게 걸어가신다.

이상타 여겼는데 내려오다 보니 아래동네에 수녀님들이 모여

봉사하고 기도하는 곳의 간판이 보여서 아하~! 그랬구나...

 

소성당이란 곳을 찾아 돌아다녀도 못찾겠더니...

들어가는 바로 초입에 콘테이너로 지은 작고 허름한 건물.

작은 성당에서..

우리 예수님 "왔나?" 며 우리를 맞아 주신다.

 

미사도 끝난 시간이라 앞문은 열쇄가 채워져 있었는데

마침 또 수녀님 둘이 저쪽 뒷문을 열고 들어가시길레 퍼뜩 쫓아가서

예수님한테 인사라도 드리고 가면 안되느냐?고 하곤 무조건 들어가

짧은 조배를 하고 나오는 리노할매의 젊어서는 절대로 없던 배짱앞에

속으로 만족해하며 박수를 보낸다.

 

 

아라동에 있는 리노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가장 친근한 친구...

제스코마트에 들러 과일이며 야채며 아이들 반찬거리며들을 챙겨넣는다.

시에미가 일년넘어 찾아왔는데도 싱싱한 과일들이며

야채들은 하나도 안보이고... 꼬질한 가지몇개 호박 몇개 냉장고 들앉아 할매한테

"할매요... 왔능교? 우리 쫌 맛있는 요리로 변화시켜 주소 잉~"

 

"행님~ 야들은 시들어서 못묵는다요. 기냥 햇볕에 쪼개가지고

말려서 나중에 볶아 묵어야 되겠소." 하며 사돈형님 외할매에게

인계하고 내일 아침 싱싱하게 살아있는 식탁을 준비하며 또 또... 서두른다.

에고~ 리노할매 팔자야~!

 

"야~ 며늘아... 우째 시에미가 왔는데 냉장고가 이기 뭐꼬?"

너거 이래가 묵고 사노? 돈까스. 무슨고기.. 무슨고기..는 잔뜩한데

너거 아부지하고 묵을거는 한개도 없어 내가 가서 우리 묵을 양식들

사왔다 아이가. "

배시시 웃는 우리며느리...

"어머니~ 그래도 어머니 오신다고 냉장고며 집안 청소는 깨끗이

다 해놨는데요."

"맙소사~ 니가 또 시에미 부려묵을 라꼬 그랬지 뭐~"

 

밤 늦은 시간에도 중학교 2학년 리노놈이 계속 부엌을 들랑거리며

낮에먹다 남은 치킨쪼가리며 라면이며 줏어 먹는다.

"야~ 이놈아 아침에 묵어라. 밤에는 그래 묵으면 살만 찐다 아이가..

아침에는 안묵고 큰일 났네.... 이 아~아 들...."

 

이제는 다 커버린 손자들과 할매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려나 보다고

움찔하며 "참자...참자... 할매네 집으로 돌아갈때까지 달콤한 소리만

들려주자"

어릴때부터 함께 살아온 외할매와의 전쟁도 굉장할텐데... 어느날 간만에

찾아온 친할매까지 더 보태버리면 아이들의 기억속에 할매들은

길다란 빗자루 타고 나르는 마귀할멈? 의 캐릭터로 자리매김 할지도 몰러~~!!

 

아들놈 어릴적 모양새가 그대로 판박이인 리노놈을 바라다보며

할배는 엄청 행복스러운 표정으로 몇번이고 반복하며 흡족하다.

"이놈.. 리노놈 표정하나 하나까지 모두 반석이 어릴때 모습하고

어째이리 똑 같아?" 하며 할매의 100% 지지 동의를 구한다.

"맞어 맞어... 참말로 똑같네.. 피는 못속인다 카더만..."

 

"미카엘라~ 우리 내일 새벽미사하고 성당다녀와서 바로 성지순례길

떠나니까 기다리지 말고 아이들 하고 밥 챙기무라~"

"어머니~ 아침 식사는요?"

"괘안타 내가 있을때는 우리 식으로 채려놓을 테니까 니네들도

그리 무~라. 병나고 후회말고 건강한 음식들 아이들 한데 멕이야 된다"

 

"네~에 "

 

예전부터 반찬을 잘 할줄몰라서 그렇지 그래도 리노에미는

마음씨가 여리고 착한 자그만한 체구의 예쁜 며느리인것은 할배도

할매도 인정~!!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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