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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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900 김중애 [ji5321] 스크랩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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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신비
예수님,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좋은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실패를 겸손히 받아들일 때
마음에 감싸이지 않는 사건이나
허전한 기분
슬픔과 절망에 직면할 때
저는 문득
제 생각에 의해서가 아니라
당신으로 말미암아 산다고 하는
존재의 신비를 깨닫습니다.
이런 때는 홀로
당신 앞에 섭니다.
아무 말 없이 이 체험만큼
깊고 또 개인적인 것은 달리
없을 듯합니다.
주님,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처럼 쉽사리 잃고
또 이처럼 빨리 지나가버리는
그러면서도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은
크나큰 약속을
잉태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신비의 늪을 뛰어넘어
피안으로 가지 못하도록
우리를 얽매이는 가느다란
실오라기가 끊기기는
또 얼마나 쉽고
예측하기 어려운 겁니까?
하지만 저는 이 인생의 외곽에서
영원히 닻을 내린 것마냥
태연스레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얄팍한 마음의 거울을
살짝 젖히면 존재의 신비 늪 속에
참고 견디며 생명을 보존해가는
스스로의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눈에 보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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