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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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00 이문섭 [bobalgun] 스크랩 202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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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산
설이 되면 우리 집은
음식 냄새로 가득할 때가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선 설이 되면
전을 부치셨으며
잡채를 만드시고
시집간 동생들이 온다고 하여
갈비 찜을 만드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어머님께서 만드시는 음식의
간을 보기도 하고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배부름이 가라앉을 새가 없었습니다
어머님께선 이곳 저곳 아프셔서
몸이 좋지 않으셨지만
가족들을 위하여
오랬동안 음식을 만드셨습니다
저는 어머님께서 살아 계신 동안
많은 것을 누려 왔지만
어머님께 그리 많은 고마움을
표현하며 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늘 그런 분 이라고
생각했던 것같습니다
어머님께서 돌아가시고
세월이 흐를 수록
당신의 빈자리가 크게만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님께서는
자식의 가슴속에서
숨 쉬고 계셨습니다
그분이 남겨주신 하느님께서
자식의 삶을 지켜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번 설에도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 봅니다
이렇게 서로 의지하고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동생들의 수다도 들었습니다
조카들에게 많지는 않지만
용돈도 주었습니다
산다는 것이 화려하진 않아도
정성을 드려서 산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에겐 많은 것이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고
열심히 일하며 살 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가족이 특출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우애가 있으니 소중합니다
어머님 아버님께서 우리 자녀에게
물려주신 소중한 유산 입니다
이문섭 라우렌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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